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위장취업까지 하는 탐사보도 살펴보니

2012. 6. 14. 09:5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다독다독> 가족 여러분, ‘탐사보도’라고 들어보셨나요? 해외에서는 오래 전부터 탐사보도가 보도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우리나라도 10여 년 전부터 탐사보도가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고 합니다. 최근 인터넷과 SNS 등 뉴미디어가 급성장하면서 신문 및 방송 등 기존 언론을 대체하게 되면서 탐사보도와 같은 분석적이고 심층적인 보도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어요.


[출처-yes24]



언론이 아무리 발 빠르게 취재를 하더라도 뉴미디어와 속도 경쟁에서 앞서기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온라인 미디어는 콘텐츠의 깊이에서 기존 언론을 따라갈 수 없죠. 그 때문에 신문, 방송 등이 기존 언론의 장점인 심층 보도에 주력해야 뉴미디어와의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그렇다면 탐사보도란 어떤 뜻일까요?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탐사보도는 “사실은 진실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는 명제 하에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의 이면을 적극적으로 파헤치는 언론보도방식”을 말합니다. “특히 정부나 관리 또는 기업 등의 부정부패를 언론기관이 독자적으로 조사·취재하여 깊이 파헤쳐서 폭로하는 것”을 지칭할 때가 많은데요. 인베스티게이티브 리포팅(investigative reporting)이란 영어 표현을 우리말로 탐사보도라고 번역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탐사보도의 성격을 말해 주는 사례로 1974년의 미국 ‘워터게이트사건’ 폭로기사, 1976년 일본의 ‘록히드 사건’ 폭로기사, 그리고 미국 필라델피아의 인콰이어러지가 사법부의 부당한 인종차별을 폭로한 심층보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탐사보도는 사건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고, 정부 등 관련 기관에 압력을 가해 긍정적 측면의 사회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MBC <PD수첩>의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 사건 보도’가 탐사보도의 대표적 사례에요. 탐사보도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언론사에서 출판한 탐사보도집 4권과 함께 알아볼게요. 


탐사보도 책 추천 하나, 

세상을 깊게 보는 눈 (한국탐사언론인회 저, 황금부엉이, 2007)

<세상을 깊게 보는 눈>은 10명의 현직 기자와 PD가 경험한 총 27건의 탐사보도 사례를  소개한 책입니다. 취재의 계기, 접촉 인물, 자료 수집과 분석 기법, 보도 효과, 탐사팀의 자체 평가 및 후배 기자를 위한 조언까지 담고 있어 탐사보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인데요. 


[출처-yes24]



한 명의 언론인이 하나의 주제를 말하는 형식으로 돼 있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요. 책에 소개된 주요 사례로는 MBC 최승호 PD의 ‘과학·의학과 탐사보도’, 중앙일보 이규연 기자의 ‘소외층과 함께하기’, 세계일보 김형구 기자의 ‘행정부 탐사보도’, KBS 성재호 기자의 ‘대한민국 정치권 해부’ 등이 있네요. 치열했던 탐사 취재 과정에 동행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탐사보도 책 추천 둘, 

위기의 학교 (닉 데이비스 저, 우리교육, 2007)

<위기의 학교>는 ‘영국의 교육은 왜 실패했는가’라는 부제에 맞게 신자유주의 시장 논리에 멍든 영국 교육개혁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책입니다.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닉 데이비스의 신랄한 학교 현장 보고서로,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연재했던 기사를 묶은 책인데요. 지난 20여 년 간 진행된 영국의 교육개혁이 실제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는지를 생생하게 전하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죠.  


[출처-yes24]



책의 핵심내용은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바탕으로 하는 영국의 교육이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교육의 공적인 성격을 망각했다”라는 것인데요. 저자는 그 이유로 “교육 주체에 대한 각종 평가와 평가결과 공개가 가져온 경쟁의 출발이 불공정했고, 이러한 격차가 잘못된 정책에 의해 더욱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위기의 학교>는 우리 교육의 현주소를 성찰해보는 데에도 도움을 주는데요. 책을 통해 영국에서 이미 실패했던 교육 정책과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는 교육 정책을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탐사보도 책 추천 셋, 

4천원 인생 (안수찬, 전종휘, 임인택, 임지선 저, 한겨레출판사, 2010)

<4천원 인생>은 <한겨레21> 기자들이 노동 현장에서 체험한 이야기를 그대로 풀어낸 책입니다. 현직 기자 4명이 경기 안산시의 가전제품 공장, 서울의 갈비집과 대형마트, 인천의 감자탕집, 경기 남양주시 가구공장 등 네 곳에서 넉 달간 함께 일하고 생활하며 겪고 느낀 것을 담아냈죠. 


[출처-yes24]



기자가 단순히 현장을 보고 듣는 취재가 아니라 노동자, 자영업자들과 동고동락한 내용이 실리다보니 책에 실린 기사의 생생함은 더하죠. 비슷한 시기에 출판된 일본 NHK 기자들의 <워킹푸어 - 왜 일할수록 가난해지는가>와 비교하며 읽어도 좋은 책입니다. 



탐사보도 책 추천 넷

벼랑에 선 사람들 (제정임, 단비뉴스 취재팀 저, 오월의 봄, 2012)

<벼랑에 선 사람들>은 앞서 소개한 <4천원 인생>과 비슷하게 기자들의 체험 기사를 엮은 책인데요. <4천원 인생>과 취재 방식은 같지만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학생들이 쓴 책이라 의미가 더하죠. 




이 책은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학생들이 만드는 인터넷 신문 <단비뉴스>가 약 1년 반 동안 연재한 특집 기사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을 엮은 것인데요. 빈곤의 현장을 현미경으로 보듯 밀착 취재해 우리 사회의 빈곤층의 ‘원초적 불안’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현직 기자들이 만든 <4천원 인생>과 예비 언론인이 만든 <벼랑에 선 사람들>을 비교하며 읽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네요. 


지금까지 탐사보도에 관한 책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어떠셨어요?' 탐사보도란 무엇인가, 탐사보도의 결과로 어떤 기사가 탄생하는가'에 대해 감을 잡으셨나요? 첫 번째 소개해드린 <세상을 깊게 보는 눈>이라는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탐사보도는 독자에게 세상에 드러난 사실의 이면을 들여야 볼 수 있는 눈을 길러줍니다. 탐사보도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지지가 그래서 중요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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