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8. 09: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서평 전문기자들이 선정한 새로 나온 책 TOP 3. 70주년이 되는 올해의 광복절에 맞춰 다양한 신간들이 나왔는데요. 조국과 광복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해보고 마음에 새겨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바쁜 여러분들을 위해 주말에 나온 각 신문 북섹션에 새로나온 책들 중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책 세 권을 선정하여 소개해드릴게요~
1위는 아베 정권의 극우성을 비판하며 일본 정부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본 양심의 탄생”, 2위는 항일 투쟁을 벌인 한국인 남편 김찬 중국인 아내 도개손 부부의 평전 “사랑할 때와 죽을 때”, 3위는 과학과 기술이 야기한 윤리적 문제, 미래 신기술의 위험성, 과학과 전쟁의 관계 등을 다룬 “빵과 벽돌”입니다.
1위 : 일본 양심의 탄생
오구마 에이지 지음 | 동아시아 | 2015년 08월 15일 출간
이 책은 일본인들이 겪었던 전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구마 겐지가 1925년에 태어나 1944년 11월 징집돼 관동군에 배치되고, 패전 뒤 구 소련군의 포로가 돼 시베리아 수용소에서 노역하다가 돌아온 이야기입니다. 일본 사학 명문 게이오기주쿠대 교수인 저자는 아버지 오구마 겐지와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일본의 지난 20세기를 비판하며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전후 겐지는 전쟁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전쟁에 대해 지지도 반대도 아니었다. 생각할 능력도 정보도 없었다”고 털어놓지만, 전쟁 뒤에는 생각이 좀 바뀝니다. “먹고 살기 바빠서 잘 몰랐지만, 도쿄 전범재판소에 천황이 기소되지 않은 것은 납득이 안 갔다.” 이후 겐지는 1988년부터 평화를 지향하는 ‘부전(不戰) 병사의 모임’에 참여하며, 과거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합니다. 그는 자신과 함께 시베리아 포로로 수용됐지만 일본 정부의 위로금 지급 대상에서는 배제된 조선인 오웅근 씨를 기억해 내고, 1990년 정부에서 받은 위로금 10만엔 중 절반을 오씨에게 보냈습니다. 1996년에는 오씨와 공동으로 “일본 정부가 조선인 시베리아 억류 포로에게도 배상을 해야한다”는 소송을 냈으나 끝내 패소했습니다. 저자는 “일생 동안 길러온 양심의 힘이 절실한 이 시대를 살고 있다. 겐지는 여전히 살아있고 우리는 그와 동시대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조선인 전우 위해... '日정부 공식 사죄' 요구한 일본의 양심 (세계일보 2015.08.14)
2위 : 사랑할 때와 죽을 때
원희복 지음 | 공명 | 2015년 08월 15일 출간
사랑과 항일투쟁은 물론, 마지막 죽음까지 처절하게 함께했던 부부. 한국인 남편 김찬(1911~1939)과 중국인 아내 도개손 (1910~1939). <사랑할 때와 죽을 때>는 항일투쟁가 부부의 삶을 다룬 보기 드문 부부평전입니다. 독립운동에 뛰어든 시기부터 일제 간첩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을 때까지의 삶이 담겨있습니다. 김찬은 1930년대 조선의 노동조합 운동과 조선공산당 재건활동 과정에서 연일 신문에 등장할 만큼 중요한 인물이었습니다. 일경에 체포돼 45일간 혹독한 고문을 견뎌 고문자들을 놀라게 할 만큼 의지가 강한 인물이었습니다. 출감 후 중국 명문가 출신으로 1930년대 베이징대 최초의 이과계 여학생인 도개손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두 사람은 중국 연안전선에서 항일투쟁에 합류하라는 지령을 받고 도착 직후 보안처로 끌려갑니다. 중국공산당은 이들에게 ‘일제 간첩’ 투명을 씌어 총살했습니다. 도개손은 ‘조선인 남편’을 버리라는 가족의 회유를 단호하게 거절한 채 남편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죽을 것을 택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이들의 이름이 잊혀졌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김찬은 1930년대라는 시간대와 조선과 중국이라는 공간대에서, 특히 사회주의 노동운동에 있어서 가장 상징적 인물”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3위 : 빵과 벽돌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 알마 | 2015년 08월 05일 출간
유엔 인구보고서는 오는 2030년까지 도시주민이 35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2050년 세계인구의 70% 이상은 도시환경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도시민이 겪게 될 식량위기는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독일의 환경전문 저널리스트인 빌프리트 봄머트는 저서 <빵과 벽돌>을 통해 미래의 도시빈민과 식량문제의 돌파구를 도시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도시농업은 거창하지 않고 소박합니다. 도시의 공터나 빌딩 옥상에 텃밭을 가꾸고, 집집마다 베란다에 채소 화분을 키우고, 공원에 꽃 대신 야채를 심습니다. 겨우 이 정도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냐 싶지만 아프리카 케냐 빈민촌의 자루텃밭이 좋은 예입니다. 수도 나이로비의 키베라 주민들은 집집마다 푸대자루에 흙을 담고 야채를 키웁니다. 2008년 전 지구적 식품가격 폭등으로 식량 수송이 끊어졌을 때 자루텃밭 덕분에 끄떡없이 버텨냈습니다. 이 책에는 도시농업으로 청년실업을 낮추고 지역을 재생하거나 시 주민들이 고동 텃밭을 가꾸면서 더불어 사는 즐거움과 정신적 풍요를 누리며 자급자족 경제에 접근하는 사례도 많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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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씨개명된 우리 풀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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