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게이트 사건이 오늘날 던지는 메시지는?

2011. 7. 7. 13:1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기자의 모습이란 어떤 것인가요? 묻혀진 진실을 파헤쳐 세상 밖으로 드러내는 정의로운 수퍼맨과 같은 모습을 생각하지 않나요? 바로 그런 기자정신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고, 찬사를 보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거대한 진실을 밝히는 수퍼맨 같은 기자의 모습이 담긴 영화 한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더 흥미로운 영화인데요. 바로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이라는 제목의 영화입니다.

1976년 만들어진 이 영화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밝혀낸 두 기자가 사건을 밝히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이 영화에서 기자들은 어떻게 진실을 밝혀냈고, 그들이 보여주는 진정한 기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워터게이트 사건※

1972년 6월 대통령 R.M.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체포된 미국의 정치적 사건. 이 사건으로 인하여 닉슨정권의 선거방해, 정치헌금의 부정•수뢰•탈세 등이 드러났으며 1974년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하게 되었다.

[출처] 워터게이트사건 [Watergate Affair ] | 네이버 백과사전



하나의 역사를 만든 두 기자의 힘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은 재선에 성공하지만, 미 대통령 가운데 유일하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해야 했습니다. 바로 미궁에 빠질 뻔 했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두 기자가 어느 날 우연한 절도 사건에 엄청난 정치적 음모가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음모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가 영화의 제목처럼 ‘대통령의 사람들’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이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기자 중 한명인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무실 절도 사건 범인 5명이 전직 국가 기관과 연관된 사람들임을 알고, 기자 특유의 본능으로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느끼는데요. 영화에서는 시종일관 이렇게 펜과 메모장을 들고 매서운 눈으로 사건 현장을 누비는 기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우드워드는 절도 사건에 대해 알아갈수록 사건과 연관된 사람들은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번스타인 기자와 함께 사건에 대해 좀 더 깊이 있는 조사를 하는데요.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은 워싱턴포스트의 내부 편집진들 뿐이기에 외부에서는 진실을 의심하고, 아무도 호응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기자는 권력의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고 조사를 하며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되는데요. 이를 통해 단순 절도사건으로 끝날지도 몰랐던 사건의 배후에는 백악관과 전 법무장관, CIA, FBI, 검찰 등 닉슨 행정부 모두가 관련돼 있었음이 밝혀지게 되죠.

이 사건으로 결국 닉슨 대통령은 사임을 하게 되고 이를 취재한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기자는 언론계의 영웅이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요. 이 특종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두 기자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 내용을 토대로 만든 영화가 바로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입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상대방 진영을 염탐하기 위해 도청을 하려다 우연히 발각된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권력이 숨겨져 있었고, 이를 밝혀낸 기자에 의해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진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저널리즘

특종을 위해 검증되지 않은 기사들을 내보내기보다는 수많은 자료를 수집하고, 항상 메모를 하며 조그만 단서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기자 본연의 모습이 영화에 잘 담겨있습니다. 기자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교과서적인 영화가 될 수 있을 정도로 발로 뛰는 기자의 모습이 잘 표현돼 있죠.


<항상 문전박대 당하고 도서관을 뒤지며 자료를 찾는 기자들의 고충이 느껴집니다>



30년도 넘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기자의 모습은 지금과 분명 차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에서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도서관을 종일 뒤지고, 발로 뛰어 다녀야 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마음껏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사건을 취재하는 모습만 다를 뿐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본질은 바뀌지 않고 있는데요. 요즘은 불필요한 광고가 범람하는 인터넷 신문과 ‘황색 저널리즘’을 보여주는 선정적 • 흥미 위주의 기사들도 많아지면서 언론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많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 속 기자의 모습이 더욱 빛났던 것 같습니다. 왜 이 영화가 미국에서는 지금도 미디어와 언론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거론되는지 여러분들도 영화를 본다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언론과 권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영화를 통해 좋은 언론을 만들기 위해 언론인뿐만 아니라 우리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취재에서 보도까지 기자들은 어떻게 생활하는지, 신문사의 모습은 어떤지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바쁘게 돌아가는 신문사의 일상도 보여주는 이 영화를 꼭 권하고 싶습니다. ^^ 


<영화에서 총소리처럼 유독 크게 들리는 타자기 소리는 총, 칼보다 강한 언론을 상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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