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과 언론사 간 뉴스 생태계 변화와 전망

2015.09.11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5년 9월호>에 실린 지디넷코리아 미디어연구소장 / 김익현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한국에 포털 뉴스가 등장한 지도 벌써 17년이 지났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포털 뉴스는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예, 스포츠 같은 영역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굵직한 뉴스들도 거의 대부분 포털 사이트를 통해 접하고 있습니다. 포털 뉴스의 부상 요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뉴스만 제공하는 언론사들과 달리 각종 커뮤니티 기능을 풍성하게 구비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입니다. 디지털 혁신과 기술 투자에 적극 나선 점도 둘 간의 위상 차이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뉴스만으로 독자들을 모으려 했던 언론사들이 모여 있는 독자들에게 뉴스란 부가상품을 제공한 포털과의 경쟁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는 점입니다.

 

모색 시대: 1998~2000

 

처음 포털 뉴스가 시작된 것은 19989월이었습니다. 야후코리아가 시작 화면에 뉴스박스를 마련한 것이 효시였습니다. 야후는 2000년대 초반 네이버와 다음에 주도권을 넘길 때까지 포털 뉴스 대표 주자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포털 뉴스는 큰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털이 뉴스 시장에서 의미 있는 경쟁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언론사 내부에서도 마찬가지 인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무렵 인터넷 뉴스 시장은 디지틀조선(나중에 조선닷컴)과 조인스가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언론사닷컴들이 주도하던 시대는 진정한 의미의 인터넷 저널리즘이라고 보긴 힘들었습니다. 낮 시간대에는 연합 기사를 활용한 뒤 가판이 나올 무렵부터 본지 기사를 그대로 채워 넣었습니다. 뉴스 서비스를 막 시작한 포털은 이들의 뒤에서 모색기를 거치고 있었습니다.


공존 시대: 2001~2005

 

새천년 개막과 함께 인터넷 저널리즘 지형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비롯해 머니투데이, 이데일리 등 독립형 인터넷신문들이 연이어 창간한 것입니다. 자체 생산 기사를 실시간으로 쏟아낸 이들은 인터넷 뉴스의 진수를 선보이면서 짧은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 계속되지 않았습니다. 그 무렵부터 포털들이 뉴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나갔습니다.


포털 뉴스 원조야후코리아에 이어 네이버도 20005네이버 뉴스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초기 네이버 뉴스는 제휴 언론사 뉴스를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포털 뉴스에도 조금씩 변화 바람이 불었습니다. 야후는 2000YTN 출신 최휘영 기자를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뉴스 편집을 했습니다. 야후의 변화는 네이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네이버 역시 이듬해인 20019월부터 메인 페이지에서 뉴스를 보여주면서 경쟁력을 키워 나갔습니다. 다음 역시 미디어팀을 미디어본부로 승격하면서 기자 출신들을 대거 영입했습니다이 시기까지는 언론사들도 특별한 포털 이용 전략이 없었습니다. 포털을 통해 트래픽을 올릴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시선으로 포털을 견제하는 게 고작이었습니다. 반면 군소 언론사들은 포털을 활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습니다.


주요 포털 뉴스 서비스 방문자 수 변화

 

 

 2003년 1월

2003년 11월 

 2004년 5월

 

 방문자수

 페이지뷰

방문자수

 페이지뷰

 방문자수

 페이지뷰

 다음

 6,887

 80,216

 17,576

 1,234,921

 16,661

 1,430,459

 네이버

 6,974

 291,607

 10,974

 646,754

 11,832

 846,411

 야후

 8,858

 782,017

 7,454

 662,024

 7,507

 633,763

*자료: 인터넷매트릭스

출처: 오수정(2004), “포털 뉴스서비스 현황과 전망”, 신문과 방송(7), p56



종속 시대: 2005~2013


2004KT 자회사인 KTH가 통합포털 파란을 출범시키면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5대 스포츠신문들과 콘텐츠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네이버, 다음을 무력화하기 위해 각 사당 월 1억 원이란 파격적인 당근을 내걸었습니다. 하지만 파란의 연예, 스포츠 독점 시도는 기존 포털에는 큰 충격을 가하지 못했습니다. 도리어 스포츠 및 연예 뉴스 공급 확대를 초래하면서 언론사들에 부메랑이 됐습니다.

 

네이버의 뉴스캐스트는 트래픽에 목말라 있던 언론사들에게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포털 시작 화면의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뉴스캐스트 덕분에 언론사들은 유례없는 트래픽 폭탄세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뉴스캐스트는 결과적으로 뉴스 생태계를 황폐화시키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선정적인 기사와 사진들이 쏟아진 것. 게다가 뉴스캐스트를 겨냥한 광고성 보도자료 서비스와 함께 선정적인 네트워크 광고까지 등장했습니다. 언론사들이 눈앞의 수익에 급급해 진흙탕 경쟁을 계속하면서 추악한 지경으로 치달았습니다. 황폐한 포털 뉴스 생태계를 표현하는 공유지의 비극이란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모바일 기기가 뉴스 소비 플랫폼의 중심으로 부상하면서, 포털들 역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할 뉴스 서비스 모형에 대한 고민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제주본사 정경. / 사진 출처: 연합뉴스


또 다른 모색 시대: 2014~


뉴스캐스트는 4년 만에 폐지됐습니다. 대신 20134월부터 뉴스스탠드란 새로운 제도가 도입됐습니다. 뉴스스탠드는 로고만 표출한 뒤 원하는 매체로 가서 뉴스를 소비하도록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마이 뉴스로 선택한 매체는 아웃링크 방식이 적용됐습니다. 예상대로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주요 언론사들의 트래픽이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적게는 반 토막, 많게는 70~80%까지 감소했습니다.

 

뉴스캐스트 링거로 연명했던 언론사들은 이제 생존이란 과제와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이 됐습니다. 포털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전략만으론 장기 생존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를 활용하는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 됐습니다. 모바일 기기가 뉴스 소비 플랫폼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상황도 무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포털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피키캐스트를 비롯한 새로운 플랫폼이 떠오르는 상황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포털들 역시 모바일 시대를 주도할 뉴스 서비스 모형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음이 뉴스펀딩을 선보이고, 네이버가 포스트를 비롯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힘을 쏟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차원은 다르지만 언론사와 포털 모두 모바일 시대 연착륙이란 같은 과제를 떠안게 된 셈입니다. 이런 상황을 잘 타개하기 위해선 양쪽 모두 따로 또 같하는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모델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델 발굴에 힘을 쏟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몇 년 동안은 포털 뉴스 초기와 같은 암중모색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