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으로 점점 사라지는 무료신문

2014. 6. 19. 16:1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미지 출처_ 위키백과

 

요즘에는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신문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가 손에 들려 있기 때문이죠. 번거롭게 부피를 차지하는 지면 신문보다는 간편하게 주머니에 넣어 다닐 수 있는 휴대폰으로 신문을 만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점점 지면 신문이 줄어들고 있죠.

 

이런 지면 신문 중에 다른 신문과는 조금 다른 유형의 신문이 있었습니다. 기억하시나요? 바로 ‘무료신문’인데요. 일반적인 신문이 가격을 내야 살 수 있지만, 무료신문은 말 그대로 누구에게나 비용을 받지 않고 배포하는 신문입니다. 간이 거치대에 일정한 부수가 놓여 있어서 쉽게 가져갈 수 있었답니다. 2000년대 중반 지하철에서 이동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보던 것이 이 무료신문이었죠. 지하철에서 주로 배포되어 지하철 신문이라는 별칭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무료신문은 최근 들어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있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미디어를 대체하는 환경이 정보를 얻는 방법을 바꾸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점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는 무료신문의 과거와 현재를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미지 출처_ 한국기자협회 / 한국기자협회 

 

 

지금은 아침 출근길에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역에서 무료신문을 배포하는 거치대는 거의 없고 비어있는 선반이 많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는 인기의 절정을 누렸었죠. 지하철마다 사람들은 경쟁하듯이 무료신문을 보고 있었고, 무료신문의 선두주자인 메트로와 포커스의 열독률은 일부 중앙일간지를 앞서기도 했답니다. 이처럼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호응이 있었기에 일부 일간지들도 자매지 형식으로 무료신문을 창간했죠.

 

대부분 지하철이라는 공간에서 유통됐던 무료신문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지하철에서 이동하는 동안 마땅히 할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멀뚱멀뚱 다른 사람을 보는 것보다 잠을 자는 것보다 쉽게 할 수 있었던 것이 무료신문을 읽는 것이었죠. 이동시간도 짧게 느껴지고 유용한 정보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무료신문을 찾았던 것입니다.

 

또한, 신문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과 출•퇴근 시간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간결하고 쉬운 내용이 젊은 독자를 끌어왔고 읽는 즐거움을 선물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매체였죠.

 

 이미지 출처_ 위키백과

 

이렇게 많은 사람의 관심이 무료신문에 쏠리자 독특한 형태의 무료신문을 제공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2004년 창간되어 다른 언론사에 비해 후발 주자였던 데일리 줌이 가장 대표적이었는데요. 콘텐츠의 60% 이상을 만화로 채운다는 획기적인 전략으로 이현세 등 유명 만화가의 만화를 내세워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답니다.

 

이 밖에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연구한 무료신문연구에서 AM7은 종합 고급 무료신문을 지향하고, 데일리 노컷뉴스는 젊은 층과 여성층이 찾는 재미있는 신문을, 더시티는 석간 무료신문이라는 점을 부각해 집에 가져가서 볼 수 있는 충실한 콘텐츠를 지면에 넣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2009년부터 스마트폰은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사람들 사이로 쉽게 퍼져나갔습니다. 무료신문이 차지했던 지하철 안은 점점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으로 채워졌죠.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무료신문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했습니다. 그러한 문화적 전환이 일어나자 무료신문은 큰 타격을 받았죠. 거의 모든 수입을 광고에 의존해왔던 무료신문들이 경영난을 맞이하게 됩니다.

 

신문의 발행 부수를 조사하는 한국 ABC 협회의 자료에는 이 사실이 더 정확하게 확인이 되죠. 대표적인 무료신문인 메트로와 포커스의 발행 부수가 2007년 50만여 부에서 2012년 30만여 부로 5년 사이 40% 이상 크게 줄었습니다.

 

이미지 출처_ businesskorea 

 

이런 상황이 지속하니 지난 5월 무료신문에 커다란 파문을 불러왔습니다. 대표적인 무료신문 중의 하나였던 ‘포커스’가 지면 발행을 중단한 것이죠. 2003년 창간 이후 10년 8개월 만에 기약 없는 휴간에 들어갔죠. 지난해 4월에도 문화일보의 자매지인 AM7이 무기한 휴간을 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무료 신문은 메트로와 데일리 노컷뉴스뿐이랍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독자 중에는 독자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모바일에 특성화된 생활정보 신문으로 개발하면 계속해서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한편으로는 점점 없어지는 무료신문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놓는 사람들도 있죠. 꾸준하게 보던 사람인데, 점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발행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바뀐 이상 무료신문의 자리는 계속해서 좁아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하나로 모였죠.


 

 

하나둘 줄어드는 무료신문 사이에서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메트로는 새로운 플랫폼을 창간했던 만큼 변화된 환경에 발맞추어 진화했습니다. 지면만 믿고, 다른 신문사가 규모를 키울 때, 메트로는 플랫폼의 다변화만이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견딜 수 있다는 판단을 했죠. 그래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 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 매트로’사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홈페이지와 모바일 페이지를 개설해서 지면에서 보았던 내용을 쉽게 만날 수 있도록 했죠. 또한, SNS를 통한 독자들의 소통으로 어떤 것을 필요로 하고 어떻게 개선이 되는지를 분석하고 강화했답니다.

 

 이미지 출처_ METROSEOUL  /    데일리 노컷뉴스

 

그 결과 온라인•모바일을 비롯한 오프라인인 지면신문까지 발행 부수를 이어갈 수 있었죠. 모바일로 확산할 콘텐츠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의 포털사이트에 뉴스를 공급해 다양한 경로로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달되도록 했답니다. 이러한 노력은 현재 매트로 신문의 홈페이지 가입자 수가 25만여 명에 달하게 됐죠.

 

메트로 뿐만 아니라 지면은 잠정적으로 휴간에 들어간 여러 신문사도 모바일 콘텐츠로의 전환을 모색하면서, 무료신문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람들을 찾아가기 위해서 지금도 노력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점점 그 자리를 잃어가는 무료신문. 환경적인 영향이 가장 컸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르면 마치 역사 속의 유물처럼 역사 안에서만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더 나은 발전으로 살아남을 것인지는 이제 무료신문이 넘어야 할 산이죠. 하지만 이것은 무료신문만의 노력을 넘어 독자들의 문화도 달라져야 무료신문이 산을 넘을 수 있습니다.

 

소소한 이야기로 읽기 문화를 넓혀주던 무료신문이 없어져야 할지 아니면 유지되어야 하는지, 만드는 사람과 독자 모두 무료신문에 대한 생각을 곰곰이 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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