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의 이상향을 보여준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2015.04.22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다음주 4월 28일부터 다독다독에서 준비한 언론 영화 콘서트가 시작됩니다. 언론과 저널리즘을 소재로 한 최고의 화제작 네 편을 상영하고 각 영화에 대한 인사들의 강연까지 준비돼 있습니다. 많은 분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오늘은 영화 콘서트 시작 전 언론에 대한 영화 한 편 살짝 소개해 보려고 해요. 


이번 영화 콘서트에서 상영하는 영화는 아닙니다. 1976년에 개봉한 아주 오래된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입니다. 앨런 J. 파큘라 감독이 1972년 6월에 미국에서 일어난 워터게이트 사건을 재조명한 영화로 시대가 많이 지났지만 영화가 주고 있는 메시지는 여전히 명확하고 우리가 다시 한 번 꼭 되짚어 봐야 할 순간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 


앨런 J. 파큘라 감독은 전작 ‘암살단’에서 사건을 쫓다 희생되는 신문기자의 모습을 그리면서 정치적 일면을 사실적으로 옮겨와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역시 문화적, 정치적으로 충격을 준 워터게이트 사건을 영화로 그대로 옮겨와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이 사건은 워싱턴 포스트의 젊은 두 기자가 아니었다면 영원히 밝혀지지 못하고 어둠속에 파묻혔을 사건입니다. 사건의 본질을 규명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고 수만 개의 자료를 분석한 두 기자의 직업정신은 오늘날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당시에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던 맥거번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서자 두려움을 느낀 닉슨 대통령이 꾸민 음모를 가리킵니다. 민주당 선거운동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덜미가 잡혀 범인들이 체포되면서 음모의 일부가 드러납니다. 우리나라에선 현재 세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대해 ‘성완종 게이트’라는 말을 씁니다. 게이트는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유래한 것으로 권력형 비리 의혹이나 부패한 스캔들을 가리킬 때 쓰이곤 합니다.  


영화는 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워싱턴 포스트의 젊은 두 기자 우드워드(로버트 레드포드)와 번스타인(더스틴 호프만)이 불철주야 조사하고 뛰어다니는 내용으로 두 시간을 채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직 FBI 요원 고든 리디, CIA 요원 하워드 헌트가 사건의 총지휘를 맡았고, 배관공으로 위장한 정보부 요원들이 민주당 선거 본부에 도청 장치를 가설했던 것입니다.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건의 취재를 맡고 체포된 다섯 명의 심리가 열리는 재판정에 참석합니다. 여기서 범인들이 공화당 대권주자인 리처드 닉슨의 측근과 연계되어 있다는 의혹을 품게 되면서 영화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워터게이트 사건은 단순 절도 미수 사건으로 일반 대중들도 백악관에서도 이 사건에 대해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워싱턴포스트의 캐서린 그레이엄 대표, 칼 번스타인, 밥 우드워드, 하워드 사이먼스 편집국장, 벤자민 브래들리 편집주간(왼쪽부터) 출처_대전일보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에게 언론과 저널리즘의 역할에 대해 배우다


처음 이 사건이 알려졌을 당시 닉슨은 사건에 어떠한 책임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체포된 요원 중 한 사람인 제임스 매커드가 자신이 백악관에 의해 고용되었고 법정에서 이 사실을 누설하지 않으면 사면 혜택을 받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폭로하면서 닉슨은 여론에게 뭇매를 맞았습니다. 마침내 법사위원회에서 닉슨의 탄핵을 요구했고 닉슨은 자진해서 대통령직을 사임했습니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임기 중 사임한 첫 대통령이 된 셈입니다. 



영화는 사실적 사건을 통해 언론의 역할과 민주국가의 책임은 무엇인지 다뤘습니다. 두 기자의 모습에서 언론의 자유가 얼마나 중요한지, 또한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미국에선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도 똑같은 처벌을 받는, 정당한 사회라는 인식도 받았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불거지고 있는 금품 수수 사건과 4.29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혼란한 상황속에서 언론과 정치의 역할은 무엇이고 대중은 어떤 자세를 갖춰야할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네요. 


출처_한국일보



정치적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국민을 대신해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것을 역이용해 언론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태도가 만연해졌습니다.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그저 단순한 사실을 나열하는 선에서 그치고 맙니다. 감춰진 진실을 밝혀 기사로 옮기거나 문제를 지적하면 오히려 설 자리를 잃게 되는 현실입니다. 영화에서 칼 번스타인은 “얻을 수 있는 최선의 진실”을 제공하는 것이 기자의 노력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을 제공하는 것이 뉴스지만 국민들에게 알권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실에 더한 진실까지 추구해야 합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가늠하고, 문제가 있다면 반론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도록 언론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처럼 외부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에 맞서는 일은 올바른 정의에 대한 열의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두 기자의 노력하는 모습과 함께, 미국 사회가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와 제보자에 대한 철저한 신분보장이 결국 저널리즘의 정의를 구현해냈습니다. 정치적, 문화적, 도덕적으로 사명을 다하는 저널리즘만이 올바른 사회를 구현하는 주춧돌임을 국민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