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장인의 첫 질문 "자네, 신문은 보나?"
“자네, 신문은 보나?”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여자 친구의 부모님을 처음 뵙는 자리였다. ‘티브이도 있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도 있는데 요즘 누가 신문을 보나요.’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애써 꿀꺽 삼켰다. 머뭇거리는 동안 질문이 이어졌다. “그래, 행정수도 문제를 어떻게 보나?”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분위기는 싸늘하게 굳어만 갔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다. “자네, 신문 안 보나?” 그 후로 식탁 위에는 정적만 흘렀다. 여자 친구의 집에서 먹는 첫 저녁 식사가 생각지도 못한 이유로 엉망이 됐다. 밥알이 모래 같았다. 도망치듯 나왔다. 따라 나온 여자 친구가 말했다. “아빠가 신문도 안 보는 녀석이랑 사귀게 둘 수 없대.” 신문이 뭐라고 내 사랑을 막는단 말인가. 다음 날부터..
2012. 8. 20.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