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커지는 등잔 밑을 밝혀주는 신문읽기

2014. 4. 10. 13:29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지구 반대편 자넷 옐런 FRB의장이 비둘기파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 말 그대로 지구촌 세상. 분명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죠. 10년 전만 해도 공상과학이던, 외지에 있는 지인과의 화상통화는 엄연한 일상이 되었으니까요. 쏟아지는 지구촌 소식만큼이나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자는 야심에 찬 사회 분위기. 이 속에서 저는 지구를 품기에 스스로 좀 작다고 느낍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을까요? 정부는 96년부터 도로명주소의 사용을 결정했고 2007년부터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도로명주소가 법정주소로서 효력이 강제되기 시작한 2014년이죠. 사람들은 무려 18년간 침묵하다 이제야 불만을 표출합니다. 저도 그 사람 중 하나죠. 정부가 정보를 통제한 것도 아닌데, 당장 자신의 개인 주택 앞에 주차하는 것이 불법인지 아닌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최근 주거지역 이슈에 대해서 이웃사람들과 논해본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더 넓은 세상만 바라보기엔 어두운 등잔 밑만 커지는 세상이네요. 








 그래서 저는 서울신문의 정책&자치 섹션을 즐겨 읽습니다. 서울신문은 정부출자 신문사답게 다른 중앙지에 비해 월등히 많은 지면을 행정 및 지자체 소식에 할애하고 있죠. 덕분에 저는 늘 이 코너를 읽으면서 보다 자세하게 바로 제 주변의 소식을 읽습니다. 


작게는 사는 종로구 소식이고 크게는 서울시의 소식들. 그리고 사람냄새를 맡죠. 예를 들어 작년 연말 서울신문은 종로구청의 극장 원각사 복원 소식을 지면 보도했습니다. 극장 원각사는 고종이 세운 최초의 근대식 국립극장이죠. 이런 대단한 의미보다도, 지상 1층, 지하 2층 규모 작은 극장의 복원소식에 제가 설렐 수 있었던 것은 이 소식이 가까운 곳에 찾을만한 극장이 세워진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입니다. 


연초에는 종로구청에서 발표한 구정 10대 뉴스도 지면 보도했죠. 최근에는 경북 영주시에서 종로에 사과나무를 심기로 했다는 소식도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은 별다른 논쟁거리도, 또 요란한 소식도 아니지만, 저에게는 참 관심이 가고 유념할 만한 동네 소식들을 중앙지로서는 꽤 상세히 알려줍니다. 물론 거시적인 섹션들을 통해 접하는 소식들도 좋지만, 더 큰 세상을 바라보느라 놓치기 쉬운 가까운 주변 소식들을 함께 접할 수 있기에 서울신문의 정책&자치섹션은 참 반갑죠. 


저와 같은 독자들의 마음을 알았는지 서울신문이 바로 다음 17일 월요일부터 온라인뉴스인 자정고(자치&정책&고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기대되는 부분인데요. 그들의 말처럼 자정고의 북소리가 지역정책•행정의 변화와 흐름, 생생한 생활 현장 이야기를 담아 튼실한 지방자치 실현에 이바지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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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매체1팀 박정호 사원의 글을 옮겨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