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2. 14: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네이버 검색창에 ‘무기력’을 검색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무기력을 호소하며 고민을 토로합니다. 10대 고등학생부터 40대 가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무기력에 고통 받고 있다는 사실을 멀리서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가장 빛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생각했던 20살에 무기력을 겪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항상 해야 할 일이 있었던 지난 3년간의 수험생활을 뒤로 하고, 갑자기 많아진 시간과 자유를 주체하지 못해 방황하곤 했습니다. 당시 저는 무엇을 해야할지 우왕좌왕하며 오로지 집에서 잠만 자곤 했습니다. 해야 할 일도 자꾸 미루며 어영부영 해치웠고, 이러한 행동은 대학교에 입학해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대학교 1학년 내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소중한 시간 동안 학교-집-아르바이트만 반복하며 시간을 허비했습니다.
출처_네이버 지식IN 캡처
1학년을 잘못 보냈다는 생각에 후회하는 동안, ‘문제는 무기력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무기력을 겪고, 또 그것을 극복해 낸 저자의 경험이 지난날의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책을 통해 알게된 무기력의 의미와 증상, 극복 방안을 한 번 소개해 볼까 합니다.
나의 무기력은 어느 정도일까?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나는 어느 정도 무기력한가’를 알아보는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아래 표에 제시된 증세들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 프랭크 미너스 박사가 설명하는 무기력의 초기증세입니다. 이 항목 중에 12개 이상 해당되면 무기력증이 침범하고 있는 것이라 합니다.
무기력의 의미, 제대로 알기!
책에서 무기력은 ‘자발성과 의욕이 상실된 상태’로 정의합니다. 또한 이러한 부정적인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제시합니다. 이는 실제로 극복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이르는 것입니다.
이러한 무기력에 대해 어떤 이들은 ‘무기력’과 ‘게으름’을 비교하며 ‘행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게으름의 모습은 외부에 쉽게 드러나지만 무기력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합니다. 무기력의 특징 중 하나는 ‘무기력한 사람 중에 겉으로는 부지런해 보이는 사람도 많다’는 것으로, 무척이나 바쁘게 살아가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실상을 보면 덜 중요한 일들로 시간을 때우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무기력의 증상은 무엇인가요?
무기력의 정의처럼 의욕이 없고 모든 일이 귀찮다고 해서 ‘무기력하다’고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무기력의 증상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증상들 중에서도, 마틴 셀리그만이 정리한 다섯 가지 무기력의 증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행동하지 않는다 : 어떤 일에 대해 자발적으로 나서서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기력의 가장 중요한 증상.
나는 뭘 해도 안돼 : 자신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또 그것을 반복하게 되면 자신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마음은 물론, 몸도 아프다 : 무기력해지면 슬픔, 우울, 불안 등 부정적 감정들이 생겨나는데, 이러한
부정적 정서는 육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극단을 오가는 식욕 : 무기력과 우울은 체중 변화를 동반하기에, 무기력한 사람들은 갑자기 살이
찌거나 빠지는 일을 경험합니다.
「문제는 무기력이다」중 27~30p. 마틴 셀리그만이 정리한 무기력의 증상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 통합적 마음 전환!
책의 저자는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통합적 마음 전환(Unified Mind Transition)’을 제시합니다. 무기력한 사람은 행동을 하지 못하는데, 이때 행동 자체만 다스려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행동에 앞서 동기·정서·인지 세 가지 요소를 함께 수리해야만 행동이 변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동기 장애를 고치려면 뚜렷한 목표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자신이 맡은 일을 해야 하는 확고한 의미가 있다면, 하기 싫은 일도 즐겁게 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지 장애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극복될 수 있습니다. 무기력 때문에 잘못된 인지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할 수 있는 일도 안 된다고, 못 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 때 열등감을 줄이고 유능감을 높여 스스로를 존중한다면 인지장애는 극복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서 장애는 용서와 받아들임이 치료법입니다. 부정적인 상황과 그런 환경을 만든 타인을 용서하며, 불안했던 감정에서 벗어나면 결국 만족감을 얻게 될 것입니다. 동기·정서·인지 세 가지 장애 요소를 모두 극복했다면, 작은 부분,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한 가지 일부터 시작하며 그 분야에 숙달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숙달을 통해 얻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행동을 지속하도록 격려해 줄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무기력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뚜렷한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인데, 그래서인지 꿈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동시에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고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저자가 제시한 ‘통합적 마음 전환’에 근거해 제게 ‘동기’와 ‘인지’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 일단 확실한 목표를 먼저 세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앞으로의 진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제 막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한 첫 발을 뗀 셈입니다.
결국, 문제는 무기력이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이 있습니다.
「미루다가 더 이상 미루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시작해 빨리 해치우는 패턴을 보이는 사람들, 즉 벼락치기 식 패턴에 익숙한 사람들도 이러한 심리적 함정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중략) 이런 자세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어떨지 상상해 보라. 그런 습관이 굳어지면 주어진 일을 뛰어난 수준으로 완성해 내지 못하고 늘 적절한 수준에서 그럭저럭 끝내며 현상유지에 급급한 인생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86~87p.」
학교의 중요한 시험들에도, 과제 제출에도, 때로는 글을 제출해야 할 때에도 미루다 벼락치기 식으로 제출했던 저의 지난날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계기가 된 부분입니다. 결국 지난 시간 동안 제가 겪은 모든 불안과 후회의 원인은 ‘무기력’이었습니다.
쌀쌀한 가을, 무기력에 빠져 계신 분들이라면 책을 읽으며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날카롭고 예리한 분석으로 무장한 책, ‘문제는 무기력이다’를 읽으며 무기력을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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