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
뜨거운 밥 앞에 무릎을 꿇고 가까운 이웃들과 함께 논을 빌려 벼농사를 지었어요. 초봄 못자리를 시작으로 5월엔 모내기, 6월엔 김매기 일꾼 우렁이를 넣고, 7월 땡볕 아래서 손으로 일일이 김을 맸지요. 모내기, 김매기, 벼 베기 하는 날엔 아이들도 함께해요. 아이들은 제 깜냥껏 어른들 일을 도우며 밥 한 그릇이 제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자연스럽게 배우지요. 해마다 느끼는 거지만, 익은 벼의 황금빛은 정말 고와요. 에서 파란 옷의 나우시카가 걷던 황금빛 벌판처럼 눈부시지요. 일찌감치 논물을 빼낸지라 추수할 땐 논바닥이 적당히 말라 있었어요. 그 많던 우렁이들도 논에 물 뺄 때 다 쓸려갔는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콤바인이 논에 들어서자마자 순식간에 벼를 베면서 지나갑니다. 낟알들을 바로 훑어서 기..
2015. 11. 12.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