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먹을 것에 열광할까? 먹방 열풍 속으로

2014. 6. 26. 13:14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출처_ Flickr by M Glasgow


최근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O'live 채널에 방송 중인 ‘테이스티 로드(Tasty Road)’는 전국의 다양한 맛집을 소개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고, Y-star 채널에서 방송 중인 ‘식신로드’ 역시 잘 먹는 이미지의 연예인들을 앞세워 많은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프로그램은 단순히 먹을 것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현재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먹방 열풍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프리카TV에선 언젠가부터 먹는 방송(먹방)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대중들도 잘 먹는 스타에게 ‘먹방 스타’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먹방 혹은 먹는 것에 열광할까요?

  

출처_ 채널 A ‘먹방 Show 맛의 전설’ 홈페이지


인간의 삶에서 꼭 필요한 의식주(衣食住)에서 식(食)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식(食)은 인간의 식욕과 관련해서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최고의 관심사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사람들은 먹는 것에 더욱 열광하고 관심을 갖습니다. 페이스 북과 같은 SNS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음식사진을 보곤 합니다. 여러 지역의 맛집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생기기도 하고 심지어 아예 음식사진만 올라오는 페이지가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먹는 것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경제적으로 먹고 살만해진 우리의 생활에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경제력이 향상된 사람들은 단순히 배를 부르게 하는 음식이 아니라 맛과 비주얼(Visual)을 포함한 오감을 충족시키는 음식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의 수요증가에 따라 각종 매체들은 그런 음식을 소개하거나 직접 먹어보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새로운 음식을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낯선 음식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심리적인 이유로는 최근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사람들의 소외감의 증가에 있습니다. 과거부터 꾸준히 증가하는 1인 가구의 수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혼자 먹고, 혼자 생활해야 하는 1인 가구 사람들은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소외감을 느낍니다. 이런 경우 식사 중 제일 쉽게 접할 수 있는 TV나 인터넷에 모이게 되는데요. 다른 사람의 먹는 모습을 시청함으로서 같이 무엇을 먹는 것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거나 소외감을 덜어내려 합니다.

  

출처_ Flickr by chucknado


또한 이러한 열풍은 지치고 힘든 우리의 삶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비해 삶은 더욱 풍족해 지고 먹고 살만 해졌지만, 많은 사람들은 더욱 스트레스 받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10대는 학업으로 20대는 취업, 30~40대는 직장생활로,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자 우리는 먹는 욕구로 이것을 해소하려 합니다.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가장 쉽고 간편한 방법이면서 행복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고 음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혹은 타인의 먹는 모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출처_ 페이스북 ‘오늘 뭐 먹지’ 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우선, 식당이나 음식장사를 하는 자영업이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뭐 먹지?> 페이지를 통해 소개된 동네 치즈호떡가게는 불황 때문에 장사를 접으려 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 입소문을 타 불황을 이겨내고 다시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서 소소한 먹거리 장사를 통해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자영업들이 활성화 되면서 불황에 지친 상인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의 폐해 역시 존재합니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대기업 외식업체의 홍보의 장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맛집 선정과정에서 각종 비리가 오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유명 음식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는 대기업 업체에서 자신의 상표나 음식을 리뷰해 달라는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사람들의 순수한 음식 공유의 장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먹방 열풍의 문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출처_ 네이버 영화 ‘트루맛쇼’ 스틸컷


이처럼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는 먹방 열풍은 우리에게 먹는 것에 대한 행복과 음식이 주는 기쁨를 나누는 뜻깊은 현상으로 발전하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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