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뉴스통신사의 현황과 역할

2015.07.02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5년 6월호>에 실린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최영재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국내 뉴스통신업에 관한 두 가지 오해

오해1: 현재 뉴스통신사는 3개뿐이다.

오해2: 뉴스통신은 ‘전통적인 뉴스도매상’일 뿐이다.


사람들은 뉴스통신사에서 제공하는 뉴스를 일상에서 접하고 있지만, 뉴스통신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언론업계와 언론학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언론학자 상당수가 여전히 연합뉴스와 YTN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연합뉴스는 1980년 신군부 정권의 언론통폐합 조치에 따라 국내 유일 뉴스통신사로 탄생해 지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이고, YTN은 연합뉴스가 1992년 창립한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로 1990년대 말 IMF 사태 이후 한전과 마사회 등에 매각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대신 2010년 다른 24시간 뉴스채널인 ‘연합뉴스TV’를 출범시켰습니다.


국내 뉴스통신 현황에 대해 두 가지 오해가 상존하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인 연합뉴스와 사영 뉴스통신인 뉴시스, 뉴스1 등 3개 뉴스통신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둘째는 뉴스통신업이 신문과 방송 등 언론사들에게 뉴스 정보를 판매하는 ‘뉴스도매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현재 정부에 등록된 국내 뉴스통신사는 18개에 이르고 있고, 이들 국내 뉴스통신사 가운데 신문과 방송 등 전통적 언론사에 대한 뉴스 공급 매출분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을 넘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습니다.


기존 18개사 + 포커스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뉴스통신진흥법) 제8조와 관련 시행령에 따르면 뉴스통신 사업자는 무선국의 허가를 받거나 인터넷 전용회선 등 정보통신체제를 갖추고 외국의 뉴스통신사와 뉴스통신 계약을 체결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 등록만 하면 됩니다. 2014년 말 문체부에 등록된 국내 뉴스통신 사업자는 모두 18개에 이릅니다. 연합뉴스가 1980년 이전의 합동, 동양 등 사영 뉴스통신사들을 통폐합해서 공영적 뉴스통신사로 탄생했습니다.


21년 뒤인 2001년 사영 뉴스통신인 뉴시스가 신설됐고, 2011년에는 머니투데이 그룹이 ‘뉴스1’을 창립했고 지난해 뉴시스를 인수함으로써, 공영 연합뉴스 대 사영 뉴시스-뉴스1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무가지 업계의 강자였던 포커스가 8월쯤 뉴스통신 시장 진입을 본격화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뉴스통신 사업자 등록 현황 (2014. 12. 09. 현재)

뉴스통신 사업의 진화 방향


2003년 무가지 포커스를 발행했던 ㈜포커스신문사가 오는 8월 창립을 목표로 뉴스통신사 FNN(포커스 뉴스 네트워크)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입니다. 포커스 신문사는 솔본그룹 계열사로 지난해 5월 지면과 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중단했습니다. 미디어오늘 등의 보도에 따르면 FNN은 초기 자본금 약 100억 원, 솔본그룹 내 계열사인 경제투데이 기자를 포함해 약100명의 취재 인력으로 출범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의 독과점 체제에 뉴시스와 뉴스1이 어렵게 경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포커스 뉴스통신이 생존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커스 측은 기존의 뉴스통신사가 제공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틈새시장 전략을 추구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포커스 측의 사업 준비에 관한 보도 내용을 정리해 보면 뉴스통신 사업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에 관한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포커스는 지난 10년간 나름 성행했던 무가지 시장이 쇠퇴함에 따라 이 시장에서 발을 빼고 대신 온라인 매체, 특히 온라인 뉴스통신업인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사업자’의 길을 택하고 있습니다. 무가지라 하더라도 신문사는 인쇄비, 배송비 등이 들어가고 방송은 제작 송출비 등이 들어가는 반면, 인터넷 온라인망이 형성된 뉴미디어 환경에서 뉴스통신업은 뉴스 생산 및 송출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둘째, 뉴스통신 사업이 기존의 전통적인 신문 방송을 주 고객으로 하던 ‘뉴스도매상’에서 포털과 정부, 기업, 개인 등 고객층이 다변화된 지 오래됐다는 것입니다. 포커스 측도 전통적인 신문, 방송과의 전재 계약보다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 개인 등을 상대로한 뉴스 서비스 제공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점은 포커스 측이 무가지 시장에서 철수하고 온라인 매체 대신 뉴스통신업을 선택한 주요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포커스는 100여 명의 취재인력 가운데 20~30%를 사진·영상 인력으로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운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 점은 뉴스통신 뉴스 콘텐츠가 기존의 텍스트 시장에서 사진, 동영상, 멀티미디어 포맷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AP, 로이터, AFP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은 동영상 뉴스 서비스를 개시한 지 꽤 오래됐고, 연합뉴스도 자체 동영상과 자회사인 연합뉴스TV의 동영상을 자원으로 동영상뉴스 서비스를 일부 실시하고 있고, 확대할 계획입니다. 


