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브’인’ 팡차오후이 교수에게 듣는 나 자신을 다스리는 법

2014.06.02 11:03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우리들 대다수는 어린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부모님과 선생님, 어른들의 말을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렇게 대학이라는 곳에 진학해 사회에 나가기 전의 주변인을 거쳐 나의 일을 갖게 되고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여기까지가 우리 사회 대다수 성인들의 모습이자 성장 과정입니다. 사회에 나가기만 하면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돈도 벌면서 나만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오히려 지난날을 후회하고 미래를 더욱 걱정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내가 꿈꾸던 삶의 모습이 이것일까?’ 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하죠.

 

누구나 자신에게 던지는 인생과 행복에 대한 질문은 ‘답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우리를 위해 마련한 SBS의 아이러브’人’이 팡차오후이 교수의 강연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독(讀)한습관’이라는 부제로 세계적 명사들의 읽기와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던 강연의 그 마지막 현장에 다독다독이 다녀왔습니다.

 

 

 

지난 5월 28일 수요일 아이러브인의 시즌5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강연 시작 전부터 등촌동 SBS 공개홀 현장을 가득 채운 방청객들의 열기는 때이른 더위도 물러가게 할 정도였습니다. 아이러브인은 단순한 명사들의 강연이 아닌 재미도 접목된 독특한 토크 콘서트인데요. 강연쇼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개그맨이자 M.C 남희석의 재치 넘치는 진행과 가수 서영은, 인순이의 무대도 마련돼 있어서 또 다른 즐거움을 줬습니다.

 


 

이번 팡차오후이 교수의 강연 주제는 <나를 지켜내는 법, 그리고 독(讀)한습관>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팡차오후이 교수에 대해 짧게 소개하겠습니다. 팡차오후이 교수는 ‘중국 최고의 차세대 인문학자’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니는 교수인데요. 중국은 물론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중국 칭화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강의한 <유가경전입문>은 지난 10년간 칭화대학교 학생들에게서 가장 인기 있는 동시에 주목받는 과목으로 꼽히기도 했답니다.

 

환한 미소와 함께 등장한 팡차오후이 교수에게 쏟아진 박수는 강연에 대한 방청객들의 기대감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어 강연을 어떻게 알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방청객들에게 동시통역기를 나눠줬고, 무대 정면에 마련된 모니터에서는 속기사의 동시번역이 출력돼 강의를 듣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팡차오후이 교수는 가장 먼저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강연의 처음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왜 매일매일 압박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 왜 우리는 이렇게 살아가야 하는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일에 대해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또, 무엇을 위해 살고 있습니까?’라며 물음을 던졌습니다.

 

이처럼 바쁘고 피곤한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법인 ‘수신(修身)’이 이번 강연의 주요 주제였습니다. 우리 내면의 세계를 조절하는 힘을 말하는 수신의 덕목은 다음 9가지입니다.

 

 

팡차오후이 교수가 말한 이 수신이란 삶의 흔들림과 방황 속에서도 나를 지키고 바른 길을 찾아가는 힘을 말하는 것입니다. 맹자와 시경, 주역 등 고대 유가경전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지루하고 어려운 일이 아닌 우리 인생 속에서 쉽게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옳다는 것은 알지마 배우기 어려운 옛 성현들의 가르침에 비해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그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의미있는 강연이었습니다.

 

 

 

 

‘수신의 9가지 덕목’을 보기만 해도 머리와 눈이 아파오고 졸음이 올 것만 같은 기분 들지 않으세요? 사실 이런 고전에 담긴 요소들은 현대인에게 피와 살이 되는 말이지만 쉽게 와닿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팡차오후이 교수가 말하는 수신의 덕목은 알고 보면 우리의 삶에서 이미 경험을 했고 고전과 인문학 속에 담겨 오래도록 전승돼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선 첫 번째 덕목인 수정이란 마음의 고요함과 평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를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유명한 고전 삼국지의 예를 들었는데요. 위나라 최고의 참모 사마의는 제갈량이 수천의 군사로 버티고 있는 성에 수만의 대군을 이끌고 공격 하러 나섰습니다. 하지만, 성벽 위에서 태연하게 거문고를 연주하는 제갈량을 보게 됐습니다. 사마의는 “제갈량의 거문고 소리가 흔들리면 공격을 하고, 평온하다면 퇴각해야 한다”고 말하며 제갈량의 연주를 들었는데요. 너무나도 평온한 그의 연주 소리에 필시 계략이 있다고 판단해 군대를 물러나게 했습니다.

 

 

이 일화에서 생긴 계략을 일컬어 우리가 아는 36계의 32번째 계략인 공성계라고 부르는데요. 제갈량의 거문고 연주의 비밀은 바로 ‘수정’에 있었던 거죠.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휩쓸리기 쉬운 우리를 안정시키는 방법은 정좌를 통해 수정을 깨우침에 있습니다. 평온한 마음은 어떠한 위협에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죠.

 

또한 ‘자성’을 이야기 하며 습관의 힘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작은 쇠사슬에 묶여 있는 거대한 코끼리가 충분히 쇠사슬을 끊을 수 있음에도 그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습관에 있다는 예를 들었는데요. 어릴 때부터 쇠사슬에 묶여 있던 코끼리는 어렸을 때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쇠사슬은 끊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 자라서도 쇠사슬을 끊을 생각을 못하는 거죠.

 

반복되는 삶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이처럼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한계를 허무는 힘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스스로를 살필 줄 알아야 하는데, 누구나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겠죠. 자기도 모르는 습관에 의해 길들여진 삶, 나의 단점을 알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은 바로 이 자성에 있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수신의 다른 항목들을 우리의 인생과 고전 속에서 사례를 찾아보며 나를 지켜내는 법에 대해 심도 있는 강연은 마무리 됐습니다.

 

 

 

학창시절 우등생이었으며 고분자재료학이라는 학문을 선택해 우수한 대학에 갔지만, 이상하게 아무리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고 재미도 느끼지 못했다는 팡차오후이 교수는 이후 자신이 하고 싶은 서양철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치면서 원하는 것을 찾았을 때 오는 행복을 알았고 더 발전된 삶을 살 수 있었다고 해요.


강연이 끝나고 방청객들과의 시간에는 최고의 인문학 교수답게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습니다. 인문학이 열풍인 사회이지만 정작 사회 시스템과 구조는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팡차오후이 교수는 중국도 역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인 칭화대에서 조차도 인문학 관련 전공의 학생들은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문학을 강제로 공부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인문학적인 이해가 교육 안에 녹아내릴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거죠. 인문학의 가치를 인문학 범위에서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배울 수 있는 교육 체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필요성을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넷 속도의 증가와 스마트 기기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종이신문 소비가 줄어 정보 수집 능력이 줄어든다는 점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인터넷의 뉴스를 읽는 것도 좋지만, 조작도 많고 극단적인 정보를 전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며, 이런 정보사회에서 양질의 정보를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있어 종이신문이 중요하다며 느리고 오래 걸리지만, 생각하는 읽기를 하기를 권했습니다.


고전과 인문학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 팡차오후이 교수의 강연을 끝으로 아이러브인 시즌5는 막을 내렸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명사들을 만나 같은 공간에서 호흡할 수 있었던 기회는 방청객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자 삶의 큰 힘이 되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팡차오후이 교수의 이번 강연도 오는 7월 중 방영이 될 예정인데요. 그가 말하는 세상 속에서 나를 지켜내는 힘!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통해서 놓치지 말고 꼭 들으시길 바랍니다. ^^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