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8. 11:16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 교보문고 북뉴스
한 해에 출간되는 책이 수 만권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베스트셀러라는 것은 다수의 사람이 선택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로 좀 더 세분화하면 분야에 따라 베스트셀러가 달라지지만 대체로 분야를 막론하고 이 주의 베스트 내지 이달의 베스트 50위 안에 들었다고 하면 상당히 많은 사람에게 선택을 받은 책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그만큼 그 책에서 많은 사람이 얻을 것이 있고 깨달을 것이 많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특히, 출시된 지 보름도 되지 않은 작품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에는 약간 뒤집어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은 먼저 책의 저자가 유명한 경우입니다. 저자가 이미 다른 책을 낸 적이 있어 그 저자에 대해 믿음이 있는 경우, 사람들은 책 내용을 따져보지 않고 구매를 합니다. 아니면, 유명인이 책을 출판한 경우에는 내용을 떠나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그 책을 선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평소 유명인이 한 행동이나 말 등에 영향을 받아 구매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평소에 와 닿지 않은 이상한 말만 하는 사람이 펴낸 책을 읽으려고 할 사람은 없으니 말이죠. 이런 분들의 책은 사실 책이 출간되기 전부터 어느 정도 사람들의 관심을 이미 받고 있기 때문에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외에 보름도 되지 않았는데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는 출간과 동시에 꽤 많은 분량의 책을 구매하는 겁니다. 보통 베스트셀러가 하루 단위, 일주일 단위, 한 달 단위 식으로 구분되어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며칠만 집중적으로 구매하면 됩니다. 꼭 수 백 권씩 살 필요없이도 얼마든지 상위권에 포진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하루에 특정 인터넷 서점이나 일반 서점에서 몇 십 권씩 팔리는 책이 많지는 않기에 얼마든지 초기 바람몰이식으로 가능합니다.
얼마 전에는 특정 출판사에서 자신들이 출판한 책을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고 만들었다는 뉴스도 나와 있는 것처럼 초반에 바람몰이를 잘만 하면 사람들이 단지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만으로도 구매를 하므로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같은 분야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면 이왕이면 베스트셀러인 책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은 당연합니다.
우리가 책을 고르는 데 있어 미리 읽어보지 않는 상태에서 그 책이 좋은지 나쁜지를 알 수 없습니다. 결국, 얼마나 책의 광고가 좋은지 여부와 책 내용을 간단하게 보여주는 다이제스트가 잘 나왔는지 아닌지, 책이 눈에 잘 들어오는 곳에 전시되어 있는지는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책을 선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데, 베스트셀러는 너무나도 크게 우리가 책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출처_flickr by Stephan Geyer
좋은 책을 읽으면 리뷰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책을 읽는다고 꼭 리뷰를 올리는 것은 아닙니다. 100만 부 팔린 책 같은 경우에도 리뷰는 모든 인터넷서점을 다 돌아다니면 올린 숫자가 좀 더 늘어나겠지만, 특정 인터넷 서점을 보더라도 올린 리뷰의 숫자는 팔린 숫자에 비해 100분의 1에도 못 미칠 100~200개 사이가 다입니다.