연합뉴스의 위상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내부 분위기는 요즘 전례 없는 위기의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통적 주요 고객이자 주주이기도 한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소위 조중동이 전재료 인하, 연합뉴스 콘텐츠의 포털 사이트 공급 중단 등을 요구하며 전재계약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사이 뉴시스, 뉴스1이 조중동과 비록 덤핑 계약의 성격이 짙지만 계약을 유지하면서 연합뉴스와 경쟁구도를 조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조중동은 특히 정부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가 ‘뉴스도매상’에 머물지 않고 포털까지 진출하면서 조중동을 포함한 신문 고객들과 경쟁하고 있다면서 포털에 계속 콘텐츠를 공급하려면 정부지원금을 축소해야 한다는 논리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첫째, 뉴스통신진흥법은 ‘뉴스통신’을 “전파법에 따라 무선국의 허가를 받거나 밖의 정보통신기술을 이용하여 외국의 뉴스통신사와 뉴스통신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외의 정치·경제·사회·문화·시사 등에 관한 보도·논평 및 여론 등을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유무선을 포괄한 송수신 또는 이를 목적으로 발행하는 간행물을 말한다”고 정의함으로써 널리 뉴스 콘텐츠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법 제 10조에는 “① 연합뉴스사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정보 주권을 수호하고 정보 격차 해소 및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면서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연합뉴스의 업무 가운데 1호로 “국가 등 공공기관, 국내외 언론매체, 기업과 개인 등을 상대로 한 뉴스·데이터 및 화상 등의 공급”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의 취지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연합뉴스는 객관적인 뉴스 콘텐츠를 언론매체뿐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개인이든 포털이든 널리 공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둘째, 로이터와 AP, AFP를 포함한 전 세계 통신사들이 매체 환경의 변화 추세에 부응하여 일찍이 뉴스도매상(B2B)을 넘어 온라인과 모바일 등을 통해 개인을 포함한 다양한 대상의 서비스(B2C)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로이터의 경우는 언론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뉴스도매업 매출이 전체 매출의 5퍼센트 정도로 서비스 다변화에 성공했습니다.


셋째, 연합뉴스에 대한 정부지원은 국가기간 뉴스통신사로서 정보 주권 수호, 정보 격차 해소, 국민의 알 권리 충족 등 공적 기능 수행에 따른 비용을 보전해 주는 법적 제도적 장치로 연합뉴스의 포털 공급과는 무관합니다.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에 대한 공적 지원 모델은 프랑스의 국가기간 뉴스통신사 AFP에 대한 지원 제도를 거의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AP, 로이터 등 글로벌 뉴스통신사들이 각축을 벌이는 국제 뉴스 시장에서 프랑스의 국익을 위해 AFP가 일정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공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는 국가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대한 국가의 공적 지원 제도를 명시한 뉴스통신진흥법의 취지와 동일한 내용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적 지원을 받는 연합뉴스의 정치적 독립성 문제는 연합뉴스의 지배구조와 공정보도의 문제와 연관하여 정부, 연합뉴스, 정당, 시민사회가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공영적 뉴스통신과 사영 뉴스통신사의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뉴스통신 저널리즘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뉴스통신 간 공정 경쟁 질서를 마련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현재는 사영 뉴스통신사들의 지자체나 기업 등으로부터의 협찬 위주 수익 구조가 가장 큰 해결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_연합뉴스, 뉴시스, 뉴스1 자료 취합(2015)


저널리즘 발전 위한 공정 경쟁


연합뉴스와 뉴시스, 뉴스1의 취재 인력과 콘텐츠 생산, 매출액 등의 비교는 위와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상당한 독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연합뉴스가 국제 뉴스 시장에서 국익 신장을 위한 공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국내 뉴스 시장에서 정확, 신속, 공정 등 품격 있는 콘텐츠 경쟁력 가치를 창출할 책무를 수행해 내야 합니다. 여기에 시장적 경쟁을 벌이고 있는 뉴시스, 뉴스1 등 사영 뉴스통신은 공영 뉴스통신이 커버하지 못하는 창의적이고 차별적인 뉴스통신 콘텐츠 생산 공급이 경쟁력의 기본 요건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당한 수익구조, 지적 재산권 보호 등 공정경쟁 질서 수립은 모두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