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구글세’ 도입으로 명암이 갈린 나라는?

2015.02.10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유럽연합 회원국와 구글의 끊이지 않는 갈등이 입법 규제로 치닫고 있습니다. 유럽의회는 지난 2014년 11월 27일 구글을 검색 사업과 다른 부문으로 분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미 2010년 2월 영국의 가격 비교 사이트인 파운뎀은 구굴이 검색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면서 유럽의회에 구글을 제소했습니다.


그 해 11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구글에 대한 조사에 본격으로 착수하면서 구글을 둘러싼 논쟁은 유럽연합 대 구글, 회원국가 대 구글 등 다양한 양상으로 확산됐습니다. 파운뎀이 시작한 구글 관련 논쟁이 유럽연합에서 마무리되는 4년 7개월의 기간이 소요됐죠. 그 사이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에서 구글을 제소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의 경쟁 상황이 다른 만큼 받아 드려지지 않았습니다. 



 영국 ‘구글세’, 프랑스 ‘기술기금’


구글은 유럽연합의 조사 기간 동안 자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타협안도 제시했습니다. 실제로 유럽연합은 이 타협안에 대한 시장평가를 실시했지만 결론은 구글에 대한 기업 분할안 의결이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이 현실적으로 미국 기업을 유럽연합이 분할할 수 없다는 점에서 권고안에 머물 가능성이 크지만, 이 결의안이 유럽연합 회원국에서는 일종의 입법지침으로 작용하여 개별 국가 차원에서 구글을 압박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유럽 회원국가와 구글 사이의 논쟁은 일명 ‘구글세’ 논쟁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영국 정부는 2014년 12월 10일 일명 ‘우회 수익세(diverted profit tax’)라는 명칭으로 자국 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타국으로 이전할 경우 이전 액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구글세’를 의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2015년 2월 4일까지 법안 심사를 끝내고 정식 공표될 예정이랍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영국은 앞으로 5년간 15억 파운드(약 2조 5,894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추산입니다. 아직까지 구글세가 도입되지는 않았지만, 영국이 먼저 입법화한다면 다른 유럽국가에서의 모방 입법도 예상됩니다.


프랑스도 2010년 입법을 통해 영국에서와 유사하게 1% 세액을 적용하는 ‘구글세’ 도입을 추진했고, 2012년에는 저작권법 개정을 통해 신문기사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특정조항을 신설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프랑스 정부에 광고세나 지적재산권료 신설에 법 개정을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결국 양측은 2013년 1월 디지털 저작물에 대한 제작 지원을 목적으로 구글이 6,000만 유로를 출자하여 기술기금을 설립하면서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구글은 기금 이외에도 프랑스 신문의 기사를 구글에서 효과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도록 키워드 광고인 애드센스를 비롯하여 애드몹과 애드익스체인지를 제공하는 방법입니다.



출처_ 신문과방송 1월호



 벨기에의 작은 성공, 독일의 따라하기


유럽연합에서 구글을 표적으로 한 입법을 가장 먼저 한 나라는 벨기에입니다. 2006년부터 지적재산권 분쟁을 시작했는데요. 벨기에 정기간행물의 지적재산권 수수료 징수 대행을 맡는 코피프레스는 구글이 벨기에 신문과 잡지에 지불해야 하는 지적재산권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벨기에 법원에 제소했습니다. 2011년 벨기에 법원은 코피프레스의 편을 들어줬습니다.


벨기에신문협회는 이를 근거로 구글로부터 정당한 대가를 받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구글은 구글 뉴스에서 벨기에 신문과 잡지의 기사를 삭제해 버리는 강수를 둡니다. 결국 벨기에신문협회는 한 달도 못 버티고 지적재산권료에 대한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요. 거기서 물러나지 않고 구글과 1년여의 끈질긴 협상을 합니다. 그리고 합의점을 찾았습니다. 구글이 벨기에 신문과 잡지의 기사색인을 검색할 수 있도록 허용받는 대신, 벨기에 신문과 출판물에 소액광고를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최소한의 이득은 챙긴 셈입니다.


독일 신문발행인협회는 벨기에의 성공 사례를 본받아 구글을 압박했습니다. 새로운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신문에 게재된 기사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배타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 받고 온라인을 통해 자사의 신문기사가 유통될 경우 배타적인 지적재산권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악셀 슈프링어 등 독일의 주요 신문기업 10곳은 지적재산권료 징수에 대한 청구를 진행합니다. 총 신문사와 잡지 총 170개, TV 20개, 라디오 59개 매체였는데요. 이러한 지적재산권 징수 대상에 포함된 회사는 구글 이외에도 GMX와 Web.de, T-Online 등 다수의 독일계 포털 기업도 포합됩니다.


