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 3. 09:03ㆍ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중•고등학생 시절 선생님 몰래 교과서 뒤에 숨겨놓고 공부하는 것처럼 만화책을 보았던 기억이 있으신가요? 선생님께 들켜 만화책을 뺏기던 그때의 안타까움이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컸죠. 사실 그 뒷이야기를 보지 못한 궁금증에 공부도 잘 안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성인이 되었지만, 만화를 보는 것은 상상의 세계에서 재미를 찾는 즐거움이 있어서 남녀 할 것 없이 사랑받습니다. 이렇게 만화에 대한 추억을 만날 수 있도록 최근에는 카페이면서 만화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그때 그 시절의 달콤한 낭만을 찾아 사람들이 발길이 이어지는데요. 그래서 다독다독에서 만화 카페를 찾아갔답니다. 어떤 곳인지 함께 가시죠.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만화를 보면서 느긋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즐거운 작당’인데요. 만화를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만화 카페랍니다. ‘합정 은하수 다방’을 지도에서 검색해서 찾아간 뒤, 잠시 멈춰서 둘러보면 맞은편에 ‘Make Your Story Happen! 즐거운 작당’이라는 문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선글라스를 쓴 고양이 캐릭터가 눈길을 사로잡죠. 조금만 더 안으로 걸음을 옮기면, 그곳에는 깔끔한 건물에 지하로 갈 수 있는 입구가 나옵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즐거운 작당을 이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게시판이 보입니다.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고 신발장 열쇠를 들고 카운터로 가서 사용시간을 정하고 이용 카드를 받아서 움직이면 된다는 내용이죠. 고양이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귀여워서 머리에 금방 외워집니다. 그 옆에는 입구에서 보았던 로고의 문구가 있는데요. 하얀 벽에 검은색 글씨로 되어 있어서 입구에서 봤을 때와는 또 다른 이색적인 느낌이 가득하답니다.
실내에 들어서면 책장 가득히 꽂혀 있는 만화책에 놀라죠. 엄청난 수의 만화책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발을 딛는 것 같아서 잠시 멈칫하지만, 행복한 만남으로 가슴은 두근거립니다. 내려오면서 본 이용방법대로 신발장에 신발을 넣고 그 안에 슬리퍼로 갈아 신었죠. 열쇠를 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은 친절한 목소리로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안내했습니다. 그리고 신발장 번호와 같은 카드를 주셨는데요. 여기까지 했다면 이제 비어 있는 자리로 가서 자리를 잡고 만화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는 일만 남았습니다.
카운터에서는 일반적인 카페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와 함께 만화책을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군것질거리를 판매하고 있답니다. 이용한 금액은 모두 나가기 전에 계산이니 지갑에 든 돈이 얼마가 있는지 확인해서 이용할 수 있을 만큼만 이용하면 되죠.
이제 자리도 잡았고 만화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둘러보면서 구석구석 돌아보면 되는데요.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숨겨진 비밀 공간들에 꽂혀있는 만화책을 찾는 재미가 있습니다. 자리를 정할 때는 몇 군데로 나눠서 자리를 잡을 수 있는데요. 우선은 일반적인 테이블과 책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눕거나 편하게 다리를 뻗고 앉을 수 있는 방 형태의 공간이 있답니다. 이 공간은 두 사람이 이용할 수도 있고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는데요. 주말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니 양보해달라는 안내 문구도 보입니다.
쉽게 찾을 수 없는 비밀스러운 골방과 같은 느낌의 공간도 있답니다. 이 공간을 찾으려면 계단으로 된 책장을 찾아야 하죠. 그리고 그 옆으로 난 구멍을 통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밖에서 볼 때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자리가 넓고 편안하게 만화책을 볼 수 있지만, 개별적으로 나뉘어 있지 않죠. 카페 내에 이색 공간이니 찾아보는 것이 좋겠죠?
카페의 다른 한쪽에는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있을 것 같은 비상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상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죠. 이곳은 작은 전시회가 열리는 공간이랍니다. 방문했을 때는 <안녕, 여행>이라는 채지형 작가의 여행 이야기가 사진마다 매력적인 느낌으로 공간을 채우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통해서 만났던 사람, 풍경 등이 사진 속에서 이야기를 걸어왔죠. 어떤 곳은 발길을 머물고 그 사진으로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고, 어떤 사진은 해맑게 웃는 사람의 모습으로 행복을 채울 수 있었답니다.
즐거운 작당에서는 예전에 만났던 책 냄새가 가득한 만화방이 아닌 시원하게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만화책을 볼 수 있는 새로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볼 책을 한 권 한 권 고르고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입구에서 만났던 ‘Make Your Story Happen!’ 라는 문구처럼 행복한 이야기를 쓸 수 있겠네요. 가득 묻어난 만화책에 대한 향수와 아기자기한 공간의 아름다움을 만나러 이번에 찾아올 연휴 동안 떠나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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