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사람 만나는 재미, 독서모임 참여해보니

2011. 4. 19. 09:49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책 읽는 게 재미있어요? 책 그냥 읽기 귀찮아요. 시간이 없어요.”

그동안 책 블로그를 운영하며 들어온 제일 많이 들은 말이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는 두가지였습니다.

없는 시간도 쪼개서 책 읽을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흥미'랍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되면 짬짬이 남는 시간에 친구와 메신저나 트위터로 수다 떠는 시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자연스레 늘어납니다. 요즘은 전자책(e-book) 어플이 많아져서 언제든지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으니 책에 대한 흥미만 가지면 언제든 책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책 읽는 흥미, 독서토론 모임에서 찾아라

저는 책읽기가 어렵다는 분들에게 독서모임에 참여해 책이야기를 나누어 보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독서모임에 참여해 자신이 읽은 책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읽은 책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책읽기에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억지로라도 한권의 책을 읽으려는 동기부여가 되며 다른 사람이 추천해준 책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한 독서모임에 참여한 20대 후반의 남자가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를 합니다. “여자친구가 너무 책 안 읽는다고 구박해서 책 좀 읽어 보려고 왔습니다.” 여자 친구의 강압에 의해 책모임에 나왔다는 A씨. 강압에 의해서라지만 그래도 용기가 있습니다. 오히려 책모임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그런 용기가 없어서니까요. 용기를 가지고 모임의 문을 두드려 보세요.


“독서모임 지루하지 않나요?”

독서모임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 중 가장 큰 한 가지가 “지루하지 않냐?” “고리타분한 모임 아닐까?” 란 물음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독서모임에서 지루할 시간이 없습니다. 한 참가자의 감상을 들어볼까요?

“원래 말이 없는 성격이라... 처음에 독서모임 나왔을 때 긴장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걱정했는데 막상 토론이 끝나면 진이 빠질 정도로 많은 말과 제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놓은걸 깨닫곤 ‘내가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인가?’하며 놀랐습니다."
- 백성국 (직장인.32세)”

이처럼 독서모임에서는 자연스럽게 주제에 맞춰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살포시 보따리 풀듯 풀어놓게 되기 때문에 지루할 시간보다 흥미롭고 다른 사람의 색다른 이야기를 듣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 됩니다.


아는 게 없어서.. 모임 참여하는 게 두려운데요. 창피할 것 같아요

독서모임하면 책 귀신, 책 도사, 책 전문가들의 모임인줄 알고 첫 발을 내미는 게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모임에 나온 분들 첫 인사 때 “큰 용기를 내고...”라고 말씀하시는데 독서모임 용기내서 참여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들 책 읽는 게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이지 조금 더 많이 안다고 자신의 잘난 지식을 내세우는 자리가 아닙니다.


자신에게 맞는 독서모임을 찾아라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독서모임에 참여하기가 두려운 이유로 ‘자신의 무식함이 탄로날까봐서’일수도 있고 ‘괜히 말 한마디 잘못 꺼냈다가 무안 당하고 얼굴만 벌개져서 마음 상할까봐’ 그럴 수 있겠지만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직설적으로 면전에 폭언을 하는 모임은 별로 없습니다. 또한 그런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면 바로 박차고 나오세요. 억지로 안절부절 앉아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작은 의견에 귀기울일 줄 모르고 자신의 말만 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면 언성만 높아지고 재미도 없으니까요.

“직장에서 제 주장도 펼치고 설득도 해야 하는데 잘 안되었거든요. 독서토론모임에서 제가 읽은 책에 대한 느낌도 이야기하고, 사회 현상에 대해 나름 의견을 내다보니 이제는 직장에서 발표나 공개 교육 때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 안정환 (직장인.33세)

 


독서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경청'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한 시야를 넓히는 것'이죠.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그 사람의 삶이 스며들어가 있는 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정말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생활하는 이야기, 그래서인지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른 사람들의 삶이 스며들어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제가 매일 직장과 제 인맥 속에서만 겪는 이야기가 아닌 제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움에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입니다.”
- 이윤미(직장인. 여. 32세)


평소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 다른 사람들이 관심 가지는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지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독서토론모임입니다.


“모임이 끝나고 나면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은 '기막힌 욕심'이 마구 터져요. 조용히 듣기만 하려고 참여했다가 오히려 말하고 싶어지는 '발칙한 경우'가 더 많아지고 모임이 끝나고 나면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의 가지 수가 더 많아지죠. 나는 1권의 책을 읽었어도 '사고'는 공동구매니까 굉장한 효과예요.”
- 우영아 (직장이.25세.여)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 하다보면 저절로 사회현상과 책이야기에 빠져들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추천해 준 책에 마음이 가면 자연스레 다른 책을 꺼내 읽게 되고, 평소 아예 책이라면 담쌓다가도 억지로 한권을 읽게 되고 짧게라도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 하다보면 책 읽는 즐거움에 빠져들게 됩니다.

지금 당장 인터넷 검색을 통해 독서모임을 찾아보거나 자신이 직접 소규모 모임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책은 멀리 있지 않고 토론은 어렵지 않습니다. 느낌과 솔직함 그리고 생각의 공유만 있다면 그 모임은 즐거운 독서모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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