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리터러시’, 앞으로 모든 교과와 연계해 수업

2022. 1. 21. 09:47특집

‘미디어 리터러시’, 앞으로 모든 교과와 연계해 수업

2022 개정 교육과정과 학교 미디어교육의 가능성

지난 2021년 11월 24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

특히 미디어교육 관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로 편입됨으로써 2024년부터는 초등부터 고등에 이르기까지

각급학교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확보됐기 때문이다.

미디어교육을 중심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을 살펴보았다.

정현선 (경인교대 국어교육과 교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시안)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시민성 함양’이라는 분명한 가치를 내걸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모든 교과의 내용 요소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의 학교 미디어교육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21년 11월 24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시안)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시민성 함양을 위한 민주 시민 교육’의 내용 요소 가운데 하나로서 모든 교과와 연계하도록 하는 방침이 포함됐다. 이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정규 학교 교육과정의 내용에 포함되어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한국 학교 미디어교육의 역사에 큰 의미를 지닌다. 총론 주요 사항(시안)의 발표에 앞서 열린 국어 교과와 사회 교과군의 공청회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를 주요 목표와 내용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명시한 첫 교육과정

[그림1]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시안)에 반영된 ‘미디어 리터러시’

 

*출처: 교육부 2021.11.24.

 

 

현행 ‘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기반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의사소통 역량, 지식정보 역량 등의 핵심 역량을 제시하고, 다양한 교과의 교육과정을 통해 핵심 역량을 기르도록 했다. 초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서에서는 ‘의사소통 역량’에 대해, “다양한 상황에 적합한 언어, 상징, 텍스트, 매체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타인의 말과 글에 나타난 생각과 감정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고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정하는 능력 등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언어 및 비언어적 표현 능력(말하기, 듣기/경청, 쓰기, 읽기, 텍스트 이해 등), 타인 이해 및 존중 능력, 갈등 조정 능력 등이 하위 요소로 포함될 수 있다”(교육부, 2015, p.40)고 정의했다. 이는 미디어 텍스트의 의미 이해 및 미디어를 통한 표현과 소통이 의사소통 역량에 포함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핵심 역량을 교과 교육과정의 미디어 관련 성취 기준과 연관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학습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둔 교육부의 《미디어 문해력(Media Literacy) 향상을 위한 교실 수업 개선 방안 연구》(정현선 외, 2015)가 수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전국의 15개 초중고 학교에서 2년간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 연구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학교 미디어교육의 역사는 사실 이보다 앞서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어 왔다. 1997년 고시된 ‘제7차 교육과정’의 ‘재량 활동’은 교사의 재량에 따라 정규 교과 시간에 미디어교육이 시도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또한 ‘2007 개정 교육과정’에는 범교과 학습 주제로 미디어교육이 포함되어 있었고, 2007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의 내용 체계에는 ‘매체’가 포함되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 영역의 학습에 미디어 텍스트의 이해와 표현 활동이 다루어지게 됐다. 초중등 국어 교과서에 그림책, 만화, 애니메이션, 인터넷 게시판, 광고, 뉴스,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이해와 표현 활동이 제시된 것이 이 시기부터이다.

 

그러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시안)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시민성 함양’이라는 분명한 가치를 내걸고 미디어 리터러시를 모든 교과의 내용 요소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는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흥미나 동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디어나 대중문화를 활용하는 ‘미디어 활용 교육’과는 달리 시민 교육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학교 교육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게 됐다는 점,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용어를 명시적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한국의 학교 미디어교육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학교 교육과정은 교사들이 교과 교육과정에 제시된 학습 목표와 성취 기준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하고 교과서를 재구성하는 노력을 들여야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구조였다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교육과정의 내용 요소가 됨으로 인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위한 교과서 단원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게 되고, 교과 학습 내의 수업 시수가 확보됨으로 인해 모든 학생을 위한 보편적 미디어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미디어 리터러시 포함’은 시대적 요구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 배경으로는 디지털 전환, 기후 환경 변화 및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응하여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고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미래 교육 비전을 정립하고, 수업 및 평가 개선을 포함하는 교육과정 체제 전환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식·정보의 폭발적 증가에 따라 단편적 지식의 습득보다는 학습한 내용을 삶의 맥락에서 적용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시대이기 때문이다.

