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대통령 반기문 책과 함께한 그의 어린 시절

2011. 7. 1. 08:4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나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충성과 분별, 양심을 모아 수행하며 유엔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지난 2006년 12월 15일 이 날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진 날이었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외교통상부를 책임져왔던 반기문 전 장관이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는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정식으로 올랐기 때문이죠.

불과 50년 전만 해도 주변국들의 원조를 받던 작은 나라에서 이룬 기적에 전세계도 주목을 했고, 반 총장은 대한민국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서울신문>


취임 이후 분쟁국의 평화적 해결과 원자력, 지구 온난화 등 환경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세계 인류 공영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하는 지구촌대통령으로서 UN사무총장의 역할에 온 주의를 쏟느라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졌던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그런 그가 결국 또 한번 전세계인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지난 21일 제 65회 유엔 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대표들이 반 총장의 유엔 사무총장 연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는데요, 모두들 4년 6개월간 보여준 반 총장의 헌신과 업적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외교관을 꿈꾸던 그는 결국 꿈을 이뤄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게 됐는데요. 어릴 때부터 공부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고, 새로운 지식을 추구하는 호기심도 많아 밤새워 책을 읽으며 보냈던 학창시절이 지금의 유엔 총장이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게 해준 것 같습니다. 

반 총장은 주변 어른들로부터 “기문이는 뭔가 달라도 달라”라는 말을 어릴 때부터 자주 들었다고 하는데요. 그는 왜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아이라고 불렸는지, 지금의 반기문 총장을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는지 그의 어린 시절 모습에서 살펴볼까요?


부족함을 채우는 공부로 꿈을 이룬 소년

훗날 훌륭한 사람이 된 인물들은 어려서부터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부지런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반 총장 역시 공부하기를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공부만 잘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진 출처: 서울신문>


남들처럼 그저 시켜서 하던 공부가 아닌 뚜렷한 목표와 꿈을 갖고 이루기 위한 공부를 했던 그였는데요. 그럼 반 총장만의 특별한 공부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소년 시절 그는 “노래나 그림 솜씨는 그래도 가지고 태어나는 소질이라는 게 필요한데 공부라는 것은 누구나 다 있는 머리에 조금만 노력하면 잘 할 수 있는 것이니까”라는 말을 주변에 자주 했습니다.

이런 노력 외에도 자기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그 부족함을 채웠던 공부 습관이 있었는데요. 우연히 보게 된 외국인과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영어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고, 더 나아가 전세계를 잇는 외교관이 되고 싶다는 의지로 영어공부에 몰두하게 된 거였죠.

당시에는 지금처럼 영어가 필수인 때가 아니었기에 영어공부를 하는 그를 바보취급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외교관이 되어 전세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영어가 꼭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기에 영어 삼매경에 빠지게 되었답니다.

중학교 때 영어 선생님이 그날 배운 것을 열 번씩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면 그 숙제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해 온 사람은 그를 포함해 몇 안됐다고 합니다. 무턱대고 쓰며 외운 것이 아니라 영어 자체를 즐기다보니 어느새 중학교 영어책 세 권을 통째로 외웠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열심히 영어를 공부하던 그는 고등학교 때 영어 경시대회에서 당당히 일등을 했고, 그 결과 외국 학생의 미국 방문 프로그램인 ‘VISTA 프로그램’에서 한국 대표로 당당히 뽑혀 미국을 방문해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외교관이 되겠다는 꿈을 굳혔다고 합니다.

이로부터 40여년도 더 지나 유엔 사무총장이 되어 꿈을 이룬 날 그에게 특별한 선물이 도착했다고 합니다. 바로 케네디 전 대통령의 친동생이 보낸, 고교생 반기문이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사진이었는데요. 거기에는 'JFK가 J.F.K를 만나다'라는 말이 써있었다고 하는데요. 


<사진 출처: 서울신문>


J.F.K가 케네디 대통령이라는 것은 알 것 같은데 그 앞의 JFK는 뭘까요? 그것은 바로 Just From Korea(한국에서 막 도착한 소년)이라는 의미였습니다. 1962년 한국에서 막 도착해 연설을 듣던 소년이 2006년 사무총장에 당선되었다는 뜻을 담은 선물이었죠.

