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저널리즘은 독자가 참여하는 소통 플랫폼으로

2015. 1. 23.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출처_ hypertext



2015년에도 인터넷의 고도화, 망의 진화, 인터넷 기반 기술의 비약적 발전으로 저널리즘과 언론 영역에 계속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전반적인 쇠퇴에 직면한 신문업계는 빅데이터와 인터넷을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저널리즘 모델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몇 년 전부터 실험적으로 시도되어오던 노력들이 2015년에는 더욱 현실적으로 구체화되어 소정의 결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의 진화


최근에는 데이터, 디지털, 모바일 저널리즘이 많은 관심과 기대 속에 새로운 형태의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포털도 자신들의 포털 저널리즘을 강화하면서 인터넷 생태계를 주도할 예정이죠. 게다가 방송사와 통신사들은 더 나아가 아직 초기단계인 로봇 저널리즘이나 알고리즘 저널리즘 등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널리즘의 형태는 과거의 전통언론매체의 부수적 현상으로 여겨졌던 것과는 달리 시장을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그래서 기사가 언론사의 것만이 아닌 독자와 협력해서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비약적인 인터넷, 모바일, 클라우드 등 ICT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저널리즘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면 모두 어떤 형태로든 어떤 정도로든 방향과 지향점이 비슷한 공통점을 가지게 됐습니다. 자발적 선순환 구조를 데이터, 소셜, 모바일을 통해서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빅데이터 저널리즘의 출현 예고


기존에 대중이 흥미를 느끼는 자료를 찾고 조직해 기사로 발표하는 과정을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합니다. 2015년에는 광범위한 자료가 모여서 만들어진 빅데이터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데이터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 수집, 활용, 분석이 이루어지는 고도화된 데이터 저널리즘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그것은 연합뉴스, 뉴스타파, 헤럴드경제 등의 소수 언론사에서 더 많은 수의 언론사로 확대되고 사회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데요. 


기초적인 수준의 데이터 가공인 그래픽과 멀티미디어 형식의 시각화를 넘어 중요한 가치를 뽑아내고 독자들에게 가치 있는 매체를 선보이는 작업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은 그래픽과 단순 도구로서 데이터 저널리즘을 바라보지만, 더 나아가 저널리즘 본연의 가치인 공정성, 객관성,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대중이 참여할 수 있고 함께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저널리즘의 위기는 콘텐츠 자체에서 생겨난 것이고 플랫폼의 다변화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출처_ newspaperclub  



 독자 참여 오픈 플랫폼


이제 기존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보여주는 기존 데이터 저널리즘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통해 실질적 가치와 혜택을 찾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인터랙션의 플랫폼을 형성하는 것이 필요해졌답니다.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 받고 있죠. 이것은 정부3.0을 통해서 개방되는 공공데이터로 독자가 데이터에 접근하고 분석해 시각화 자료를 내놓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직접 데이터 저널리즘에 참여하는 독자가 늘어나게 된 것입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대중의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에 가까워진 것이죠. 


이런 작업이 2015년 내에 단기간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안정된 미디어 생태계가 형성되는 초석을 이룰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독자도 콘텐츠 생산 과정에 디자이너나 개발자와 함께 참여해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이것이 개방형 플렛폼이 데이터 저널리즘의 핵심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저널리즘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으로 생겨난 데이터 저널리즘이 위기에 빠진 국내 저널리즘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저널리즘에 전혀 문외한인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 리는 “저널리즘의 미래가 데이터 저널리즘 (Data-driven Journalism is the Future)”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등 여러 형태의 기술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런 기술을 통해 나오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가공, 분석, 가치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형태로 데이터 저널리즘을 본 것입니다. 



 인터넷 언론과 포털의 플랫폼 전략


국내 인터넷 뉴스 생태계는 포털을 중심으로 한 유통구조가 생태계의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포털의 뉴스 서비스 정책 변화는 큰 영향을 줍니다. 최근 들어 더욱 미디어 콘텐츠를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복합 서비스로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죠. 그로 인해 포털이 미디어 콘텐츠의 주된 공급자이자 소비처로 자리 잡게 됐습니다.  


미디어 콘텐츠 가운데서도 뉴스는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서 포털의 대표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각 언론사를 찾아야 하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다양한 뉴스를 정리된 형태로 만날 수 있는 포털은 강점을 더욱 살리며 많은 사람과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참여가 가능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2014년까지 계속된 포털에 대한 법적인 규제 논란과 포털 저널리즘을 언론으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쟁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포털을 저널리즘의 주요 주체로서 인식하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포털사들 자체도 다양한 정보 서비스를 사용자와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포털이 어떻게 기존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무를 다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모바일 저널리즘의 가능성


