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6. 17. 13:2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항상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드라마를 보면 참 다채로운 삶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주말 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파주 출판단지에 위치한 한 출판사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데요. 극중에서 이뤄지는 출판사 팀장과 편집장의 연애 이야기로 설렘을 느끼기도 할 뿐만 아니라 출판인의 생활상과 수많은 책들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푸른숲 블로그>
다수의 사람들은 출판사는 단지 ‘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만만치가 않은데요. 그 중에서도 편집 과정은 일 자체가 굉장한 집중력과 세심함을 요구하고 있어 그에 따른 고충도 많다고 합니다.
얼마 전, MBC 주말 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도 출판하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고의로 인해 신간서적이 잘못 출간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출판업계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일 중의 하나인데요. 그만큼 책 출간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편집자들은 인쇄된 책을 받는 순간까지도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드라마를 보다 보니, 문득 실제 편집자들의 삶이 궁금해졌는데요. 그래서 다산북스의 신현숙 과장을 만나 출판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다산북스 정문>
다산북스는 ‘다산북스를 만나면 책이 즐거워집니다’라는 모토로 지식을 즐겁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에게는 자기계발서 <홍대리 시리즈>로 매우 유명하답니다.
네, 다산북스 1분사(경제경영/자기계발)에서 편집을 하고 있고요, 출판계에 입문한 지 8년 정도 되었어요.
편집이라는 일은 굉장한 집중력과 세심함을 요구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많은 직업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떻게 편집일을 하게 되셨나요?
궁금했어요. 대학 때 서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동네 서점이었는데도 하루에 수십 종씩 신간이 들어오는 걸 봤어요.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제목과 표지만 봐도 흥미로운 책들이 많더라고요. 이런 책들은 누가 만들까, 그게 궁금해서 출판사에 처음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리고 책 만드는 일을 해야겠다 생각했죠. 집중력과 세심함을 요구하는 일인데, 저는 그렇게 세심한 스타일은 아니라 실수도 많았고 스트레스도 많았어요. 그렇지만 책을 기획하고 만들고, 독자들에게 판매하고 피드백을 받는 그 모든 과정에서 얻는 기쁨이 더 컸기 때문에, 그런 것쯤은 별 것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문, 역사를 비롯해 실용서, 자기계발서, 소설, 에세이 등 책은 굉장히 분야가 넓은데요. 어떤 분야의 책을 맡고 계신가요?
경제경영, 재테크,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맡고 있습니다.
'출판'이라는 말은 자주 듣지만, 일반인들은 편집자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확히 출판 편집은 무슨 일을 하는 것인가요?
좁게는 날것의 원고를 잘 다듬어서 책을 만드는 것이고요, 크게는 지금 시대에 사람들이 원하는 메시지나 필요로 하는 정보 등을 찾아서 그 콘셉트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저자를 찾고, 내용을 기획하고, 책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내놓는 것입니다. 형태만 다를 뿐, 책, 방송, 영화, 음반 등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모든 업종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TV에서 보면 편집자들이 원고와 씨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주로 미팅이 많습니다. 외부 미팅으로는 기존의 저자, 새로운 기획 아이템을 위한 저자, 번역가, 작가,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사진작가까지 책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의 사람들을 다 만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내부에서는 출간될 책의 콘셉트를 더 정교하게 잡기 위해 편집자, 마케터, 디자이너가 자주 모여 회의를 하지요.
미팅을 그렇게 많이 하면 교정교열은 언제 보죠? 라고 물어볼 것 같네요.(웃음) 주로 오전이나 오후 늦게, 미팅 시간이 없는 때에 덩어리 시간을 만들어 원고를 봅니다. 그래서 야근도 종종 하죠.
현재 방영 중인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에서는 이유리 씨가 필름 한 장을 빼돌려서 한 문단을 두 번 반복 출판해 회사에서 한바탕 소동이 있었는데요. 이런 일까지는 아니지만
실제로 땀을 쥐게 만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런 건 얘기하기가 좀 조심스러운데,^^ 하나만 얘기하자면... 편집자는 책을 만들고 보도자료도 씁니다. 서지정보와 책 내용을 상세하게 써서 온라인 서점으로 보내면 신간등록이 되는데, 보도자료에 도서정가를 잘못 쓴 거예요. 그런데 그걸 모르고 있다가 책이 몇 권 팔리고 나서야 정가 등록이 잘못된 걸 알고 부랴부랴 온라인 서점에 얘기해 수정하고, 책 구매하신 분들께 환불 처리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빨리 발견하여 많이 안 팔렸기에 망정이지 많이 팔렸다면 독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회사 전화도 불이 났겠죠.
<이미지 출처 : 다산북스 블로그>
아무래도 최근 다산북스의 히트작이라고 하면 ‘홍대리’ 시리즈를 들 수 있는데요. 시중에서의 반응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홍대리’ 시리즈를 기획한 의도와 앞으로 나올 ‘홍대 홍대리 시리즈의 첫 책은 2005년에 출간된 <기획천재가 된 홍대리>입니다. 그때만 해도 스토리텔링의 실무서가 거의 없었어요. 실무서들은 꼭 필요하긴 하지만 책으로 보기에 딱딱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손이 잘 안 가게 되잖아요. 자기계발에 대한 욕구는 전반적으로 높아진 게 확실했고, 조금만 더 쉽고 재미있게 만들면 반응이 있을 거라 생각해 홍대리 시리즈를 기획했고,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그 책만 해도 8만 부 넘게 팔렸으니까요. 이후에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시리즈는 전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총 25만 부가 판매되었고 <영어 천재가 된 홍대리>, <일본어 천재가 된 홍대리>, <협상 천재가 된 홍대리>, <골프 천재가 된 홍대리> 등이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앞으로 독서, 홍보, SNS, 와인 등도 홍대리 시리즈로 출간 준비 중이고요, 직장인들의 자기계발에 도움을 주는 영역이라면 뭐든 홍대리 시리즈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모든 문화적 현상에 관심이 많아야겠지만, 특히나 책을 많이 읽어서 다양한 지식을 쌓고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래야 책을 보는 안목이 생기고, 좋은 기획을 할 수 있으니까요. 이것은 절대 거짓으로 속일 수 없는 능력입니다. 절대적인 독서량이 필요합니다. 책을 만드는 일은 연예인을 매니지먼트 하는 것과도 같아요. 연예기획사가 신인들을 발굴하고 톱스타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듯이 편집자도 자신이 발굴한 저자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만들기 위한 모든 일을 합니다. 사회문화적인 현상과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새로운 트렌드와 이슈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싶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리’ 시리즈에 대해 살짝 귀띔해 주신다면요?
책을 만드는 ‘출판 편집인’을 꿈꾸는 대학생들도 많습니다. 예비 출판인이 갖추어야 할 능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글쓰기 능력. 자신이 기획한 책을 독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죠. 기획하고, 구성하고, 교정교열을 하고, 보도자료를 쓰고, 광고를 쓰는 모든 과정이 다 그 능력을 기본으로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글쓰기의 기교가 아니라 독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표현을 찾는 것입니다. 그 외에 필요한 기술적인 능력들은 입사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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