그러나 모든 독일 신문사가 구글세에 찬성한 것은 아닙니다. 시사주간지 슈피겔과 차이트, 일간 쥐드도이체차이퉁 등은 저작권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포털 사이트에 지적재산권료 지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지적재산권료를 요구하지 않은 신문기업의 인터넷 독자는 꾸준히 늘어났지만, 지적재산권료를 요구한 신문기업의 인터넷 사이트 접속률은 급속히 떨어졌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구글의 검색 사이트 점유율은 95% 수준으로, 구글이 기사를 노출 시키지 않으면 인터넷을 통한 기사 접속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구글에 매달리는 독일·스페인


결국 법 개정을 주도한 악셀 슈프링어와 부르다는 6개월도 지나지 않아 구글에 기사 노출을 다시 부탁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러나 모든 독일 신문이 악셀 슈프링어와 같은 처지는 아니다. 의견지나 경제지의 경우에는 구글의 기사 노출에 큰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지적재산권법 개정 전후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반면 악셀 슈프링어와 부르다의 경우에는 자사가 발행하는 신문과 잡지가 대부분 사진과 단문 중심의 연애오락기사가 많아서 구글에 기사와 사진 노출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접속률과 수익 감소로 직결됩니다. 결국 2014년 가을 연방정부와 연립여당은 연방의회 디지털어젠다위원회에서 신문발행인의 지적재산권법 후속조치를 위해 5명의 지적재산권법 전문가를 초빙하여 입법조사에 들어갑니다. 그 결과 5명의 전문가는 2014년 12월 만장일치로 지적재산권법 폐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으며, 신문발행인의 지적재산권법을 ‘재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독일 의회는 법에 대한 폐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출처_ 구글 뉴스 폐쇄와 '링크 저널리즘'의 종말 / ZDNet Korea / 2014.12.11.



벨기에, 독일에 이어 스페인은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지적재산권법을 2014년 10월 30일 개정했습니다. 스페인 금융시장경쟁위원회가 2014년 5월 정부 입법으로 발의한 지적재산권법 개정안은 10월 30일 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이 법은 일명 ‘AEDE(스페인신문발행인협회의 약자)장전’으로 2015년 1월 1일부터 적용됐는데요. 스페인 정부는 스페인 음악과 영화의 온라인 유통의 84%가 불법 내려받기이며, 연간 지적재산권 피해액은 1조 6,000억 유로로 콘텐츠산업 보호를 위해 입법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신문협회는 정부가 콘텐츠 유통 구조 개선을 위해 지적재산권을 개정할 때 구글 관련 조항을 포함하도록 정부에 압력을 넣었습니다. 스페인 신문 독자의 1/4이 구글을 통해서 기사에 접속하기 때문에, 법을 개정하면 신문기업의 수익이 증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글은 법 개정 이후 12월 16일자로 구글 뉴스 스페인어 사이트를 폐쇄합니다.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스페인신문협회는 구글과의 협상에 최소 1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보았는데요. 구글이 선제적으로 스페인 뉴스 사이트를 폐쇄하자, 스페인신문협회는 법 적용을 재검토해달라고 스페인 정부에 요청하게 됩니다. 스페인의 경우에는 프랑스나 독일과 달리 포털이나 검색 사이트 운영자가 불법적으로 스페인 신문과 잡지의 단문이나 기사를 노출시킬 경우에 정부가 법에 따라서 해당 사업자에게 범칙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범칙금 납입을 거부할 경우에는 해당 사업자의 대표를 구속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기 때문에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이나 다른 포털 사이트의 경우에 법이 개정되지 않는 한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스페인 신문과 잡지의 기사를 모두 삭제해야만 합니다.




 구글세에 대한 서로 다른 해법


유럽에서 구글세가 성공할 전망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구글의 검색 사이트 점유율이 90%를 넘어선 상황에서 신문출판기업이 지적재산권료를 요구할 경우에 구글은 해당 언어에서 뉴스 기능을 폐지하는 방법으로 대항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구글이 해당 언어권의 구글 뉴스를 삭제하거나 기사 노출을 막을 경우에 독일과 벨기에, 스페인에서 보듯 젊은 층을 비롯한 독자의 1/4~1/3을 잃어야 합니다. 독일과 스페인은 기금이나 신문광고를 기대했지만 이룰 수 없었죠. 


이것은 프랑스·벨기에와 독일·스페인이 상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첫째, 프랑스나 벨기에는 신문기업에 대한 국가가 제작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글이 무단으로 신문기사를 이용할 경우 국가기구와의 직접적인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는 언어적 희소성입니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프랑스어권에서 뉴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신문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독일과 스페인은 이러한 시장에서의 희소성이 적습니다. 셋째는 프랑스에서 매출액을 축소 신고했다가 발각된 구글에 대한 징벌적 차원의 기금 조성이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결국 구글을 압박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독일이나 스페인의 신문기업에게는 구글과의 굴욕적인 협상만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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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1월호>에 실린

심영섭 /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강사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