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5. 13: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9월 이른 추석이 지나고 본격적인 가을이라는 느낌이 드는 시기입니다.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불리며 많은 사람에게 ‘독서하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요. 저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보는 것보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가까운 공원으로 자전거 타고 나가 벤치에 앉아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강하지 않은 햇볕과 상냥하게 부는 바람 사이에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좋은 기분을 선물하니까요.
혹시 아직 공원에서 책 읽는 재미를 느껴보지 못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한 번쯤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카페에서 들리는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사람들의 숨 쉬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 것도 좋겠지만, 역시 이런 계절에는 공원에서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소리와 함께 책을 읽는 것이 가장 좋죠. 그래서 오늘은 가을바람의 속삭임이 우리에게 들리는 이 계절에 읽기 좋은 책 몇 권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있어 더욱 즐거운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 중에 하나입니다. 지난 8월에 우연히 인터넷 서점을 기웃거리다 ‘오늘의 책’으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구매하게 되었죠. 책의 제목에 마음이 끌렸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기에 믿고 볼 수 있겠다 싶어서였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만났던 작가의 소설과는 조금 다른 소설이었습니다. 「악의」, 「용의자X헌신」 등에서는 대체로 어떤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그 사건 속에 숨겨져 있으나 보이지 않았던 진실을 가가 형사가 좇는 이야기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좀도둑 세 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야기죠. 우연히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들면서 그곳에서 신기한 체험을 한답니다. 쉽게 보면 신기한 체험이 그다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작가는 이야기 속에 이야기를 두고, 그것들이 연결되어 다시 이야기가 완성하는 절묘한 재미를 선물합니다.
이 책은 공원에서 읽으면 더욱 쉽게 몰입해서 마치 자신이 주인공인 좀도둑처럼 느껴질 수 있답니다. 가을바람과 따스한 햇볕의 여유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을 소재로 펼쳐진 추리 소설 –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블로그 활동으로 알게 된 지인에게 “좋아하실 것 같은 책이에요. 한 번 읽어보세요.”라고 권유를 받아 알게 됐습니다. 이 책은 추리소설이죠. 하지만 커다랗고 무거운 소재가 등장하지 않습니다. 제목부터 딱딱한 추리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이 구매해서 읽어보았는데, 정말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가진 책이더라고요.
이 책에는 고서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남주인공 고우다 다이스케와 여주인공 시노카와 시오리코가 책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에 소개해드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와 마찬가지로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야기의 전반적인 느낌이 따뜻해 가을에 정말 읽기 좋은 이야기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더욱이 메인 사건 중 하나인 고우다 다이스케와 시노카와 시오리코가 서로에 대한 감정이 조금씩 깊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훈훈하답니다.
애니메이션과 일상이 만나서 답을 내다 - 「빙과」
애니메이션으로 보았던 <고전부 ‘빙과’>라는 작품을 통해 알게 된 「빙과」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방영되었을 때는 아직 한국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아 일본어 원서로 구매해 읽어보았었죠. 애니메이션이 워낙 인기가 좋았던 터라 소설도 국내에 한국어로 번역이 되어 정식 판매가 된 예에 해당합니다.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유치한 작품이 아닐까요?’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작품은 절대 유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세밀한 구성 속에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일에 대해 추리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죠. 주인공 치탄다와 오레키을 중심으로 사야카, 사토시 등의 인물이 함께 추리하는 장면은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감탄했답니다.
이 책도 앞에서 소개한 두 권의 책과 동일한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구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랍니다. 더욱이 ‘고전부’라는 이름과 함께 순수한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는 이미 피해갈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죠. 소박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추리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게요.
앞에서 소개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빙과’는 모두 따뜻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요즘은 사회에서 ‘자극적인’ 문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세 권의 소설이 들려주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가 조금 더 필요할지 모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저와 같이 가슴 뭉클하고 감탄했으면 좋겠네요. 또 장담할 순 없지만, 공원 벤치에 앉아 책에 몰두하고 있다가 비슷한 취미를 가진 친구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죠. 세상은 그렇게 여러 우연들이 겹쳐 필연이 된다고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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