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0. 09: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
한국 최초의 현대 장편소설을 알고 계신가요? 바로 ‘무정’인데요. 이 작품은 1917년부터 <매일신보>에 연재되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렇게 신문에 연재되면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으로 1950년대를 휩쓴 정비석 소설가의 ‘자유부인’을 빼놓으면 섭섭합니다. 당시 <서울신문>에 연재되면서 선풍적인 호응을 불러와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렇게 시대의 화제작들은 신문 연재소설로 그 첫선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독다독에서 신문에 연재되었던 베스트셀러와 현재 연재되는 신문소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출처_ wikipedia
신문에서 차곡차곡 쌓여 베스트셀러로
신문에 연재되었던 베스트셀러 중에 단연 손꼽는 것은 바로 박경리 작가의 ‘토지’입니다. 처음 작품이 나올 때는 『현대문학』에서 연재가 되었지만, 1992년 9월 1일부터 <문화일보>에 연재되었습니다. 우리의 근대사를 백성들의 생활상을 통해서 그렸고, 그 당시 유지되던 신분질서가 와해하는 모습, 일제의 침략으로 인해 겪는 백성들의 수난사까지 역사의 파노라마 속에 재현시켰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지금도 한국을 대표하는 베스트셀러로 사랑받고 있지만, 신문으로 연재될 당시에는 폭풍적인 인기로 신문이 늦게 나오면, 항의 전화가 올 정도였다고 하네요.
출처_ 국제기록문화전시회 2010
이 ‘토지’와 함께 시대의 역작으로 불리는 작품도 신문에서 연재됐습니다. 바로 조정래의 ‘아리랑’과 ‘한강’인데요. ‘아리랑’의 경우 1990년부터 1995년까지 <한국일보>에서 연재되었습니다. 1995년 책으로 나온 후에도 지금까지 330만 부라는 누적판매 부수를 기록할 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됐죠. ‘한강’의 경우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한겨레신문>에서 연재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부터 폭력적인 정치권력에 의해 자행된 사회적 비리와 이에 대응하게 되는 민중의 성장을 그렸는데요. ‘태백산맥’, ‘아리랑’과 더불어 대표적인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출처_ 교보문고 (좌) / 김제시 아리랑 문학관(우)
신예 작가들의 발돋움, 중형 작가들의 작품 미리보기
이렇게 유명한 베스트셀러들이 신문에서 먼저 연재됐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지금도 미래의 베스트셀러 작가를 꿈꾸는 신예 작가들이 신문에서 연재소설을 싣고 있습니다. 중형작가들의 작품들도 더러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공지영 작가가 신문 연재소설로 쓴 ‘높고 푸른 사다리’가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에서 연재되었고, 완결되면서 책으로 엮어져 독자들과 더 가깝게 만나게 됐습니다. ‘외딴방’, ‘엄마를 부탁해’로 유명한 신경숙 작가도 조선일보에서 ‘푸른 눈물’이란 소설을 연재했었는데요. ‘리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출판되었답니다.
이렇게 이름이 있는 작가들이 쓴 소설도 있지만, 새로운 신예 작가들의 작품들도 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는데요. 대부분 신춘문예 당선작들의 작품이 많습니다. <경향신문>에서는 매년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을 소개하고 작가가 계속 연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답니다.
사랑... 날마다 마지막을 각오하게 하는 이름... 이제 사랑이 끝났으니 마지막 같은 건 더 각오하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라는 말로 겨우 나를 닫래보았다. 실제로 나는 그 이후로 그녀를 본 적이 없었다.
- 공지영 신문 연재소설 ‘높고 푸른 사다리’ 中
타고 온 마차를 세워둔 불로뉴 숲 입구까지 왔으나 리진은 없었다. 아무리 기다려도 리진은 마차가 있는 곳으로 오질 않았다. 그날 수많은 군중들 사이로 리진을 찾아 헤매다니느라 소풍은 엉망이 되어 버렸다. 해가 저물어서야 불로뉴 숲 호수가 바라다 보이는 벤치에 앉아있는 리진을 발견했다. 찾으러 다니는 것에 지쳐서 그때쯤의 콜랭의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이 남아있지 않았다.
- 신경숙 신문 연재소설 ‘푸른 눈물’ 中
과거부터 지금까지 신문은 여전히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글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통로입니다. 그래서 많은 소설이 신문에서 연재되고 있답니다. 앞으로도 기존에 알려진 유명인사의 작품을 미리 만날 수 있고, 새롭게 등장한 신예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앞으로 신문에 소설이 연재되어 유명한 작가 될 수 있는 이들을 미리 만나보는 즐거움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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