이렇게 따질 때 책이 출판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리뷰가 상당히 많은 숫자가 있다면, 사실 이것도 의심의 눈초리로 봐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어도 리뷰를 올린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데 출간된 지 한 달도 안 된 책이 상당히 많은 리뷰가 있다면 다른 책에 비해 좀 이상하다고 봐도 됩니다. 물론, 매우 좋은 책이라 리뷰를 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나와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개인적으로 여러 출판사를 통해 한 달에 몇 권 정도의 책을 받습니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을 주면서 공짜로 줄 이유는 없겠죠. 당연히 책을 읽고서 리뷰를 올릴 것을 제안합니다. 흔히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출판사에서 직접 하는 광고는 믿을 수 없지만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 읽고 올린 리뷰는 믿을 수 있는 거죠. 저 같은 경우에는 한 달에 올리는 리뷰 개수가 많고 블로그에 올리는 리뷰의 조회수도 꽤 되는 편이라 출판사 입장에서는 책 한 권 선물하는 것이 더 이익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내는 출판사의 책이 저 한 명은 분명히 아닐 겁니다. 최소 몇 명에서 몇십 명까지는 확장될 수 있습니다. 될 수 있는 한 책을 읽고 느낀 대로 올리는 편이지만 인지상정이라는 것을 완전히 벗어 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출간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책이 유난히 리뷰가 많다고 하면 약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더구나, 글을 읽고 느낀 게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완벽한 책은 없다고 볼 때 좋다고 하는 리뷰 일색이라면 더더욱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출처_ 네이버 책 <칼의 노래> 리뷰
베스트셀러는 다수의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책을 고를지 혼란스럽고 간만에 책을 읽으려고 하니 책의 종류는 너무 많은데 바로 눈앞에 베스트셀러라고 보이는 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베스트셀러 책이 이상하고 내용이 형편없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읽는 책은 책이 문제가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이 어떤 접근을 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고 단 5%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우리는 그 책을 읽어 도움이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베스트셀러를 통해 우리는 현재 이곳에서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고 사람들이 현재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베스트셀러가 하나 나오면 그와 비슷한 종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분명히 문제지만 - 원래부터 준비했던 작품이 시기가 맞아떨어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 급하게 완성한 작품들이기에 -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들이 거의 예외 없이 당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긁어주거나 해소해 준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인가 대다수 사람이 느끼고 있는 공통점은 책으로 나왔을 때 그 파급력은 어마합니다. 그런 이유로 베스트셀러를 일부러 만드는 것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아주 잠시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지만, 그 기간은 급격히 소멸하고 맙니다. 그런 이유로 개인적으로는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를 더 선호합니다. 베스트셀러는 굳이 꼭 읽으려고 한 적이 거의 없습니다만 스테디셀러 같은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의 입소문에 의해 그 책의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고 있기에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누군가가 추천하는 책이라면 믿을 수 있는 것과 같죠.
출처_ 경향신문 2014. 7. 4
매년 베스트셀러를 발표합니다. 각 서점에서 발표도 하고 여러 단체에서도 올해의 책이라는 타이틀을 통해 사람들의 투표를 근거로 발표하기도 하고 판매지수를 비롯한 실적을 근거로 발표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올해의 베스트셀러를 자세하게 보면 그 해에 사회에서 벌어진 현상이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사람들이 가진 심리와 생각들을 읽을 수 있습니다. 대다수 사람이 공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택된 책이 바로 베스트셀러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지속해서 유익한 정보와 감성과 공감대를 형성한다면 스테디셀러가 되는 것이고 아주 아주 긴 시간을 지나도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라면 우리가 말하는 '고전'이 되는 거죠.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주는 것이 있다면 그 책은 초반에는 관심을 받지 못해도 결국에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책이 진짜배기 책이라고 할 수 있죠.
출처_ flickr by Andy Simonds
평소에 대형서점을 갈 때면 꼭 베스트셀러 코너를 가 어떤 책이 올라왔는지 눈여겨보는 편입니다. 그 책이 좋은 책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최소한 다수의 사람에게서 선택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무엇인가 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죠. 베스트셀러라고 꼭 읽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눈여겨봤다가 훨씬 나중에 읽을 기회가 되면 읽습니다. 오히려 베스트셀러를 괜한 청개구리 심정으로 읽지 않으려고 할 때도 있습니다.
운 좋게 베스트셀러가 되기 전에 출판사에서 보내 준 책을 읽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베스트셀러에 눈이 가는 것은 인간의 당연한 심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이라며 믿고 읽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많은 사람이 관심 있어 하고 현재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책이라 여기며 트랜드를 파악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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