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9. 16:14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중학교 입학을 하루 앞 둔 오늘, 새 운동화를 샀다. 예전 같으면 엄마와 함께 시장으로 나가 운동화를 샀을 텐데, 집에서 컴퓨터 클릭 몇 번으로 시장에 나가지 않고 쉽게 쇼핑을 했다. 심지어는 우리 엄마는 음식도 인터넷이나 TV에서 방송되는 홈쇼핑으로 구매하신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에다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검색만 하면 자신이 필요한 정보가 뜨고, TV만 틀면 요즘 화제 거리가 뉴스나 각 프로그램에서 방송된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TV의 뉴스와 인터넷기사 사이에서 꿋꿋이 맞서 싸우는 한 매체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신문이다. 이렇게 발전된 우리나라에서 손 한 번 까딱하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TV와 인터넷이 있는데 왜 굳이 번거롭고 지루한 신문을 이들과 비교하는가, 의문이 들것이다. 하지만 지금 말대로라면 사라져야 할 신문이 없어지기는커녕, 더 활성화 되고 있다.
지난번 여름 방학 때 방학 숙제로 신문을 활용한 적이 있었다. 방학숙제로 그때의 이슈거리였던 아이티 지진 발생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려고 했다. 처음엔 편리한 인터넷에 자료를 검색하여 그 내용을 스크랩해 보고서를 쓰려고 했다. 그러나 이내 지쳐버리고 말았다.‘아이티 지진’이라는 검색어를 쓰자마자 셀 수 없이 많은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모래사장에서 잃어버린 반지를 찾는 느낌이었다. 다시 TV를 선택했다. 그 때의 이슈가 이이티 지진이라서 어느 채널을 틀건 아이티 지진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메모할 종이와 연필을 가지고 TV를 틀었다. 나는 아나운서가 말하는 기사 내용을 듣고 메모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 말하는 것을 요점을 정리하여 글로 쓰는 것은 무리였고, 내용을 놓치기 십상이었다. 게다가 비슷한 내용만 계속 반복하였으므로, 적기는 쉬웠을지 몰라도 다양한 정보를 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실망하는 나를 보시던 엄마께서는 신문을 이용해 보라고 하셨다. 나는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신문을 찾아보았다. 역시 아이티 지진에 관한 정보는 많이 있었다. 일단 나는 필요한 사진과 내용을 바로바로 오리고 붙였다. 일일이 찾아보고 펼치는 게 좀 힘들긴 했지만, 기사들도 다양하고 내가 필요한 정보들을 바로 스크랩 해갈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정보들이 정확하여 신뢰가 갔다. 게다가 중간중간 포함되어 있는 활자들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 한자를 찾아 읽어 한자공부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전통적인 신뢰감도 주었다. 방학을 마치고 선생님께서 우리가 방학동안 한 방학 숙제들을 검사하였다. 대부분이 아이티 지진 발생에 대해 조사를 했는데, 모두 인터넷에서 자료를 뽑아왔다. 게다가 내용도 모두 제각각 이었다. 그에 비해 정확하고 다른 매체가 아닌 신문을 이용한 나는 단연 눈에 띄었고, 결국 상도 받게 되었다.
바쁘고 힘든 일상으로 인해 차갑고 딱딱해 보였던 신문은 마치 정겹고 여유 있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 같이 느껴졌다. 앞으로 세상은 더욱더 시간에 쫓길 뿐더러 욕심과 헛지식 만이 커져가며 바보상자들만이 우리를 바보처럼 웃고 울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어떤 현대기술과 매체도 대신할 수 없는 점들을 신문은 정겨운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여유와 여운, 여백의 미를 줄 수 있기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에게 주목 받고 사랑받는 것이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장려상 중등부 수상작 이혜주 (동구중 2학년)님의 ‘팔방미인 신문'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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