당시에는 가난한 나라의 한 소년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세계를 이끄는 큰 인물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한 번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오직 한길만 보며 열심히 노력한 결과입니다.

이런 그에게 공부란 부족함을 채워줄 뿐만 아니라 즐거운, 그렇기 때문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신나는 놀이가 아니었을까요?


실력과 인성을 인정받게 만든 책 읽기 습관


반 총장은 어린 시절 그의 동생들이 다투는 일이 있으면 어머니가 동생들에게 “누가 잘하고 잘못했는지 기문이에게 물어봐라”고 할 정도로 가정에서 듬직한 아들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그는 누가 잘했다는 판정을 내리기보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면서 서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그의 지혜로운 태도로 동생들은 저절로 잘못을 깨닫고 화해하곤 했답니다.

맏이인 그가 이렇게 부모님과 동네 어른들로부터 인정과 신뢰를 받았던 이유는 항상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책을 읽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데요. 그의 중학생 시절의 모습을 보면 얼만큼 책을 좋아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는 학교 수업이 시작하기도 한참 전에 학교에 가서 책 읽는 것을 무척 좋아했는데요. 텅 빈 교실에 앉아 책을 읽을 때면 더없이 행복한 기분을 느꼈다는 그의 책 사랑은 어느 누구보다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책 한 권을 보기 시작하면 손에서 책이 떨어질 줄 몰랐기에 집에서도 밤 늦게까지 책을 읽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책 덮기를 아쉬워하며 잠을 자면서도 내일은 또 무얼 읽을지 고민하던 진정한 책벌레였죠.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 된 후 많은 사람들이 반기문식 ‘통섭리더십’에 주목했는데요. 청소년 시절부터 몸에 밴 남을 배려하고 공감하며 이해하는 포용과 섬김의 리더십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외교관은 일하는 사람’이라는 그의 지론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을 제1의 원칙으로 놓고 살면 오해를 살 일도, 원한을 살 일도 안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런 근면 성실함은 일이 주어지기 전에 찾아서 하는 솔선수범으로 나타났는데요. 윗사람에게 두루 인정도 받으며 외교부에서 초고속 승진을 해 ‘외교부의 전설’로 남은 그가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책과 함께 쌓아온 지식과 교양이 큰 몫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 무엇이든 빨리 깨달아 자신을 찾아가고 성공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곤 합니다. 바로 이 점이 독서의 이로움인 것 같은데요.

반기문 총장의 어린 시절 모습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왜 전세계의 수많은 유명인들은 유독 읽기를 좋아하고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일까요? Leader는 Reader라는 말처럼 책을 읽고 교양과 지식을 쌓은 사람이 나와 타인을 이끌 리더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뜻이겠죠.

‘훌륭한 외교관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충청도의 시골 소년이 지금은 유엔 본부에서 전 인류의 평화를 책임지는 '세계의 대통령'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항상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계획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했다는 그는 외교부 장관 시절 중 2박 6일 이라는 놀라운 세계 순방 일정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젊은 비서관들도 감당하기 힘든 일정을 피곤한 내색도 없이 모두 소화해 ‘강철 장관’으로 통했다고 합니다. 


<사진 출처: 서울신문>


그런 그가 결국 유엔 사무총장이 되었고 재임 후 이제 다시 전세계의 평화와 화합을 이뤄야 하는 큰 과제를 안게 됐지만, 평생을 성실과 열정으로 살아온 그이기에 주어진 과제를 훌륭히 풀어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자부심을 갖고 존경할 만한 리더가 있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고 있는데요. 자라나는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도 그를 보며 더 큰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문헌: 박수현 저(2007) 『세계의 대통령 반기문(꿈과 희망을 심어준 자랑스런 한국인)』, 산호와 진주
신웅진 저(2007)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 명진출판사

참고 사이트: 조선닷컴, 이창호 칼럼 – 반기문 통섭리더십 (바로가기)
                   서울신문, [반기문 유엔총장 연임] 다시 주목받는 그의 성공 비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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