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7. 11:0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오랜만에 방정리에 나선 ‘다독이’. 먼지 풀풀 나게 쌓여있던 짐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다보니 어린 시절 읽었던 책들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어린 시절에는 필독서라고 해서 재밌게 읽고 꿈을 키워갔던 것들입니다. 이제는 처치곤란 상태가 되어 방 한 켠에서 뒹굴게 되었으니 기구한 중고책의 운명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서 청소 때마다 먼지만 닦아내시는 분들께 효율적이고 흥미로운 북크로싱 사례를 몇 가지 소개 하려고 합니다.
<출처: flickr/icoro>
북크로싱(book-crossing)이란?
Book + Crossing의 합성어로 책을 읽은 후, 책과 함께 메시지를 적어 공공장소에 놔두면 다음에 습득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음 사람에게 책을 넘기는 것을 말합니다 책 돌려 읽기 운동이라고도 합니다.
북크로싱은 미국의 론 혼베이커(Ron Hornbaker)가 2001년 읽기(Read)•쓰기(Register)•양도(Release), 3R을 주창하며 만든 사이트(www.bookcrossing.com)로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 한 번 보고 꽂혀있기만 한 책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양도해 돌려 읽으며 자신의 서평을 쓰는 과정 등을 통해 독서를 활성화 시키자는 취지입니다. 책을 읽은 후 책 속에 북 크로싱 메시지를 삽입하여 공공장소나 눈에 잘 띄는 곳에 책을 두어 다른 사람에게 이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책을 놓아주기 전, 인터넷에 책 이름과 고유번호를 입력하고 라벨을 다운받아 책 안쪽에 붙이고 발견자는 다시 코드번호를 인터넷상에 입력하고 또 다른 전달자(crosser)가 돼 책의 여행을 추적해 갑니다.
<출처: www.bookcrossing.com>
대한민국에도 '프리유어북'(www.freeyourbook.com)과 '돛단책'(www.sailingbook.com)등의 사이트에서 북크로싱 운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네이버 카페(카페명:책에 날개를 다는 사람들)와 '북모임'(www.bookmoim.co.kr)을 통해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자! 지금부터 북크로싱의 재밌고 특색있는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_북트윗 세계여행 캠페인
세계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몸을 움직여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책이 떠나는 여행입니다. 한권의 책을 선물하면, 받은 사람은 자신이 읽은 도서중 한권을 보내주는 릴레이 형식으로 북크로싱이 진행되었습니다. 구글맵(Google map)을 메쉬업해서 어디서, 어디로, 어떤 책이, 누구를 통해 이동했는지를 보여주어 흥미롭고 신뢰감 주는 책읽기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참여는 안해도 이미 읽은 책을 기부할 수 있도록 NGO와 연계했습니다.
1. 자신이 감명 깊게 읽은 책 중에서 다른 트위터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정하고
'북트윗 세계여행' 게시판에 '책을 나눌 사람을 찾는다' 라는 글을 올립니다.
2. 여러 트위터 친구들이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게시판에 신청 댓글을 남깁니다.
3. 운영자는 신청자 중 한 명을 선정하여 책을 보냅니다.
4. 신청자는 보내준 책을 읽고 나면 자신도 위와 같이 자신이 읽은 책 한권을 선정해서 보냅니다.
이렇게 계속 연결되는 것이 '북트윗 세계여행'입니다.
#2_하자마을 책방
하자마을이란?
1999년 12월 18일에 개관한 하자센터는 연세대학교가 서울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공식 명칭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입니다. "스스로의 삶을 업그레이드 하자"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해야 하는 일도 하자" "자율과 공생의 원리"를 모토로 하기에 유래된 별칭이 바로 하자센터입니다.
설립 10년을 맞는 지금, 하자센터는 아동과 청소년들에게는 진로 설계 및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청장년들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사회적기업 등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출처: 2010.haja.net)
뉴스레터를 통해 자원봉사자 모집광고를 보고 열 분 정도가 신청을 해주셨고, 그 분들과 함께 하자마을 책방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들이 자원봉사 신청을 해주셨는데 모두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점은 하자에 대한 나름대로의 애정이 있고, 책방에 있는 시간을 좋아하십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작은 도서관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작은 책방은 여느 작은 도서관 형태와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다고 합니다.
