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아닌 사람을 읽어라”, 살아있는 도서관 리빙라이브러리

2013. 12. 31. 14:58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많은 사람들이 롤모델을 만나기 위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를 찾곤 합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자서전과 자기개발서적을 읽으며 꿈을 키우곤 하는데요. 이제는 책이 아닌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는 ‘살아있는 도서관’이 대세라고 합니다. 


올해 10월 28일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에서 리빙라이브러리가 문을 열었습니다. “책 대신 사람을 빌리세요” 라는 슬로건을 걸고 사람책 신청을 받았는데요. 활자로 읽으며 삶을 배워왔던 방식이 아닌 직접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했습니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살아있는 도서관으로 함께 가보시죠.




리빙라이브러리가 있는 사회적 자본지원센터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는 출범한지 100일도 되지 않은 센터입니다. ‘사회적 자본’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다가오실 텐데요. 사회적 자본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의 목표를 향하여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역량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신뢰, 소통, 협력, 규범 등의 무형 자산이 되겠죠. 


‘리빙라이브러리'는 덴마크의 사회운동가 로이 에버겔이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페스티벌에서 창안 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유럽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개념 ‘이벤트성 도서관’이라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국 곳곳에서도 휴먼 라이브러리, 살아있는 도서관, 휴먼북 등 다양한 형식으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자센터 개소식에 어떤 이벤트가 있으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김제선 센터장님의 제안으로 ‘리빙라이브러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다는 이 아이디어는 개인적으로 시민들 서로가 스스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다고 하네요.




모든 인생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very Life can change the world!)


사람책을 읽거나 사람책이 되어보고 싶으신가요? 사람책을 빌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리는 대신에 ‘사람’을 빌리는 것입니다. 독자들은 준비된 사람목록을 훑어보고 읽고 싶은 사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과 마주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인생을 ‘읽는 것’입니다.


사람책이 되는 방법도 어렵지 않습니다. 나만의 스토리가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지 사람책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사회적자본지원센터 홈페이지[바로가기]에서 사람책 신청을 받고 있는데요. 이름, 나이, 성별, 연락처, 직업과 같은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이야기해주고 싶은 분야, 가능한 시간대, 기타하고 싶은 말을 적으면 접수 완료됩니다. 


살아있는 도서관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 주시는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는데요. 대전시 사회적 자본지원센터의 천영환 팀장님께 현재 진행사항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누구나 서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꿈꾸며 ”

-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 지원 팀장 천영환 -





Q. 현재 사람책 목록에 현재 사람책 목록에 속해있는 사람들은 몇 명 정도 인가요? 


아직까지 많은 분들이 신청하지는 않았습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준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조금 있으신 것 같아요. 하지만,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습니다. 꼭 사회저명인사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만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 자신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사람 등 주제는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Q. 이번 사람책 사업을 통해서 기대하는 변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누구나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누구나 그 이야기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인생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Every Life can change the world!)는 격언처럼 그 기회를 더 많아지게 하자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시민들 서로서로가 스스로 가르쳐줄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호혜와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Q. 질문 외에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그동안 수많은 경쟁과 높은 성장 속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사이를 서로간의 믿음과 배려로 따뜻하게 채워나가기 위해, 사자센터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출발을 어떻게 할까 고민한 끝에, 우리 서로가 누구나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한 해 동안 대전에 223개의 시민공동체가 만들어졌습니다. 


사회구성원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되면서 공공선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개인들의 집합체가 200여개가 넘게 생겼다는 것을 통해, 우리는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그 공동체들은 작게는 아파트 층간소음을 해결하는 모임에서 크게는 마을신문, 지역봉사모임까지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불신과 시기가 아닌 반가운 이웃, 함께 사는 마을을 통해 살고 싶은 도시, 지속 가능한 순환과 공생의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한번이라도 일반인의 스토리텔링 콘서트가 가보신적 있으신가요? 우리의 강연은 유명 연예인과 유명인사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신의 위치에서 일을 즐기고, 험난한 인생의 굴곡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의 어느 누구도 똑같은 인생을 살지 않습니다. 그것이 쌍둥이라도 말이죠. 우리 모두의 인생은 누군가에게 색다른 한 권의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로 다른 누군가가 변화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요. 여러분은 누군가에게 어떤 책이 될지 생각해보셨나요? 살아있는 도서관에 한 권이 책이 되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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