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읽기 좋은 추천 동화책!

2014. 7. 16. 08:5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flickr by one2c900d



지난 6월 18일에 미국 인터넷 서점 아마존은 특별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때 참석할 사람들에게 초청장으로 보낸 것은 동화책이었습니다. ‘미스터 파인스 퍼플 하우스’라는 동화책과 함께 CEO 제프 베조스의 서명이 담긴 편지가 있었습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동화책이기에 큰 행사로 초청하면서 사용했다고 합니다. “세상의 무언가의 작은 차이를 가질 때,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된다는 사실에 동의할 거로 생각한다.”는 그의 말은 그가 보낸 동화책의 내용에서 알 수 있습니다.


이 동화책의 내용은 ‘개성’을 주제로 합니다. 주인공인 파인 씨는 바인스트리트의 자신의 집과 다른 집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모든 집이 똑같이 하얀색으로 칠해져 구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파인 씨는 나무를 심기도 하고 집을 보라색으로 칠하면서 개성을 드러내려 계속 시도합니다. 


이렇게 초청장으로 보낸 동화책은 아마존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개성’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사람들이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입니다. 아마존의 CEO는 동화책의 특성을 잘 활용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답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고 해도 아이들이 읽는 책이라고 생각한 동화책이 주는 메시지가 성인들에게도 공감을 얻어 최근에 성인들도 동화책 읽기에 빠지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자신이 동화책에 빠진 경우도 많은데요. 그래서 오늘은 성인들도 빠지게 한 동화책을 만나보겠습니다.



출처_ flickr by vanhookc




과거에는 동화책이라고 하면 아이들이 보기 때문에 내용도 볼 것이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이 동화책을 보고 있으면, “아기들이나 보는 책을 보고 있느냐?”라며 다른 책을 읽으라고 충고하는 부모가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인들이 동화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다가 내용에 너무 감동 받아서 동화책을 계속 읽는 사람도 있고, 우연히 서점에서 아이에게 줄 선물을 찾다가 읽어보고 감탄하며 동화책에 빠진 사람도 있습니다. 


이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동화책은 목적상 아이들이 읽기 쉽게 만든 책입니다. 그래서 가장 쉬운 단어로 글이 진행됩니다.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삽화도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쉽게 읽고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볍게 끝나는 것이 동화책이 아닙니다. 아이일 때는 ‘내용이 그렇구나’하며 지나갈 수 있는 부분이지만, 성인이 되어 경험하면서 쌓였던 삶의 모습이 동화책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동화도 작가가 삶에 대한 통찰을 통해서 그 안에서 감동을 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쉬운 어휘로 쓰였지만, 우리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보다는 어른의 눈을 가졌을 때 보이는 삶의 모습과 삶에서 얻었던 감동이 묻어납니다. 


이러한 것은 동화책을 내는 많은 출판사에서 단지 아이만 보는 책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어른이 읽어도 좋은 동화책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화와 단순한 이야기의 형식으로 쓰였지만,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성 있는 삽화와 스토리가 들어 있어서 상징하는 의미가 결고 가볍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이들을 위해서 책을 고르고 어른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 즐거운 동화책 읽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출처_ flickr by Travis Seitler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면서 어른에게도 감동을 주는 동화책은 세계 곳곳에서 출간되고 잇습니다.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를 가진 동화책들은 출간되어 외국에서 번역되어 보는 경우도 있고, 어른들의 관심이 높아져서 유행처럼 번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인터넷서점에는 이미 많은 수의 동화책이 올라왔다가 내려지길 반복합니다. 이 동화책 중에서 국내에서도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은 동화책이 눈에 띠었습니다. 수많은 동화책 중에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몇 권의 동화책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소개해드릴 동화책은 프랑스 문학가 알퐁소 도데가 쓴 『스갱 아저씨의 염소』입니다. 이 책에는 염소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블랑께뜨’라는 이름의 염소는 스갱 아저씨의 집에서 컸습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자 그는 울타리 넘어 세상으로 나가길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적인 세상을 꿈꾸는 블랑께뜨와는 달리 스갱 아저씨는 세상의 무서움을 알고 있어서 나가는 것을 반대합니다. 결국, 블랑께뜨는 아저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으로 뛰쳐나가 늑대를 만나 비극적인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이 안에는 성인들이 항상 고민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안전함’과 ‘자유’라는 두 가지 갈림길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과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의 무게가 무겁다는 사실을 담아냈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에 대한 고민을 해보길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가득했습니다.



출처_ 교보문고



두 번째로 소개해드릴 책은 고양이를 소재로 한 동화책 『빨강이 어때서』입니다. 이 책은 작가인 사토 신과 그림을 담당한 니시무라 도시오가 힘을 합쳐 펴낸 책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검정과 하양 엄마 아빠에게서 돌연변이로 태어난 빨강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남과 다르게 태어났기 때문에 겪는 일들을 담았습니다. 


작가는 똑같아지는 세상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서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책에 담고 있습니다. 모두 똑같아서 지루한 세상이 아닌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상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며 살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이야기합니다. 개성이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남을 기준으로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것이 아닌 누구나 아름답다고 존중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밀가루를 온몸에 뿌리면 하얘질지 몰라!”

하양이가 하얀 밀가루를 좌르르.

그 바람에 콧속으로 밀가루가 들어와 콜록콜록.

난 하얘지고 싶지 않았어!


“진흙 속에서 놀면 까매질지 몰라!”

까망이가 까만 진흙을 덕지덕지.

그러자 온몸이 얼룩덜룩.

난 정말 까매지고 싶지 않았어!


“페인트로 무늬를 그려 넣자!”

줄무늬랑 얼룩이가 페인트로 쓱싹쓱싹.

하지만 내 예쁜 빨간 털이 엉망진창.

난 줄무늬도 얼룩이도 되고 싶지 않았어.”


- 『빨강이 어때서』 중



출처_ 교보문고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동화책은 아이와 함께 보면서 어른이 설명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로 작가 숀 탠이 삽화만으로 만든 『도착』입니다. 무려 841개의 삽화만으로 이루어진 동화책인데요. 글이 없고 삽화만 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볼 때는 어른이 상황을 이해하고 설명해야 합니다. 


이 책은 모든 이민과 망명객, 그리고 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작은 사연들을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 만든 호주의 이민사를 그리고 있고,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세계로 나가는 자가 갖는 두려움과 고독,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새로운 세계에 모인 사람들이 서로 돕고 위하는 마음씨와 따뜻한 정서에 흠뻑 취할 수 있습니다. 


모두 삽화만으로 되어 있고 글이 없어서 상상력으로 대사를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고, 흑백으로 그려진 삽화를 통해서 마치 20세기 초의 흑백 무성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지은 작가 손 탠이 중국인과 호주 백인 사이의 혼혈아로 태어나 오스트레일리아인으로 살아왔던 독특한 정체성과 삶의 경험이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면서 그림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답니다. 



출처_ 한겨레 2008. 2. 1.




동화책은 이제 아이만이 읽던 책이 아닙니다. 아이와 어른이 모두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 등장하면서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자신이 어렸을 때, 만났던 동화책을 자신이 커서도 다시 자신의 자식에게 읽혀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동화책이 등장해서 세상에서 선보일지 모르지만, 나이가 들어가도 다시 읽으면서 새롭게 그 의미가 와 닿는 그런 동화책이 계속 나오기를 다독다독에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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