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웃'이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알아보니

2013. 8. 20. 14:2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올여름 전력대란 예고, 전력사용량 연일 사상최대치, 너도나도 에어컨 사용 절전 불감증. 날도 기록적으로 더운데 전기가 끊긴다면? 이제는 귀신 이야기보다 전력대란에 따른 단계별 정전 얘기가 더 오싹합니다. 사실 전력대란은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20년 전부터 기사에도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전력대란이 기사의 한 꼭지를 장식했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올여름 전력사정이 심상찮다. 에어컨 급증탓에 최대 전력사용량이 연일 사상 최대치를 나타내는 등 전력 보시가 엄청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등 절전대책을 서두르지 않는다면 「전력대란」마저 우려된다.


올여름 「전력대란」 예고 (경향신문, 1996-07-20)



그렇다면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한 지금의 전력대란을 신문의 기사는 어떻게 쓰고 있을까요?




목숨을 걱정하는 대규모 정전사태, 블랙아웃 등장


최근 전력대란과 관련하여 빈번하게 등장하는 블랙아웃이었습니다. 대정전, 대규모 정전사태 등으로 순화되어 사용되는 블랙아웃은 예기치 못 하게 전력사용량이 치솟거나 사소한 사고로 한두 개의 발전소나 대용량 송전시스템이 운전을 멈춰 갑자기 모든 전력시스템이 정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전기가 끊겨 정전이 일어나는 사태죠. 우리나라 같은 경우 신호등마저 끊겼던 2011년 9월 15일의 전국적인 정전사고가 블랙아웃 직전의 모습입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는 블랙아웃 발생시 대처법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우선 블랙아웃이 예고되면 음식을 보관하기 위해 비상용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을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또 자가 발전이 가능한 라디오와 구급상자, 다목적 칼, 치약, 칫솔 등 위생도구를 챙기고,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하고, 비상연락망과 여분의 돈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정전이 발생한다면 우선 음식 상태를 보존하는 게 중요합니다. 어둡더라도 양초는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필수 가전이 아닌 전자제품은 전원을 뽑아둬야 합니다. 


'블랙아웃' 발생시 대처법은? (한국정책방송, 2013-08-14)




출처 - 서울신문



나아가 블랙아웃은 심지어 누군가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블랙아웃은 단순히 불이 안 들어오거나 에어컨을 못 쓰는 차원을 넘어 모든 전기 시스템이 멈춰 버리기 때문에 집에서 쓰는 의료장비로 연명하는 장기 환자들과 장애인들에겐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제주도에 사는 홍성모(35·사진)씨는 10년째 침대 위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1, 2번 경추골절, 좌측완관절골절, 경수부 척추손상…. 한마디로 사지마비, 호흡부전마비 신세입니다. 스스로의 힘으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는커녕 숨조차 쉴 수 없습니다. 이런 성모 씨의 삶을 지탱해 주는 건 전기로 작동하는 인공호흡기와 석션기(가래 빼는 기계)입니다. 만일 인공호흡기가 멈추거나, 가래가 끓을 때 바로 석션기를 돌려 제거해주지 않으면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전기가 끊기면 성모 씨는 남들처럼 혼란스럽거나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목숨이 날아가는 겁니다.


블랙아웃, 혼란?…우린 ‘목숨’을 걱정한다 (국민일보, 2013-08-16)



다행히 전력 수급 최대 고비인 8월 12~14일을 무사히 넘겼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9월까지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찜통 속 외국인 불만 빗발, 임산부 실신. 정부 에너지 정책 논란




출처 – 전력거래소 홈페이지



전력대란을 맞아 전력예비율을 지키고자 정부는 대대적인 절전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에어컨을 튼 채 문을 열고 호객 행위를 하는 점포는 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기관들은 냉방은 물론 소등까지 하여 전기를 아끼는데 앞장섰습니다.


필요 없는 전기는 물론 아껴야겠습니다만 일률적인 온도 지정과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지 않고 매년 아끼는 것에만 매달리는 정부 정책에 논란이 가속되고 있습니다. 이미 임신한 한전 직원이 찜통 사무실에서 실신한 사건도 있었죠.



공공기관 에너지절약 시책에 따라 냉방기 가동을 전면 중단한 한전(사장 조환익) 본사 사무실에서 한 임산부 직원이 찜통 더위를 견디다 못해 실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한전 사옥을 사용하는 전력사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임신중인 한전 직원 A씨는 실내온도가 35℃를 넘나드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탈진 증세를 보였고 이내 실신했다.


임신한 한전 직원, 찜통 사무실서 실신 (이투뉴스, 2013-07-09)



외국인 관광객 백만 시대를 맞은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호텔은 특히 더 엄격한 에너지 정책 적용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A비즈니스호텔 관계자는 "중앙 냉방시스템이 26도라고 인지하면 에어컨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밤마다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도 정부가 실내온도를 제한한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눈치"라고 토로했다. B비즈니스호텔 관계자는 "지난주에 투숙했던 한 캐나다 관광객은 친구들에게 여름엔 절대로 한국에 가지 말라고 전하겠다며 엄포를 놨다"며 "매년 되풀이되는 전력난이 국가 이미지를 깎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방이 왜 이리 덥냐"…외국인 불만 빗발 (머니투데이, 2013-08-16)




출처 - 서울신문



특히 올해 전력대란은 불량 부품을 눈감아 준 고위층의 원전 비리 때문에 원자력발전소 2기가 가동 중단되어 전력공급이 더 부족해진 만큼 국민들의 불만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20년이 넘도록 아끼기만 하는 에너지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문 기사를 통해 어떤 해결책들이 선보였을까요?




전기요금 체계 개선과 그린 라이프가 필요한 시점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 혁명을 거치며 우리 삶은 더욱 더 전기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이제는 여름 냉방뿐 아니라 겨울 난방까지 전기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전력대란이 사시사철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근본적으로 전력대란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경제적으로는 전기요금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가장 현실적인 것이 ‘적정한 요금수준’과 ‘요금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전기요금이 싼 이유는 원자력과 석탄 등 값싼 연료를 사용하는 데도 이유가 있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억제 정책에 따라 생산원가 이하로 요금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체계도 개선이 필요하다. 산업용과 일반용은 계절별, 시간대별로 요금이 차등화되어 있다. 하지만 전력 수요가 높은 계절과 시간대의 차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요금을 통한 수요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다. 


난방수요 급증에 따른 전력 대란 막으려면 (서울신문, 2011-01-28)



한편으로는 우리 삶의 방식을 좀 더 자연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화감독다운 낭만적인 삶의 방식, 살펴보실까요?



대표자들은 어떻게 하면 국민이 전력을 조금이나마 덜 쓸까에 대한 고육지책을 강구하는 것보다 자연스러운 삶의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여야 한다. 다시 이전처럼 산을 세우고 그 산에 다시 자연을 만들어나가 보면 어떨까? 푸른 산이 생기면 시원한 바람이 마을 에어컨 역할을 해줄 것이고 도심의 소음도 막아주고 새소리와 바람을 타며 흔들리는 나무의 속삭임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할머니들이 포클레인과 움막에서 치열하게 싸우지 않아도 될 것이며 또한 사람들은 전기에어컨을 끄고 닫아놓은 창을 열고 바람을 맞이할 것이다. 


전력대란 (매일신문, 2013-08-19)



기사들을 살펴보면 어떤 방법이 되었든 매년 되풀이 되는 전력대란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방법이 좀 더 쾌적하고 질 높은 삶을 우리에게 돌려줄 수 있을까요? 사소한 관심이 모이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우리의 집단지성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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