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영어마을 있다면 일본에는 독서 마을이 있다

2011.07.08 09:1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일본에서 최초로 '독서 마을'을 선포한 곳이 있습니다. 지방자치제도가 발달한 일본에는 별의별 '~마을'이 있지만, 마을 모든 주민이 활발한 책읽기 활동을 펼치는 '독서 마을'은 바로 이바라기현 북서부 '다이고 마치'입니다.(일본에서 ‘마치'는 한국의 읍이나 면을 뜻합니다).


▲'독서 마을' 다이고 마치 풍경



도서관과 서점이 각각 한 곳뿐으로 문화 소외지역이었던 다이고 마치가 일본에서 최초로 독서 마을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07년 6월입니다. 다이고 초등학교와 다이고 서중학교 등 관내 학교가 수업 전 아침 독서 활동을 벌이고, 가정에서 가족이 모두 책을 읽는 '집안 독서' 운동까지 펼치고 있습니다.


▲'독서 마을' 다이고 마치의 추천 도서목록


인구 약 2만 2천명의 작은 마을 다이고 마치의 이러한 시도는 단절됐던 가족 유대관계 복원의 새로운 특효약으로 일본 전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다이고 마치는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일본 전국 출판협회가 제정한 제1회 '문자·활자문화 진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다이고 마치가 '독서 마을'로 탄생한 것은 와타히키 히사오 정장(62)이 취임하면서부터입니다. '독서운동'을 선거공약으로 내걸어 눈길을 끌었던 와타히키 정장은 책읽기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민 생활을 윤택하게 만든다는 신조를 갖고 있습니다(일본에서 '정장'은 한국의 군수나 면장에 해당합니다).

와타히키 정장은 책읽기는 사람 심성을 곱게 만들고, 가족과 친구,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줘 범죄와 살인, 가정파탄 등 반사회적 질병들을 치유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민들과 힘을 합쳐 독서 마을을 선포하고 실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본 이바라기현 북서부에 있는 다이고 마치는 인구 약 2만2천명의 지방자치단체.
독서 운동을 활발하게 벌여 2007년에 일본 전국 출판협회가 제정한 제1회 ‘문자,
활자문화 진흥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은 다이고 마치 역 입구.


실제로 이 마을의 초·중·고교는 아침 독서를 실시한 이후 청소년 탈선 행위가 줄어들고 학업 성적이 증진됐다고 합니다. 다이고 마치의 학생들은 국어와 수학 시험문제 정답률이 일본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5~10% 정도 높다는 보고도 나왔습니다.

주민들 호응도 폭발적입니다. 독서운동을 적극 펼친 이후 최근 6개월 사이 마을 도서관 이용자가 50%나 증가했습니다. 또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앞다투어 다이고 마치의 독서운동을 뒤따르기 시작했고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조명까지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독서 마을' 선언과 책읽는 마을을 만드는 운동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다이고 마치는 일본의 다른 소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의 도시 이주와 급격한 노령화로 인구가 매년 약 450명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침체되기 쉬운 마을 분위기가 아침독서 운동과 책읽기를 통한 가족관계 강화를 위한 집안 독서 캠페인으로 되살아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입니다. 이같은 성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한국에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일본 다이고 마치 현지를 직접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 일본 이바라기현의 다이고 마치는 마을 모든 주민이 활발한 책읽기 활동을 펼치는
'독서 마을'이다. 다이고 마치의 와타히키 히사오 정장(사진 가운데)이 청사 앞 독서운동
포스터 앞에서 독서운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본 이바라키현 다이코 마치의 '독서의 마을' 선언서>


우리 일본인은 '스스로의 노력'과 '타인 배려'를 소중히 여기며 전세계에서 보기 드문 마음이 풍성한 나라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음 여유를 잃어버리는 것 같은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둘도 없는 보물인 마음의 풍요로움을 지키고, 육성하고, 퍼뜨려 다음 세대에 전해주는 것이 지금 우리의 큰 숙원입니다. 우리는 이 바람을 독서로 실현하겠습니다.

책읽기는 우리를 시간과 거리를 초월해 풍요롭고 윤택한 사상과의 만남으로 이끌어 줍니다. 특히 유아와 청소년의 독서는 그들에게 많은 지적 소산을 안겨 주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창조력을 키우고 풍요로운 감성을 살려줍니다.

우리는 이런 독서의 장점을 살려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 넘쳐나는 마을을 만들고, 독서를 통해 마음의 풍요로움을 키울 수 있는 마을 만들기, 독서의 훌륭함을 전국에 퍼뜨리는 마을 만들기를 지향합니다.


1. 아기 때부터 독서 세계로 이끌기 위해 '보건센터'에서 'BOOK START'를 전개합니다.
2. 유치원생에게 독서 즐거움을 전해주기 위해 '보육원, 유치원'에서 '책읽어주기'를 시작합니다.
3. 어린 학생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초, 중학교'에서 '아침 독서'를 실시합니다.
4. 부모와 자녀의 독서를 통한 의사소통을 증대하기 위해 '각 가정마다' '집에서 책읽기'(집안독서)를 펼칩니다.
5. 다이고 마치의 독서 환경을 정비하기 위해 '마을에서' 힘을 합쳐 전력을 다 합니다.


2007년 우리 다이고 마치 주민은 이런 가치있는 사업에 총력을 펼칩니다. 그리고 독서 마을, 고향 다이고 마치에 자부심을 갖고, 일본 국민들에게 독서의 훌륭함을 전하겠습니다. 이상 '독서 마을' 다이고를 선언합니다.


2007년 6월 13일
다이고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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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의자2011.07.11 13:51

    작은 마을에 독서로 다져진 큰 힘이 느껴지네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동네가 있다면 가서 살고 싶어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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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의자님 안녕하세요~
      맞아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런 마을이 아닐까 합니다. ^^
      방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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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발이좋아2011.07.11 14:58

    영어마을에만 열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뭔가 뜨끔할만한 내용입니당..ㅋ
    우리도 멋진 독서마을이 생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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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읽기문화가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죠..
      많은 사람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나라에도 이런 멋진 독서마을이 생기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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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색콤달콤2011.07.12 14:47 신고

    한국의 영어마을은 파주를 비롯하여 전국 각지에 있어요~
    영어마을보다는 독서마을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각각 특색이 있는 마을이 되면 좋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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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색콤달콤님 말씀처럼 다양한 특색이 있는
      마을이 생긴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전에 무엇보다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바탕이 돼야겠죠~
      책 읽는 문화가 많이 확산이 된다면 우리도 곧
      이런 독서 마을이 생기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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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글이2011.07.13 15:36

    독서 마을...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네요ㅋㅋ
    평소에 책에 관심없던 사람이라도
    마을 분위기 때문에 책에 관심가질것 같아요~
    분위기란거... 무시못하잖아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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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잖아요. ^^
      가정에서 부모들이 먼저 책읽는 습관을 들이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지는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