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만 알던 아이들, NIE 수업 후

2012.08.29 10:07수업 현장




인쇄 미디어보다 영상 미디어 대해 관심이 더 많은 요즘 학생들과 신문활용교육 (NIE) 수업을 진행할 때면 신문과 친해지기 과정은 필수이다. 어떻게 하면 신문 읽기에 관심을 높일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그래서 신문활용교육 수업을 시작하면 몇 차시는 신문과 친해지기 과정을 거친다. 아이들에게 미션을 제시하고 수행하게 한다. ‘오늘의 미션은 신문에 실린 기사나 광고, 사진 등에서 나라이름 찾아 스크랩하기예요, 오늘의 미션은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는 한 글자 낱말 찾고 이유 말하기예요’ 등등. 이렇게 하나의 미션이 제시되면 아이들은 신문을 펼치며 도전을 시작한다. 아이들은 마치 독립투사(?)처럼 미션의 주제를 품고 신문의 바다에 풍덩 뛰어든다. 재밌는 놀이처럼 수업에 관심이 높아질 즈음 학생들과  ‘지구촌 어린이’라는 주제의 수업을 반드시 진행한다. 세계의 내 또래 어린이들은 어떤 꿈을 꾸며,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신문에서 만나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지난 학기에도 ‘지구촌 어린이’ 수업을 진행했다. 






“소말리아라는 나라를 알고 있나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어린이들은 저요 저요 손을 들고 아우성이었다.

여기저기서 질문의 답이 쏟아지고 있었다.

“해적이요.”

“소말리아 해적.”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만만하게 해적이란 대답을 했다. 세계 명작 『보물섬』에나 나올 법한 해적이 현실 속에서 짠 하고 나타나 한국 선박을 납치하고, 용감한 청해부대와 석해균 선장은 멋지게 그들과 싸워 아덴만의 영웅으로 등극하고……. 이처럼 어린이들에게 있어 동아프리카의 소말리아라는 나라는 해적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었다. 


수업의 주제 ‘지구촌 어린이’를 제시하며 유니세프가 낸 신문 광고를 함께 읽어 보자고 제안했다. ‘두 살배기 아므란의 세상’이란 유니세프 광고였다. 일일 아나운서를 자처한 한 어린이는 광고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기 시작했다. 



[출처-'두 살배기 아므란의 세상' 유니세프 광고]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피난온 아므란은 케냐 국경의 작은 난민촌에서 태어나 두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 영양실조에 걸린 아므란은 날로 쇠약해져 갑니다. 최악의 기근이 닥친 동부아프리카… 아므란처럼 배고픈 아이들의 수가 200만 명이 넘습니다. 



두 번째로 읽은 광고는 ‘사헬의 눈물’이었다. 사하라 사막 남부지역의 여러 나라 가 가뭄으로 인한 기근으로 100만 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광고. 



[출처-'사헬의 눈물' 유니세프 광고]




아프리카 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아므란 같은 수백만 명의 어린이가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알아보았다. 세계지도에서 아므란의 나라 소말리아를 찾아보고, 아므란의 난민촌이 있는 케냐도 찾아보았다. 사헬지대에 속한 세네갈, 말리, 니제르, 차드, 카메룬 등 몇몇의 나라도 찾아 지도 위에 표시해 보았다.  


그리고 신문에서 지구촌 어린이 관련 기사를 찾아 발표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세상을 향해 열린 창, 신문으로 지구촌 또래들을 만났다. 내전으로 희생당한 시리아의 어린이, 살아있을 때 한국에 가서 ‘샤이니’와 ‘슈퍼주니어’를 만나보는 게 소원이라던 불치병에 걸린 미국 소녀가 K-POP 스타 샤이니를 만나 꿈을 이룬 이야기……. 


지구촌 어린이의 슬픈 뉴스를 많이 만났지만, 아이돌그룹 시엔블루(CNBLUE)가 기부한 학교가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 있다는 기사를 만났을 때 아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리오넬 메시, 데이비드 베컴, 김연아, 그리고 정명훈, 원빈 등이 유니세프 친선대사로서 어린이들을 위해 일한다는 것을 알고, 원빈의 입장에서 글로벌 시민들에게 보내는 연설문을 써 보도록 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자신은 한국의 배우이자 유니세프 친선대사라고 인사하고 소말리아 어린이 아므란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그리고 #2004로 후원의 문자를 부탁하는 힘있는 설득을 담은 연설문을 작성했다. 자신이 쓴 글을 발표하는 어린이들은 30여 명의 분명한 유니세프 특별대표 원빈의 모습 그 자체였다. 






아이들의 ‘마음과 손’은 희망을 말하기 시작했다. 책상 서랍에서 쭈삣쭈삣 ‘사랑의빵’을 꺼내더니 우리 ‘사랑의 빵’ 받았는데 열심히 용돈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2004로 후원문자를 보내겠다고 했다. 생존을 위한 한 조각의 빵과 한 모금의 물도 자유롭지 못하는 어린이들이나 전쟁으로 인해 희생당하는 어린이들, 가난 때문에 학교에 갈 수 없고 노동 시장에 나가야 하는 어린이들. 지구촌 어떤 나라 어떤 친구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만나면서 아이들은 내가 가진 것의 크기가 작다고 불평하고 나만 갖고 싶은 것을 못 갖고 있다는 상대적 빈곤감에 빠졌던 자신들을 반성하고 있었다. 


이후 아이들은 아프리카 차드에 가수 이승철의 희망학교가 있다는 기사, 김연아 학교가 남수단에 생긴다는 기사 등을 스크랩하며 세상을 향해 희망을 전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도 어떤 희망의 손을 내밀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오늘의 신문에서 ‘지구촌 어린이’를 만난 어린이들은 날마다 신문 읽기로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되고, 분명 세계 평화와 협력에 앞장서는 내일의 멋진 글로벌 리더가 되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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