안전한 유튜브 시청을 위한 길잡이

2022. 1. 17. 11:33웹진<미디어리터러시>

 

안전한 유튜브 시청을 위한 길잡이

언론인권센터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안) 제정

유튜브는 영유아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미디어일 것이다.

그동안 일부 유튜브 콘텐츠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와 관련해 언론인권센터가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 준비 과정과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강수지 (언론인권센터 활동가)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에는 이용자들이 유튜브 이용 시 지켜야 하는 기준을

‘댓글’, ‘정보 이용’, ‘혐오 표현’, ‘불법성’, ‘정서 인식’ 총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그리고 ‘영유아’, ‘아동·청소년’, ‘청년’, ‘중·장년과 노년’ 등 이용자의 생애 주기에 따른 개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미디어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레거시 미디어에서 뉴미디어, 메타버스와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고, 텍스트, 영상, 이미지 등 그 형식도 다양하게 세분화됐다. 대표적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는 우리의 일상에 가장 깊숙이 들어온 미디어이다. 유튜브에서 방송 콘텐츠, 미디어 플랫폼 콘텐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미공개 영상, 외전, 에피소드, 메이킹 필름 등 각종 2차 저작물까지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는 뉴스, 예능, 드라마도 등장했다.

 

 

유튜브 시청자를 보호하라

이용자가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늘어난 만큼 문제와 위험 요소도 피할 수 없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2021)의 유해성 위험이 대표적이다. 넷플릭스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폭력성과 선정성을 이유로 연령 제한을 두고 아동·청소년의 시청을 제한했지만 유튜브, 틱톡 등 타 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너무도 쉽게 청소년에게 노출되고 있다. 단순히 영상물의 폭력성과 선정성 문제가 아닌 청소년의 모방 행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이용자 보호 및 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유튜브의 경우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영상을 볼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의 문제점이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유튜브 측에서 제공하는 어린이 전용 ‘키즈 모드’로 설정해두지 않는 이상, 아동·청소년의 유해 콘텐츠 시청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용자와 시민 단체, 관련 기관에서는 지속적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모니터링하며 유튜브 플랫폼 및 콘텐츠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는 이용자의 시청권과 데이터, 알고리즘 등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미디어 제작자, 전문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제작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콘텐츠 창작을 규제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럴수록 이용자인 시민이 직접 하는 모니터링의 의미는 더 커졌다. 유튜브 환경과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고 인권의 관점에서 이용자가 준수할 수 있는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실천하는 일은 이용자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미디어 리터러시다.

 

유튜브 모니터링은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미디어 환경에 친숙하면서도 인권의 관점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니터링단원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도 언론인권센터에서 진행한 청년기자단, 대학생 자원 활동가, 로스쿨 실무 실습 등을 통해 소통해온 청년 총 13명의 도움으로 모니터링단이 구성됐다.

 

모니터링단 첫 회의 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오갔다. 모니터링단원은 대부분 유튜브 알고리즘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시청 기록을 삭제하거나 아예 기록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타인이 본인의 계정으로 시청할 경우 로그아웃 후 시청하는 등 각자 나름의 방식을 사용하며 철저히 알고리즘을 관리하고 있었다. 유튜브를 통해 뉴스나 정보성 콘텐츠를 주로 시청한다면 알고리즘으로 인한 편향성을 우려했을 테지만, 대부분 개인의 엔터테인먼트를 충족시키는 흥미 위주의 영상 시청이었기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오히려 이용자가 플랫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똑똑하게 활용하는 사례라고 판단됐다.

 

 

모니터링단 구성 및 활동

이후 모니터링단원과 서로의 알고리즘을 비교해 보는 콘텐츠를 촬영할 기회가 있었다. 이때 개인의 취향에 따라 극명하게 다르게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었다. 유튜브 플랫폼의 문제점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유튜브의 쇼츠나 섬네일의 선정성, 혐오 표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신고하기’, ‘채널 추천 안함’ 등의 기능 사용에 대한 개인의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본격적인 모니터링은 총 두 번 실시했다. 1차 모니터링에서는 유튜브 채널 전체 구독 100위 중 각 채널의 최신 영상 5개씩 총 225개의 영상1)과 인기급상승 동영상 총 82개2) 등을 대상으로 콘텐츠를 모니터링 했다. 구독 순위가 높은 채널의 경우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많은 신경을 써서 제작·게시하는 것 같다는 의견이 다수였고, 실제로 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미 다수의 구독자로부터 두터운 인지도를 얻은 유튜브 채널은 신뢰도가 하락하거나 구독자와의 대립을 경계하여 자체 모니터링을 진행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2차 모니터링에서는 구독 순위에 관계없이 유튜브 장르별 주간 인기순위 기준 25개 채널에 대해 조회 순위별로 각 2개씩 총 50개 영상3)을 모니터링 했다.

 

모니터링 기준은 1, 2차 모두 △불법 콘텐츠, △유해 콘텐츠, △법적 문제, △인식의 문제 등이었다. △불법 콘텐츠는 법률상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지 않은 상품을 판매하거나 판매를 위한 자격이 필요한 상품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 판매하는 경우로 정의했다. △유해 콘텐츠는 폭력, 사이버 폭력, 선정성, 괴롭힘, 자살 및 자해, 범죄 행위 등으로 정의한 뒤, 심각한 신체적 손상 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하거나 불법적 행동을 독려하는 콘텐츠를 살펴보았다. △법적 문제로는 저작권과 음성권, 초상권 등의 신상 정보와 명예훼손, 기타 법적 문제를 기준으로 보았다. 마지막으로 △인식의 문제는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범주화 하는 사고방식을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정의하여 살펴보았다. 증오심 표현은 특정한 인종, 국적, 종교, 성별 등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 편견과 폭력을 부추기는 위협, 폄하, 선동 발언 등을 보았다. 연령, 계급, 장애, 민족, 성 정체성 및 성 표현, 국적, 인종, 이민 신분, 종교, 성별, 성적 지향, 큰 폭력 사건의 피해자와 그 친인척, 군필 여부 등 개인의 특성을 문제 삼아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폭력 또는 혐오감을 조장하는 발언을 중점으로 모니터링 했다.

