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코리아헤럴드 기자가 영자신문 기자 지망생에게 주는 조언

2014. 9. 19. 13:02다독다독, 다시보기/영자신문 읽기

출처_ http://presse.leisuregroup.at



영자신문사에 근무하면서 가끔 입사관련 정보에 대한 문의를 받습니다. 본인이 영자신문 기자가 되고 싶은데 영어실력은 어떤 수준이어야 하며 기타 조건은 어떤지 묻는 경우입니다. 구체적인 준비 방법과 학습법에 대한 질문도 많습니다. 


얼마 전 다독다독 독자 분이 바로 그 질문을 해와서 예전 자료들을 모두 찾아보았습니다. 영자신문에 관련된 입사정보와 준비를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료인데, 아주 오래 전에 제가 만들어 놓은 자료 1건 밖에 없더군요. 그간 세월의 변화도 감안해서 일종의 업데이트 버전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기자 지망생이 아닌 일반독자를 위해 나름 고민을 했습니다. 아래 내용을 작성하면서 기자 지망생이 아닌 일반독자도 영자신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영어학습에 적용할 수 있는 팁을 포함시키려 했습니다. 쉽게 설명 드리기 위해 가상의 (물론 일부는 실제 질문) Q&A 형식을 적용했음을 알려드립니다. ^^



 영어로 글을 쓰는 능력이 탁월한 ‘Generalist’


  다독다독을 통해 영자신문에 관한 칼럼 잘 받아보고 있습니다. 저는 근래에 영자신문사 기자가 되고 싶은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하는지 궁금해서 메일 드립니다.

 국문신문과 영자신문은 자격요건에서 겹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부분도 많습니다. 일단 제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기자로서 필요한 소양과 자질입니다.


1) 호기심 + 지적 탐구심 (자체적인 리서치 및 학습능력 포함) 

2) 가치판단력 + 논리력 (취재와 기사작성은 끊임없는 논리적인 가치판단의 과정) 

3) 독창적인 스토리텔링 능력 (실제로 배우기 상당히 어려운 기술) 

4) 추진력 + 체력 (인터뷰 섭외를 비롯 취재활동에 필수) 

5) 의사소통 능력 (글 쓰기, 말하기, 듣기, 공감능력)


개인적으로 글은 조금 쓰는데 1~4번이 부족한 사람의 경우 중간에 퇴사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특히 시사에 대한 관심이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경우 기사에 관련된 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못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기사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렵습니다. 영자신문은 위의 5가지 기본조건에 추가적으로 영어구사능력, 특히 영어로 글을 쓰는 능력이 탁월해야 합니다. 


 

출처_ pixabay.com by TheAngryTeddy



 특정 분야에서의 전문지식(예를 들어 금융, 문화 등)을 쌓아야 수습기자가 될 수 있나요? 

 처음 영자신문에 들어오면 보통 사회부에서 가장 기본적인 취재요령과 기사 쓰는 법을 배우고 이후 1~2년 주기로 다른 부서나 분야로 순환배치 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전문 분야를 깊게 연구해서 전문기자가 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기자는 전문가(specialist)라기보다 다방면의 지식을 가진 사람(generalist)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리부터 특정한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절대적인 입사요건은 아닙니다. 


그보다 실전에 들어가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일반상식과 이슈에 관련된 배경지식입니다. 이를 늘리기 위해서 국문 및 영문으로 된 신문, 잡지,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매일 접하고 주요 기사는 스크랩해서 이슈별로 따로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대략적으로 상식시험 및 영어 에세이, 영문기사 작성능력, 취재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외에 학력이나 공인영어성적이 반영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입사지원자들을 보면 해외 대학 출신이나 해외거주 경험이 꽤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파가 아니면 입사할 수 없거나 국내 좋은 대학을 나와야 한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다른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입사해서 제대로 취재하고 영어로 기사를 쓸 수 있는 능력과 성장가능성이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공인영어성적은 참고로 사용하지만 필기시험에서 본인의 진짜 영어실력을 다 드러내기 때문에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TOEIC 점수의 경우 점수 인플레이션이 심하지만 실제 필기시험을 채점해보면 점수와 실력이 제대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본인의 영어실력이 일정 수준에 올라 있는 상태라서 공인영어시험을 보면 점수가 자연스럽게 높게 나오는 상태가 되어야지, 속성으로 영어시험을 공부해서 점수를 올려봤자 입사에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최근에 지원자들의 공인영어시험 평균 점수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계속 오르고 있다고 봅니다. 


