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공기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색 도서관

2011. 8. 25. 13:13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여러분들은 보통 책을 어디서 읽으시나요? 대부분 집이나 도서관에서,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틈틈이 읽는 경우가 많으실텐데요. 물론 책 읽기에 장소가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좀 더 쾌적하고, 조용한 곳에서 책을 읽는다면 그 즐거움이 더욱 커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숲의 공기를 마시면서 마치 휴양지에서 책 읽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도서관을 알려드릴까 하는데요. 바로 관악산에 있는’ 관악산 시(時)도서관’과 ‘숲 속 작은 도서관’입니다. 


관악산의 둘레길 입구와 길 중간에 있는 이 두 도서관은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면서 마음의 양식도 쌓을 수 있게 해주는데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도서관을 떠나 여유롭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時로 엮은 쉼터 관악산 시 도서관
 




많은 서울시민들이 즐겨 찾는 관악산 입구에 위치한 ‘관악산 시 도서관’은 다른 도서관들과는 다르게 시집만 비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와 산의 만남이 색다르면서도 꽤나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시나요? ^^

올해 5월 25일 이전 매표소를 리모델링해 새롭게 도서관으로 변신한 이곳은 아담하고 깨끗한 외관이 눈에 띄는데요. 등산로 입구에 위치해 있어서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 각국의 시 관련 도서만 한데 모은 이색 도서관인데요. 열람실에는 시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이곳에 방문하면 저절로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시집들이 빼곡하게 준비되어 있답니다. 


 


아무래도 시집만 비치되어 있고, 산에 위치해 있어서 사람들이 쉽게 찾아오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지만, 하루 평균 70명 정도가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하네요.


 


시 도서관김수정 사서는 “시집만 비치돼 있어서 주로 이용하는 연령층이 조금 나이가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어린 학생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찾아오고 있어요”라고 했는데요. 이날 역시 그녀의 말처럼 나이를 분문하고 다양한 연령층의 이용자들이 방문하고 있었답니다. 

단순히 책만 보는 도서관이 아니라 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매달 준비돼 있는데요. 시낭송법 강의나 저자와의 만남, 낭독회 등 많은 프로그램으로 시의 향기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는 9월 21일 이근배 시인의 ‘시는 사랑이다’라는 주제로 강연이 있다고 하니 시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겠죠? ^^


 


등산을 하거나 근처에 위치한 ‘관악 문화관 • 도서관’을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시 도서관에도 들러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른 책들에서 느낄 수 없는 시만의 독특한 향기와 매력을 자연과 벗삼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 

*이용시간: 평일 09:00~18:00, 주말 09:00~17:00(국가 공휴일도 운영), 화요일 휴관




맑은 공기 마시며 피서지에서 책을 읽는 기분 ‘숲 속 작은 도서관’

관악산 둘레길 입구의 시 도서관을 지나 산길을 걸어가면 길 중간에 조그만 건물이 눈에 띄는데요. 산길 중간에 쉼터처럼 우리를 반기는 이 건물이 바로 ‘숲 속 작은 도서관’입니다. 산에 도서관이 있다는 점이 정말 이색적이지 않나요?


 


관악구와 생명의 숲, G마켓에서 관리하고 후원하는 이 도서관은 관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등산객들에게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원래 숲 속 초소였던 이곳은 2008년 10월 도서관으로 문을 열었는데요. 휴식 공간이 필요하거나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책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장소라 그런지 한번 방문한 사람들은 잊지 않고 계속 찾아온다고 합니다.
 

 


이름처럼 작은 도서관이라 많은 도서가 비치된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 도서부터 성인 도서까지 읽어보면 좋을 책들이 빼곡하게 준비돼 있는데요. 숲과 관련된 환경도서도 많이 있었습니다. 주변이 나무로 둘러싸여 있어서 공기도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당장이라도 앉아서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이랍니다. ^^

이곳은 자원봉사자 3명이 돌아가면서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날 만났던 ‘관악산 숲 가꿈이 시민 활동가’인 임동선 씨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찾아올 수 있도록 내 집처럼 관리하고 있었는데요. 손수 차도 준비하고 우산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우산도 준비해 놓는 배려심이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도서관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아이와 함께 찾아오는 어머니들도 많고, 산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연인들도 많이 오는데요. 그만큼 누구나 부담없이 찾아와 책도 읽고,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며 땀도 식히고 가는 진짜 휴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토요일이면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에게 구연동화 읽어주기 행사도 하고, 셋째주 토요일에는 만들기 교실도 준비되어 있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작은 도서관이지만 책 읽기의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을만큼 주변 환경이 무척 좋은 곳이었답니다. ^^

*이용시간: 평일 • 주말: 10:00~17:00, 화요일 휴관




이렇게 조금 특별한 곳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제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가고, 산에 오르기에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관악산을 찾는 분들이라면 이곳 도서관을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산에 오르기 전 시 도서관에서 시 한소절 읊어보고, 숲 속 도서관을 찾아 책과 함께 잠시 쉬어가고, 여러분의 건강 뿐 아니라 마음의 양식도 가득 채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시 도서관과, 숲 속 작은 도서관은 곧 찾아올 가을과 정말 잘 어울리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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