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모바일 기기의 확산으로 뉴스 소비자에게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뉴스의 시청이 가능하게 했죠. 뉴스를 생산하는 사람에게는 필요한 영상을 촬영하고 뉴스를 작성해 전송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 것입니다. 그만큼 저널리즘의 영역이 확산되고, 누구나 저널리스트가 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죠. 앞으로는 이러한 형태가 점점 확대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중매체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더욱더 가속화해서 소셜 미디어, 클라우드, 빅데이터가 핵심인 시장을 더욱 가속화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어온 소셜 미디어의 확산과 빅데이터의 상용화, 사물인터넷의 사업화는 사용자들의 스마트폰을 통한 뉴스콘텐츠 소비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페이스북이 2014년 3월에 내놓은 ‘페이퍼’ 서비스는 이용자가 뉴스 섹션을 설정하면 관련 뉴스를 자동 노출하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또한, ‘플립보드’ ‘펄스’ ‘와비’ ‘윕비츠-큐레이션’ 등 뉴스 요약 서비스가 매우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사회관계망 미디어를 넘어서서 모바일 기반의 콘텐츠 미디어로 진화하는 행보는 페이스북, 야후, 구글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채널과 사용자 경험에 바탕을 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접점을 늘리는 전략이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_ flipboard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


몇 년 전부터 하나의 막연한 대안으로서 거론되던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이 최근에는 학계와 언론계에서 구체적 당면과제로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은 컴퓨터의 알고리즘처럼 자동화된 전산처리 방식을 기사 분류에 이용하는 것을 일컫습니다. 최근에 현실적으로 응용될 수 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답니다. 보도의 정확성, 객관성 등 저널리즘의 전통적 가치를 지키면서도 컴퓨터의 기술적 방법론을 저널리즘의 정보수집, 가공, 그래픽화, 뉴스 보도 등의 과정에 응용하려는 것입니다.


학문적으로도 기존 대학의 언론관련 학과를 중심으로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있는데요. 미국 컬럼비아대 저널리즘스쿨은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에 관한 대학원 강좌를 열어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듀크대의 사라 코헨 교수 연구팀은 ‘알고리즘을 통한 책임: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 개발(Accountability Through Algorithm: Developing the Field of Computational Journalism)’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데이터를 추출하고 가공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개념과 방법을 제시하고 있죠. 


이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이 응용되는 예로 방대한 기사의 분류 작업을 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어떤 맥락(혹은 현안)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기사 각각에 일정한 태그를 부여하는 등의 작업입니다. 보통의 분류가 사회면 기사나 경제면 기사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특정 단어의 횟수나 중요도를 컴퓨터가 판단하고 분류하는 것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기술적 보안과 운영적 성숙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떻게 컴퓨터와 인간이 융합할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것입니다.



 로봇 저널리즘? 저널리즘 로봇?


컴퓨테이셔널 저널리즘의 좀 더 구체화된 형태가 로봇 저널리즘 또는 알고리즘 저널리즘입니다. 단지 분류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사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둔 저널리즘이 되는 것이죠. 통계 내기 쉬운 데이터로 구성되는 스포츠, 날씨, 증권 정보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기사형 문장으로 표현합니다. 


현재는 편집국 보조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시카고트리뷴이 있습니다. 시카고와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 정리, 사실확인 및 요약을 위해 퀘이크봇이라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합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기사를 생성하는 것까지 나아간 것이 진정한 알고리즘 저널리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영국 가디언이 2013년 11월 신문을 알고리즘 편집으로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타블로이드판 주간지를 찍었답니다. 가디언이 공개한 인기 기사를 선택하고 24쪽 분량의 타블로이드판으로 만들었습니다. 2014년 6월에는 구글뉴스가 ‘편집자의 선택(Editor’s Pick)’이라는 알고리즘 서비스를 선보였는데요.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파트너 회사의 편집자가 선택한 기사 리스트를 보여주는 시도로 미국 언론계의 화제가 됐습니다.


로봇 기자는 사건의 맥락을 짚어내기 어렵고 기사 작성 과정에 인간성과 정의감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포츠, 날씨, 금융 분야의 기사 작성 외에는 활용 범위가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알고리즘 저널리즘이 만들어낼 엄청난 양의 기사는 앞으로 지식노동의 대체로 이어지게 되어 위협이 될 것입니다. 특정세력의 이해관계가 맞게 알고리즘이 설계되면 객관을 가장한 로봇 기사들이 수십만 건 쏟아지며 여론 조작에 나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분석기술이 좋아도 로봇 저널리즘은 인간 저널리즘을 대체할 수는 업습니다. 취재와 보도,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는 아직 사람으로서 저널리스트가 실행할 수 밖에 없죠. 로봇에 겁먹지 말고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 사람으로서 기자들이 현재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처_ pulse  



 새 저널리즘의 공통점


2015년의 미디어 생태계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형성되며, 기존의 저널리즘과 스마트 기술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모델들이 더 적극적으로 추구되고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새 저널리즘 형태들은 공통적으로 주도권이 기존의 생산자, 사업자에서부터 수용자, 독자, 시민에게 넘어와 함께 기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된 것입니다. 빅데이터와 스마트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의 교환과 유통이 보다 더 활발해지고, 수용자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지닐 수 있도록 정보와 콘텐츠를 정확하게 다루는 능력도 중요합니다. 또한,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 모델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와 산업적 유동성도 상당히 중요할 것입니다.


ⓒ 다독다독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1월호>에 실린 

신동희 /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교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