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날 할아버지가 쥐어준 신문기사
꼬깃꼬깃 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할아버지께서 읽어 보라고 오려 주신 신문 기사다. 봉사활동 면접날이었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할아버지께 감사하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다. 나이를 먹을수록 표현만 서툴러지는 손자다. 주머니에 넣었던 신문 기사를 다시 꺼냈다. 면접 팁을 다룬 짤막한 기사였다. 새벽부터 언제 또 이런 걸 하셨는지 모르겠다. 괜히 마음 한 구석이 저려 왔다. 할아버지 댁 안방에는 낡디낡은 화장대가 하나 있다. 화장대 위에는 세월의 묵직함만큼 지난 신문들이 쌓여 있다. 할아버지께서는 그날의 시작을 언제나 신문과 함께하셨다. 안방 마루에서 신문을 활짝 펴놓으시고, 빛바랜 갈색 안경으로 꼼꼼히도 읽으시던 모습이 아련히 생각난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글자를 읽던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신문을..
2012. 7. 4. 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