 

‘OECD교육2030(OECD Education 2030)’에서 강조한 ‘학생 행위 주체성(student agency)’ 및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은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을 특징으로 하는 미래 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 역량과 변화 대응력 등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 구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성장 마인드, 정체성, 목적의식, 자기 주도성, 책임감 등을 강조하고, 목표를 정하고 성찰하고 책임감 있는 행동으로 변화를 만드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과정으로서 역량 함양 교육을 중시하게 됐다. 학생들은 자신과 타인 및 지구촌 구성원 전체의 웰빙을 향해 나아가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그림2] OECD 학습 나침반 2030

 

*출처:  https://www.oecd.org/education/2030-project/

 

‘2022 개정 교육과정’ 공청회는 ‘에듀넷 티-클리어 누리집’을 통해 공청회 자료집을 공유하고 대국민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는 ‘매체 교육 강화’에 대한 요구가 확인됐는데 이는 수많은 학교 현장 교사, 미디어교육 전문가의 노력과 함께 시대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와 전국국어교사모임 매체연구회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미디어 리터러시를 명시적으로 반영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실천해온 많은 현장 교사들 역시 국어과 교육과정 기초 연구 공청회와 총론 주요 사항 발표 공청회 등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의견을 개진했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에서 《이슈리포트: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방안》(정현선·장은주, 교육부·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2021.10.)의 내용이 교육부 내 협업 TF팀 운영 및 주요 과제 정책 토론회에서 보고 및 논의되기도 했다.

[그림3] 《이슈리포트: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강화 방안》

 

*출처:  http://www.miline.or.kr/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은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인간상 등 교육 방향 제시’, ‘디지털·AI 교육 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 구축’, ‘디지털 기초 소양 강화’, ‘공동체 가치 및 역량 강화’, ‘고교학점제 안착’, ‘역량 함양 교과 교육과정 개발’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핵심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학습 내용을 엄선하고, 실생활 맥락과 연계한 교수·학습 및 평가를 통해 학생의 자발적·능동적 참여를 강화하고, 비대면 원격 교육의 확대와 디지털 시대의 교육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미래형 교수·학습 방법과 평가 체제를 구축하며, 온·오프라인 학습, 에듀테크 활용 등 유연한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학습자 개별 맞춤형 지도 및 평가를 강화하고, 교사의 디지털 에듀테크 활용 역량 함양을 위한 기반 조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환경·생태 교육’, ‘민주 시민 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 목표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 중 ‘민주 시민 교육’의 내용 요소 가운데 하나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반영됐다.

 

 

‘미디어 리터러시’, 고등학교 독립 선택 과목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에 제시된 ‘기초 소양’, 즉 여러 교과를 학습하는 데 기반이 되는 언어, 수리, 디지털 소양 가운데 특히 언어 소양 및 디지털 소양과 관련하여 관련 교과의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수 있다. ‘언어 소양’은 “언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호, 양식, 매체 등을 활용한 텍스트를 대상, 목적, 맥락에 맞게 이해하고, 생산·공유,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구성원과 소통하고 참여하는 능력”으로 정의됐다. 또한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지식과 기술에 대한 이해와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으로 제시됐다. 이러한 개념은 미디어 텍스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생산·공유하여 소통 및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강조하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정의와 일치하며, 또한 ‘디지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는 능력 역시 유네스코에서 강조해 온 미디어·정보 리터러시의 정의와 상통한다.

 

 

[그림4]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시안)에서 강조된 ‘기초 소양’

 

*출처: 교육부 2021.11.24.
 

