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10. 09:02ㆍ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출처_fifa.com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이제 결승전과 3, 4위전 단 두 경기만 남겨두고 끝을 달리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월드컵 우승국에 대한 관심 외에도 어떤 선수가 득점왕에 오를지, 최우수선수에 누가 선정될지 등 경기 외적인 결과에도 주목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시상식은 경기결과를 예측하는 것만큼 재미있고 기대되는 스포츠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입니다. 축구에 있어서 가장 유명한 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발롱도르’가 그것인데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재능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해 동안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FIFA 발롱도르는 사실 두 개의 상이 하나로 통합되어 지금의 축구를 대표하는 시상식이 되었습니다. FIFA 발롱도르 이전에는 국제축구연맹 FIFA가 제정하는 ‘FIFA 올해의 선수상’과 프랑스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시상하는 ‘발롱도르(Ballon d`Or)가 존재했고 매년 두 개의 상을 통해 최고의 축구선수를 선별했습니다.
이렇게 두 개의 시상식이 진행되던 와중에 지난 2010년 FIFA와 프랑스풋볼은 FIFA 홈페이지(www.fifa.com)을 통해 ‘매년 각각 제정해 시상하던 두 개의 상을 하나로 통합해 FIFA 발롱도르로 단일화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라는 타이틀은 단 한 명의 선수에게만 주어지면서 시상 결과는 축구팬들을 더욱 흥분시키게 됐고, 선수 개인에게도 영광과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FIFA 올해의 선수상과 발롱도르의 역사에 대해 잠시 이야기 해볼게요. FIFA 올해의 선수상은 지난 1991년 독일의 로타 마테우스(Lothar Matthaeus) 선수가 첫 수상자로 선정된 이래 매년 남자와 여자 부분으로 나뉘어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를 가려왔습니다. FIFA에 가입한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이 투표자로 나서, 선정하는 방식입니다.
발롱도르는 축구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수여하는 상으로 지난 1956년에 제정돼 현재까지 5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역사와 전통이 있는 상입니다. 당초 유럽리그에서 뛰는 유럽 출신의 선수에 한해 시상했지만, 1995년부터는 범위를 외국인 선수까지로 확대해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출처_fifa.com
그럼 FIFA와 발롱도르는 왜 통합을 하게 된 것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전해진 바 없지만, 양측이 통합을 결정한 건 FIFA의 ‘권위’와 발롱도르의 ‘역사’를 바탕으로 최고의 선수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수상자는 매년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서 가려지며, 최고 감독상과 최고 기술 지도상, 베트스 일레븐 등의 부분도 시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FIFA 발롱도르의 역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의 발롱도르로 통합된 이후 총 네 번의 시상식에서 발롱도르의 영광을 차지한 선수들은 단 두 명뿐이라는 것인데요. 한 선수가 연이어 발롱도르의 주인공이 되면서 명불허전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임을 증명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아르헨티나의 주장이자 스페인 라리가 FC 바르셀로나의 중심 리오넬 메시 선수입니다.
출처_ Flickr by calciostreaming
발롱도르 이전의 FIFA 올해의 선수상까지 포함하면 FIFA 발롱도르를 거쳐간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많습니다. 리오넬 메시 선수는 축구의 신 브라질의 ‘호나우두’, 아트사커의 창시자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포르투갈의 황금 세대를 이끈 ‘루이스 피구’ 등 축구를 상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들을 뛰어넘으며 최다 수상자라는 역사를 썼습니다.
2009년에 이어 2010, 2011, 2012년 무려 4연속 수상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그 누구도 그의 활약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매번 최종후보까지 함께 오른 포르투갈의 호날두 선수는 메시 선수로 인해 영원한 2인자라는 씁쓸한 수식어가 붙기도 했죠. 하지만, 지난 2013년에는 드디어 발롱도르의 타이틀이 호날두 선수로 넘어갔는데요. 발롱도르를 두고 벌어진 두 선수의 미묘한 대결 역시도 매회 시상식마다 빠질 수 없는 재미였습니다.
출처_경향신문
현대뿐만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축구는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이 강세를 보였습니다. 아시아는 여전히 축구에 있어서는 약소대륙이라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죠. 상대적으로 유럽 선수에 비해서 빛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아시아 대륙은 발롱도르와 크게 인연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발롱도르가 아시아 선수를 무조건 외면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던 설기현 선수가 2002년 당시 발롱도르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소속팀이었던 벨기에 리그의 강호 RSC 안더레흐트에서 활약하면서 주가를 높인 설기현 선수는 2002년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록 표를 받지 못했지만, 유럽 선수들만으로 가득 찬 후보 명단에 아시아인으로는 드물게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2005년에는 박지성 선수도 발롱도르 후보에 이름을 올린 바 있습니다.
출처_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ManUtd)
남자축구의 경우에는 유럽이 강세를 보이지만, 여자축구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물론 최강팀 미국이 버티고 있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북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활약이 유독 눈이 부신데요. 이 때문에 발롱도르 여자 부문에서는 아시아 선수의 수상이 이상한 것만은 아니게 됐습니다. 비록 미국과 독일, 브라질 선수들이 발롱도르 수상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2011년 일본의 사와 오마레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아시아 여자 축구의 위상을 높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첼시 FC 레이디스의 지소연 선수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한국인 최초로 발롱도르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년 최고의 축구선수들을 뽑는 발롱도르는 전세계 모든 축구선수들이라면 꿈꾸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재 발롱도르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지난 2013년 호날두 선수가 발롱도르를 수상한 후 ‘단순 인기상’이라거나 ‘위로상’이라는 비아냥도 있었고, 특정 리그 선수와 인종을 차별한다는 의혹도 많았습니다. 무엇보다 상을 받을 사람이 이미 정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한때 사진자료까지 SNS상에서 돌며 발롱도르는 축구팬들의 공격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비난은 오래전부터 있어왔습니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모르지만, 적어도 수상에 있어서 팬들과 축구 관계자들이 인정하지 못할 의구심이 드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런 비난의 여론을 의식해서라도 FIFA는 더욱 객관적이고 엄정한 평가자료를 바탕으로 수상자를 선정함에 더욱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출처_fifa.com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발롱도르이지만, 어쨌든 다음 2014년 수상자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호날두 선수의 연속 수상이냐 메시 선수의 재탈환이냐 혹은 새로운 신성의 등장이냐, 월드컵이 진행되면서 발롱도르 수상자에 대해 미리 점쳐보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당장 실현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머지 않아 우리나라에서도 발롱도르 트로피를 번쩍 드는 선수가 탄생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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