 

 

키즈 콘텐츠 문제 심각해

모니터링 결과를 정리하다보니 아동·청소년, 키즈 콘텐츠에 대한 문제점이 두드러졌다. 예를 들면 현행법상 아동에게 판매할 수 없는 젤리 등의 식품을 키즈 채널에 등장하는 아동이 먹고 있는 영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커피에 소주를 섞은 음료를 먹이는 장면 등 일명 ‘먹방’으로 분류되는 식품 섭취 영상에서는 가학성과 폭력성이 두드러졌다. 또한 아동·청소년을 비하하는 ‘초딩’, ‘잼민이’ 등이 키즈 콘텐츠 외 여러 장르의 콘텐츠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홈트레이닝과 룩북 영상의 선정성이 심각했다. 신체의 일부만 확대해 성적으로 촬영한 영상 등 채널 주제와 맞지 않는 선정적인 영상이 다수 발견됐다. 또한 채널 운영자가 선정적인 댓글에만 좋아요를 누르는 등 선정적 댓글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수위 높은 유해 음란 사이트 링크를 고정 댓글로 올려두는 등 노골적인 성적 대상화의 문제도 보였다. 시청 연령 제한이 없는 패션·룩북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속옷만 입은 출연자가 신체 중요 부위를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포즈를 취하는 등 주제와 관련 없이 선정적인 장면들로 구성된 영상이 다수였다. 다른 카테고리의 영상보다 자극적인 섬네일과 성희롱 발언을 하는 댓글이 많았다. 쇼츠 플랫폼에서는 주로 여성의 신체 일부를 확대해서 보여주거나 선정적 의상을 입은 인물이 등장하는 등 여성의 성 상품화, 객체화, 대상화 등의 문제가 발견됐다.

또한 이러한 영상은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선정적 키워드가 아닌 ‘운동’, ‘홈트레이닝’, ‘패션’, ‘룩북’ 등 일반적인 단어 검색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동·청소년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됐다. 성인 기준에서 유해하지 않더라도 아동·청소년이 시청하기에는 유해하고 선정적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영상을 시청하는 이용자들이 유튜브에 신고는 물론 관련 기관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보 이용 콘텐츠의 경우 주식, 부동산, 건강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개인 혹은 유사 전문가들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었다. 특히 건강 분야의 경우 신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용자 스스로 정보의 정확성과 전문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용자 생애 주기별 가이드라인 제시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에는 이용자들이 유튜브 이용 시 지켜야 하는 기준을 ‘댓글’, ‘정보 이용’, ‘혐오 표현’, ‘불법성’, ‘정서 인식’ 총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그리고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 양성평등기본계획 등에 근거하여 ‘영유아’, ‘아동·청소년’, ‘청년’, ‘중·장년과 노년’ 등 이용자의 생애 주기에 따른 개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영유아와 아동·청소년의 경우 양육자와 교육 기관, 정책 기관 등에서 지켜야 할 인권 기준을 포함시켰다. 미디어 플랫폼이 교육용으로 이용되고 있음에도 교육 기관마다 정책이 상이하거나 부재한 경우가 있어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세계 인권 선언, 유엔 아동권리협약, 대한민국 헌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양성평등기본법, 청소년기본법, 노인복지법, 아동복지법 등에 제시된 인권의 개념과 유형을 분석하여 본 가이드라인에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본 가이드라인을 활용한 미디어 리터러시 및 인권 교육을 제안하고, 미디어 플랫폼과 관련 기관에 실질적인 신고 절차를 안내하며 보다 효율적인 가이드라인으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해 유튜브를 모니터링 하는 과정에서 미디어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적극성과 능동성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유해한 콘텐츠나 채널, 댓글에 대한 신고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콘텐츠의 문제점을 댓글 달기 등으로 공론장에 노출시키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미디어 이용자는 새로운 플랫폼에 익숙해져 있지만 법과 제도, 정책은 아직 한 발 뒤에 머물러 있다. 현재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이 강세이지만 몇 년 뒤에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이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럴 때마다 법과 제도, 정책이 따라오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이라면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니터링과 신고, <미디어 인권 가이드라인> 준수 등 모든 노력이 물거품 될 수도 있다. 시민의 노력만큼 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는 관련 당국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미디어인권 모니터링단원이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모니터링 하기에 앞서 서로의 유튜브 사용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당 활동을 촬영한 &amp;amp;lsquo;알고리즘을 알고 있음?&amp;amp;rsquo;의 한 장면. &amp;amp;lt;사진 출처: 필자 제공&amp;am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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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Oq44jKxQVSQ

 

https://youtu.be/7d4FK6k0Mm8

 

 

 

 

 

 


1) 엔터테인먼트 혹은 기업의 홍보용 영상은 공식 영상으로 판단해 해당 순위에서 제외했고, 채널 구독순위는 2021년 9월 5일을 기준으로 했음.

2) 2021년 8월 30일~9월 5일 인기급상승 동영상 350편 중 중복 영상 총 82개.

3) 2021년 9월 27일~10월 3일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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