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찬 휴지통은 휴지통이 아니다
왜 내 마음은 늘 복잡한가. 왜 내 책상 내 방은 뭔가로 가득 쌓여 있는가. 비워내지 못하니 쌓입니다. 쌓이면 지저분해지고 분별이 안 됩니다. 덜어내지 못하고 갈무리 안 된 내 심사는 불안해지고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내 책상 위 어지러운 모습이 내 마음 속 풍경을 닮았습니다. 온갖 잡동사니 책들로 켜켜이 쌓인 책장이 여유와 여백 없는 내 심경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쓸 데가 없지만 버리긴 아깝습니다. 바로 이 지점이 마음의 갈등 출발점입니다. 결혼 때 혼수품목으로 마련한 초호화 그릇세트가 세월의 더께만 낀 채 부엌 한 곳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찻잔, 접시, 냄비는 해마다 많아집니다. 냉장고 냉동실은 비닐봉지로 싼 음식물로 가득합니다. 장롱과 옷장은 입지 않는 옛날 옷들, 심지어 몇 십 년이 지난 옷들로 ..
2015. 6. 1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