 

출처_ 코리아헤럴드 뉴스레터 <코리아헤럴드 23기 수습기자들>



 한국어로 취재하고 영문기사화 할 수 있는 능력!


 일반적인 영작과 영문기사 작성은 따로 공부해야 하나요? 

 대학교에서 배우는 일반 영작은 주로 5-paragraph essay를 기본으로 academic writing 위주입니다. 영문기사는 영어글쓰기라는 큰 범주에서 한 단계 안으로 들어가 나름의 작성원리를 가지고 있는 세부장르입니다. 이런 장르적 특성을 알고 기사를 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는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평소에 영자신문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기사를 분석하고 본인이 직접 써보는 훈련을 많이 하시는 편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다독다독에 제가 지금까지 연재한 칼럼의 상당부분이 영문뉴스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


 저는 국내에서 공부한 순수한 국내파인데 해외 장기간 거주 경험이 있는 해외파가 입사에 유리한가요?

 국내파/해외파는 명확한 구분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거주했지만 영어원어민과 결혼해서 10년 이상을 지낸 사람은 해외파 보다 영어능력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고, 반대로 해외에서 10년 이상을 지냈지만 주로 한국사람들과 어울리고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은 발음만 조금 좋을 뿐 엉터리 영문을 제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성인이 되기 이전에 해외에서 4년 이상 거주한 사람의 경우 해외파라고 간주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역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닙니다. 저는 국내파에 속하는데 영자신문에서 근무하면서 국내파의 장점도 많이 경험해서 꼭 한쪽이 유리하다고 말하기는 힘들다고 봅니다. 공통 조건은 역시 한국어로 제대로 취재할 수 있고 이렇게 취재한 내용을 제한 시간 안에 영문기사화 할 수 있는가 입니다. 


국내파의 경우 외국인 취재원과 영어로 인터뷰를 원활하게 진행 할 수 있는 회화 실력도 필수입니다. 반대로 해외파의 경우에는 비교적 어려운 한국어로 되어 있는 자료를 빠르게 해독해 취재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합니다.





 영어 어휘력이 부족하고 문장도 단순한데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영자신문 기자는 영어가 전달매체이기 때문에 영어 어휘력과 작문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휘공부는 단순히 뜻을 파악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의어를 공부하고 또 같은 의미의 단어라고 하더라고 각각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절한 단어는 무엇인지 공부를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좋은 기사를 쓰기 위해서는 우선 좋은 기사를 많이 읽어야 합니다. 자신이 지망하는 영자신문을 꾸준히 읽고 좋은 표현을 따로 정리해서 암기하시기 바랍니다. 필사도 좋은 학습방법입니다.


문장의 스타일과 관련해서는 뉴스의 성격을 생각해야 합니다. 화려한 문체와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혹시 영어학원에 다니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개인적으로 통역대학원 준비학원에 등록해서 1~2개월 본인의 실력을 테스트 하는 목적으로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통역대학원 준비학원의 과정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라면 중상급 이상의 실질적인 영어실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자신문 기자의 업무를 보면 전문 통번역사의 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배경지식의 습득과 간결한 영어표현의 축적, 영어의 전반적인 능력 (청취, 회화, 독해, 영작)은 양쪽 분야에서 모두 요구됩니다.


 

출처_[양승진 기자의 파워노트] 코리아헤럴드 영어공부 활용법



 다른 구체적인 준비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3가지 기본적인 훈련방법입니다. 


(1) 목표로 하는 영자신문 매일 정독하기 (주요 국내기사, 외신기사를 철저히 분석, 주요표현 암기)

(2) 분야별로 돌아가면서 영문기사 필사와 요약연습. (영어 원문을 한 문장씩 읽고 외워서 필사한 뒤 교정하면서 틀리는 부분을 중점 체크. 영문 기사를 빠르게 읽고 중심 내용을 최대한 기사에 실린 표현을 사용해서 요약하기)

(3) 한영 뒤집기 연습. (국문지의 기사를 보도자료로 생각하고 영문기사화 한 뒤 같은 기사를 영자신문에서 찾아 비교해보기)


 영자신문 기자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영자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것은 나름의 어려움과 보람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기자의 능력, 즉 특정한 상황, 사건, 이슈를 한국어로 취재해 분석하는 능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더불어 기사 내용을 효과적으로 영어로 전환시키는 능력도 필요합니다. 한국에 관심 있는 영어권 독자를 주요 독자로 하기 때문에 한국사회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도 남다른 성취감을 줍니다.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고, 끈기 있고, 넓고 깊게 생각하는 기본적인 기자의 자질을 연마하면서 동시에 한국어 뉴스를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영문으로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키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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