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서 말하는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방법은?

2014. 7. 8. 09:01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헤럴드경제 2014. 6. 25. 

 


아이는 태어나서 성장을 하는 동안에 시기에 맞게 두뇌가 발달합니다. 타고난 두뇌가 있지만, 환경적으로 어떤 학습을 하느냐에 따라 두뇌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요.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 도구와 자료가 많아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걱정부터 앞섭니다. 그런데 책만으로도 아이의 두뇌를 깨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을 알고 계신가요? 태어난 직후부터 성장하는 동안 책을 읽어줘야 한다는 이 연구 결과와 함께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6월 24일 뉴욕타임스에서는 아이를 가진 부모의 귀를 쫑긋하게 하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 발표한 새로운 권고안을 알린 내용이었는데요. ‘아이들이 태어난 직후부터 책을 읽어줘야 한다.’라는 주제였습니다. 아기가 출생 후 3년 이내에 뇌 발달의 중요한 부분이 대부분 이뤄지기 때문에,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어휘 구사 능력은 물론 대화 능력까지 좋아진다는 점이 반영되었습니다. 이 권고안은 신생아 단계 때부터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는 것을 가족의 필수 활동으로 삼아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서 작성되었습니다. 만 2세가 되기 전까지는 TV, 컴퓨터 등을 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답니다.

 

이 보도 내용 외에도 전문가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여러 매체를 통해서 밝히고 있습니다. 한 방송 매체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었던 내용을 보여줬죠. 수업하다가 산만해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그림책을 읽어줍니다. 아이들은 금세 조용해지면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친구들과의 장난도 멈춘 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음 대목에 주목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출처_ flickr by Susana Fernandez


이처럼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면, 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집중력과 듣기 능력이 향상됩니다. 또 어려운 단어와 문장에 대한 이해가 빨라지죠. 아이 혼자서 책을 읽을 수 있더라도 혼자 읽으면서 복잡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은 부모가 읽어주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동화 구연가 류정흔 씨는 “부모 중에 한 사람이 기쁜 감정, 슬픈 감정을 넣어서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금방 이해를 하고 문장을 쉽게 받아드리게 된다.”고 말합니다.

 

또한, 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언어를 받아드리는 폭을 넓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의사소통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말은 얼마나 많이 듣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감각이 키워지기 때문이죠. 말을 하지 못하는 아기가 어느 순간 말을 하게 되면 여러 단어를 한꺼번에 얘기하게 되는데, 이것은 이미 다른 단어들을 이해하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래서 신생아 때부터 책을 계속 읽어준 아이는 말을 일찍 배우죠. 일찍 말을 배우면, 더 많은 어휘와 표현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언어를 다루는 재미를 알게 되어 새로운 말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집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책으로 보는 내용은 혼자서 상상하고 감동을 찾아야 합니다. 마치 연극을 희곡으로 읽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부모가 책을 읽어 주면, 글자만 있던 세상에 행동과 목소리로 옷을 입어서 연극을 보는 것처럼 여러 감각을 통해서 받아드리게 되니 이해가 쉽고 감동하게 됩니다.

이야기를 전달해준다는 것은 이렇게 글자만의 세상에 여러 감정을 더해서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것은 아이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하죠. 거기에 과학적 근거를 더하면,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중학생이 될 무렵까지 읽기보다는 이야기 형식으로 된 듣기에 더 관심을 보이고 집중하도록 합니다. 

 

 

출처_ flick by christina rutz

 

 

 

이렇게 책을 읽어주는 동안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많지만, 유독 아이가 책을 싫어하거나 읽는 동안을 못 참는다면, 책을 읽어주는 방법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가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좋아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로 책 읽는 시간을 통해 아이와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법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단순히 단어나 문장을 읽어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죠. 책을 통해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주거나 팔짱을 끼고 책을 읽는 등 신체적인 접촉을 하면서 책을 읽는 방법이 좋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책을 읽는 동안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에 안정감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 시간을 좋아하게 만들죠.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집니다. 

 

 

출처_ flickr by Caitlin Regan

 

두 번째 방법은 책을 읽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어줄 때 아이와 유대감을 쌓았다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놓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죠. 아이들은 일정하게 일어나는 일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책장에서 책을 스스로 가져와 읽어달라고 하게 됩니다. 그렇게 습관이 되면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아도 아이는 책과 가까이 합니다.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다면 더욱 효과적입니다.
 
세 번째 방법은 반복해서 읽어주는 방법입니다. 책을 읽어 주는 일이 반복되면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책이 생깁니다. 그때는 읽었다고 다른 책을 읽어주는 것보다 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구절을 기억하거나 중요한 단어를 외우고 짧은 문장으로 만들어서 말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이 시기가 계속 이어지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준비가 되어서 다른 책을 주어도 읽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됩니다.

 

 

출처_ flickr by Quinn Dombrowski

 

 

네 번째 방법은 책을 실감나게 읽어 주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면 아이가 정말 관심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에 맞는 책을 골라 읽어주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관심 있는 책도 읽어주는 부모가 재미없게 읽는다면, 쉽게 책 읽기를 포기하는 것도 아이입니다. 따라서 책을 읽어 줄 때는 쑥스러워하거나 어색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떻게 해도 아이는 부모의 목소리나 행동이 재미있을 뿐 평가를 하지 않습니다. 함께 같은 목소리를 흉내내보면서 흥미를 계속 유지 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다섯 번째 방법은 일상생활을 이야기로 만들어 들려주는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활동하는 것보다 뛰어 놀고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책을 읽어 주는 시간에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산만해집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것들을 이야기로 만들어서 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날은 아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도 좋고, 어떤 날은 부모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좋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아이에게 떠오르는 것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거나 책을 찾아서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도 가능하죠. 이렇게 하면 아이는 자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를 쏟아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일상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소재로 하면, 쉽게 주변에 있는 사물에 이름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단어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서 알려주면 새로운 단어를 이야기를 통해서 알게 되죠. 이러한 이야기가 책 속에 더 많이 있다는 것을 아이가 깨닫도록 유도하면, 아이는 이야기를 만나기 위해서 책을 읽게 됩니다.  

 

 

출처_ flickr by Naomi

 

 

 

부모가 가장 소중하게 남는 것은 아이와 만들었던 추억입니다. 어딘가를 가서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매일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모습은 아이에게 평생을 가도 잊히지 않는 소중한 추억일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차근차근 아이와 추억을 쌓고 싶다면, 책을 꺼내 목소리 내어 읽어주시면 어떨까요? 아이는 당장에라도 환하게 웃으며 다가와 책을 함께 읽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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