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출신 기자의 고백, ‘너의 사투리가 들려’
나는 사투리는 제1언어로 받아들인 ‘사투리언’이다. 한강이남 지역에서 태어났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을 접할 기회는 드물었다. 억양이 독특하다거나, 어미에 일관된 특징이 있다든지, 문장을 축약해 쓴다는 자각은 없었다. 보고 듣고 느끼는 걸 표현하며 사는 동안 사투리는 벗을 수 없는 옷, 일종의 피부가 됐다. 사투리에도 ‘서열’이 있다? 고등학생 되던 해 나는 집을 떠나 고등학교 기숙사로 들어갔다. 나를 포함해 12명의 룸메이트는 모두 사투리언이었다. 소소한 차이는 있었다. 행정구역상 주소가 달랐고, 그에 따라 사투리의 구성 성분도 바뀌었다. 당연하게도 소통의 문제는 없었다. 다만 사투리의 우월함을 두고 언쟁이 벌어지긴 했다. 기준은 명확했다. 어떤 사투리가 표준어와 많이 닮았느냐, ..
2013. 8. 14. 1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