 

 

미디어 리터러시는 이와 같은 기초 소양의 중요한 부분이자 민주 시민 교육의 내용 요소로서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는 공통 과정의 교과 교육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국어과의 경우 총론의 주요 사항을 반영하여 공통 과정의 기존 영역인 듣기·말하기, 읽기, 쓰기, 문법, 문학에 ‘매체’ 영역을 추가로 신설하여,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 1학년에 이르는 체계적인 ‘매체’ 영역의 내용 체계와 성취 기준을 마련하는 교육과정 시안을 개발 중이다.

 

사회과의 경우에도 《역량 함양 사회교과군 교육과정 재구조화 연구 공청회 자료집》(2021.10.8.)에서, 초등학교 도덕 과목에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된 교육적인 내용을 구성하여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사이버 예절 교육 내용 요소의 문제점을 토대로 기존의 성취 기준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성취 기준으로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내용을 반영하는 구체적인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사회과의 ‘일반 사회’ 영역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내용 요소 명시화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초등학교 3~4학년군의 ‘사회 변화와 문화 다양성’ 주제 및 5~6학년군 ‘지속 가능한 지구촌’ 주제에 미디어 리터러시 관련 내용을 포함하는 방침을 마련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에는 미디어교육을 위한 독립 선택 과목도 신설된다. 고등학교 보통 교과의 선택 과목은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 영역으로 재구조화됐다. ‘일반 선택’은 교과별 학문 영역 내의 주요 학습 내용 이해 및 탐구를 위한 과목, ‘진로 선택’은 교과별 심화 학습 및 진로 관련 과목, ‘융합 선택’은 교과 내·교과 간 주제 융합 과목이자 실생활 체험 및 응용을 위한 과목의 성격을 갖는다. 이러한 과목 취지를 고려하여 국어과의 진로 선택 영역에는 <문학과 영상> 과목, 융합 선택 영역에는 <매체 의사소통> 과목이 신설됐다. 융합 선택 영역에 신설된 <매체 의사소통>은 미디어 의사소통에 특화된 독립 선택 과목으로, 영국의 A-레벨 과정 선택 과목인 <미디어 연구>, 캐나다의 브리티시 콜롬비아주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인 <뉴미디어>, 호주 퀸즐랜드주의 고등학교 선택 과목인 <텔레비전, 영화, 뉴미디어> 과목과 유사하게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에도 미디어교육을 위한 독립 선택 과목이 신설됐다는 의의가 있다. 그 외에도 영어, 사회, 예술 교과의 ‘융합 선택’ 과목으로 신설된 <미디어 영어>, <여행지리>, <역사로 탐구하는 현대 세계>, <사회문제 탐구>, <윤리문제 탐구>, <음악과 미디어>, <미술과 매체> 등도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학습이 기대되는 과목들이다.

[그림5]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보통 교과 예시

 

*출처: 교육부, 2021.11.24.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3~6학년에 다양하고 특색 있는 지역 연계 교육과정 운영 및 학교 여건과 학생의 필요에 맞춘 선택 과목(활동)을 신설·운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최초로 3~6학년의 4년간 학년별 선택 과목 2개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3~6학년 총 8개 과목 운영 가능). 이러한 학교 선택 과목 개설이 허용된 점도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림6] 초등학교 교육과정 학교 자율 시간 활용(안)

 

*출처: 교육부 2021.11.24.
 

 

지금부터 중요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다양한 측면에서 학교 미디어교육 발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과정의 발전이 실제 학교 현장의 미디어교육 활성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제 시작된 교과 교육과정의 시안 개발 과정에 총론의 주요 사항이 잘 반영되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충실히 구현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교과서 개발 및 학교 현장 수업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취지를 잘 담아낼 수 있도록 교과서 개발 지침 등의 개선도 필요하다. 미디어의 상업적, 정치적 의미 구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다루기 위해 학교 교실 문화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소양과 인공지능 윤리 등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새로운 쟁점을 미디어 리터러시 관점에서 적극 교육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계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학교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부에서는 디지털 환경의 ‘문해력’을 새롭게 정비한다는 차원에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보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심을 갖고 실천해온 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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