공동의 서가 ‘하자돌림책방’이 시작되다~
작은 공간이지만 벽면에 공동의 서가가 탄생되었습니다. 필통(filltong.net) 주민들이 기증한 150여권을 시작으로. 하자의 일곱 가지 약속을 따서 비슷하게 운영규칙도 만들었는데 문을 연지 며칠도 안돼 벌써 슬쩍 책을 꽂아두고 가시는 분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자마을책방의 특별한 약속을 소개합니다.^^
하자돌림책장 Haja Book Exchange의 7가지 약속
1. 가져온 책을 꽂은 뒤 읽고 싶은 책을 가져간다. (본인의 닉네임, 이름 적기)
2. 두께, 가격, 장르에 상관없이 기증한 권 수만큼 가져간다. (물론, 기증만 해도 됨)
3. 읽기에 방해가 될 만큼 훼손된 책은 가져오지 않는다.
4. 언제든 꺼내 읽고, 보기 좋은 서가가 될 수 있도록 내가 정리한다.
5. 책장 앞에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한다.
6. 책과 사람에게 이야기를 남기고 싶을 때 #2468119 번호로 문자를 보낸다.
예) @jinny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갖고 싶었는데 잘 읽을께요.
7. Book.filltong.net 에 마음에 드는 밑줄과 생각을 적어서 책 정보를 공유해도 좋다.
하자마을책방 이용방법
이용 대상 : 하자마을주민 및 서울시민
운영 시간 : 매주 화~금 11시~7시, 토 11시~3시(빨간 날은 쉽니다.)
자료 대출 : 1인 5자료, 1주일 대출
<출처: flickr/Christchurch City Libraries>
#3_책에 날개를 다는 사람들
'우리 나라에도 이런 운동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한국에서 북 크로싱 운동을 시작한 ‘책에 날개를 다는 사람들’ 카페를 소개합니다.
운영방식
우선 인터넷 카페(책에 날개를 다는 사람들)에 회원 가입을 합니다. 회원들은 자신이 소지하고 있는 책을 공공장소에 풀어놓는데, 그냥 책을 두고 오면 많은 사람들이 버리는 것으로 오해할까봐 책표지에 일정 양식(라벨)을 붙입니다.
라벨에는 "이 책은 절대 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읽고 싶은 분은 그냥 가져가시고 카페에 접속하시어 책을 회수했다고 알려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라는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냥 책을 놓고 나오면 잊어버리거나 버리는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책표지에 표시해 줍니다.
책 속에는 속지를 붙여서 책을 가져가는 이를 위한 메모를 남깁니다. 메모지에는 번호가 1 - 10번까지 붙어 있어 첫 번째 소지자에서 두 번째, 세 번째로 넘어갈 경우 책이 어떻게 돌아다녔는지 일종의 역사가 기록되는 것이죠. 메모의 내용은 대체로 "이 책은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등의 감상이거나 "이 책은 몇 년 몇 월에 어디에 사는 누가 갖고 있던 것입니다" 등이 적혀 있습니다.
책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공공장소면 어디든지 두고 오면 된다고 합니다. 지하철 선반이나 벤치, 의자, 카페 테이블, 공중전화 박스 등 책이 젖지 않고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을 주로 이용하고 책을 풀어놓는 사람들은 그 책을 누군가 집어갈 수 있는 적당한 공간에 두고 오는 방식입니다.
북크로싱이 하나의 놀이처럼 인식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책에 관심을 갖고 편한 마음으로 책을 바꿔 볼 수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책을 통해서 사람과 사람의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일이 멋진 일입니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가 남기고 간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도 기쁜 일이고,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책을 선물한다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오늘 당장 집에서 잠들어 있는 책을 깨워 보는건 어떨까요?^^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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