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만 출시된 넥서스4, 국내 소비자의 권리는?

2012. 11. 28. 09:2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지난 10월 29일 바다 건너 미국에서 구글의 레퍼런스 '넥서스' 시리즈의 새로운 라인업 제품이 공개되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스마트폰인 넥서스4와 태블릿PC인 넥서스10으로, 국내 제조사인 삼성과 LG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한국 사용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면으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넥서스4, 넥서스10 제품 이미지




먼저 이 두 제품에 대한 스펙을 간단히 살펴보자면 넥서스4는 LG가 만든 제품으로 3G전용, 4.7인치 디스플레이, 퀄컴 스냅드래곤 1.5GHz 쿼드코어, Ram 2GB, 풀HD 촬영이 가능한 8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전면 13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한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중에서도 훌륭한 스펙을 갖춘 제품입니다.


태블릿 PC인 넥서스10은 삼성이 만든 제품으로 10인치 디스플레이, 2560x1600 해상도, 1.7GHz 듀얼코어 삼성 엑시노스, 전방 190만 화소, 후방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 USB 및 HDMI를 지원하는 아이패드에 대항할만한 거의 유일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스펙이야 다른 곳에도 정보가 많으니 이만 줄이도록 하죠.





넥서스4, 왜 이렇게 논란이 되는가?


아무튼 이 두 제품은 최신 스마트 제품 중에서도 상당한 스펙을 자랑하며, 구글 레퍼런스로 나왔기에 최신의 안드로이드 OS를 제일 먼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격적으로 상당한 경쟁력이 있는데요. 넥서스4가 30-40만원, 넥서스10은 50-60만원대로 유사 제품에 비해 상당히 저렴한 가격대에 출시되었습니다. 덕분에 넥서스4는 온라인 출시 후 단 몇 시간 만에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했고, 지금은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개인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외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열풍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조용하기만 합니다. 사실 처음 넥서스4와 넥서스10이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특히 넥서스4는 80-100만원대가 제품들이 주류인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돌풍이 될 것이라 예상되었습니다. 당연히~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국내에도 곧 넥서스4가 출시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조사는 출시일을 묻는 소비자들에게 국내에선 출시 계획도 없고 해외 구매 제품에 대한 AS 지원도 불가하다는 답변만을 전해왔습니다.


국내 제조사가 자사 제품을 자국민들에게는 팔지 않겠다니; 상식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습니다. 국산이라고 밀어주고 키워줬더니 해외 소비자와 차별하는 대접을 받은 셈이죠. 더군다나 LG전자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크게 뒤처지는 판국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을 내려,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차버린 것으로 비쳐집니다.





넥서스4를 출시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결정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LG전자의 최신 전략폰인 옵티머스G와 넥서스4의 스팩이 거의 유사한데도 불구하고 출고가는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나니까요. 넥서스4가 출시되면 국내 소비자가 바보가 아닌 바에야 옵티머스G를 두배나 되는 가격을 주고 살 일은 없을 겁니다. LG전자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넥서스4의 국내 출시를 무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통신사 또한 최근 가입자 수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LTE를 지원하지 않는 3G 전용 스마트폰인 넥서스4를 굳이 들여올 필요가 없기에, 넥서스4의 국내 출시는 더욱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무얼하고 있는가?


한편 국내 제조사와 이동통신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단말기 자급제’의 취지와도 크게 어긋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단말기 자급제, 일명 블랙리스트라 불리는 이 제도는 소비자가 이동통신사에 메이지 않고 자유롭게 단말기를 구입하여 원하는 통신사와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약정과 할부, 보조금에 메여 비싼 통신 요금을 강요하는 국내 휴대폰 시장을 개편하여, 소비자가 저렴하고 넓은 선택의 폭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행 6개월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자리를 못잡고 있는 제도이기도 합니다.



 


▲단말기 자급제 설명(출처)




여전히 국내 휴대폰 시장은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휴대폰 제조사들은 높은 출고가를 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약정과 할부를 강요하는 시장입니다. 스마트폰과 LTE가 도입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넥서스4는 단순히 싸고 좋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여있던 국내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에 대한 불만의 상징이 된 것 이죠.


  

(전략) 최근에는 국내 제조사가 만든 30만원대 프리미엄 3G 스마트폰 '넥서스4'를 이통사가 도입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의원은 "국내 제조사와 이통사는 100만원 상당의 스마트폰에만 열을 올리고 단말기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넥서스4는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후략)


연합뉴스 2012.11.11



이처럼 넥서스4를 두고 말들이 많다보니 일부 국회의원들도 나서서 넥서스4 출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만.. 글쎄요. 과연 출시가 될 수 있을지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단말기 선택은 소비자의 권리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물건을 파는 것은 파는 사람의 마음이고, 사는 것 또한 사는 사람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의 기반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선택의 권리를 가져야 합니다. 물론 통신 사업이라는 것이 특성 상  기간산업이다보니 폐쇄적이고 베타적인 운영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제도가 바로 '단말기 자급제' 이지만,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의 이권에 의해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구요.


그래서 더욱 넥서스4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와 논란이 더 확대되는 것 같은데요. 개인적으로는 꼭 넥서스4가 출시되어 스마트폰의 가격이 안정화되고, 보다 깨끗한 유통 구조를 통해 합리적인 통신 소비가 가능하게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목소리 하나 하나가 끊임없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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