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공식’이 존재한다?

2016. 1. 7.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마케팅과 세일즈는 안 친하다?


사회인이라면 ‘마케팅’과 ‘세일즈’라는 단어를 안 들어봤을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정확하게 마케팅이 무엇이고 세일즈가 무엇인지 이야기할 수 있으신가요? 세일즈는 간단합니다. 보통 영업이라고 하지요? “고객을 찾아가 파는 것” 정도가 적당한 대답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무엇일까요?

 

리오 메구루의 <잘 팔리는 공식>. 비즈니스북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합니다. 마케팅은 뭘까요? 홍보? 물론 홍보가 중요하지요. 하지만 홍보는 어디까지 마케팅의 한 부분입니다. 시장조사? 물론 시장조사가 필요하지요. 하지만 시장조사도 역시나 마케팅의 한 부분입니다. 마케팅은 무엇일까요? 공부할 마음 먹은 사람은 마케팅 서적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엄청난 전문 용어에, 이론에, 원리가 어쩌고저쩌고, 블로그가 뜨네 마네 SNS로 새로운 차원이 열리네……. 정신이 하나도 없지요. 리오 메구루가 쓴 <잘 팔리는 공식>(비즈니스북스. 2015)은 명확하게 마케팅이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1) 무엇을 팔 것인가?

2) 누구에게 팔 것인가?

3) 어떻게 팔 것인가?


를 정하는 게 바로 마케팅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세 가지의 답을 하나의 구조로 정리하면 마케팅이 무엇인지 정의할 수 있습니다. “손님이 알아서 찾아와 물건이 팔리게 만드는 것”.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정의한 마케팅입니다. 사실 마케팅과 세일즈는 정반대에 있는 극과도 같습니다. 피터 드러커는 “마케팅은 궁극적으로 다이렉트 세일즈(방문판매)를 없애는 게 목적이다”라고 했을 정도죠.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요사이 유행하는 블로그로 마케팅하느냐, 입소문으로 마케팅하느냐, SNS로 마케팅하느냐, 하는 말은 모두 “어떻게 팔 것인가?” 에만 집중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팔 것인가?” 입니다. 무엇을 파느냐고 하면 너무 당연해서 기가 차실 수도 있어요. 이 질문은 단순히 업종을 묻는 게 아닙니다. 예를 들어 제 경우에는 단순히 “글”을 판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럼 전 아무 글이나 써서 주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을까요? (그럼 얼마나 편할까요? 농담입니다.)

 

무엇을, 누구에게, 어떻게 팔 것인가?


중요한 것은 “무엇을”이 가리키는 게 무엇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무엇”에는 크게 1)기능과 2)(부가)가치라는 두 측면이 있습니다. 기능은 말 그대로 그 무언가가 고객에게 “객관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입니다. 음식은 먹으면 배가 부르고, 펜은 사면 무언가를 그릴 수 있으며, 전화기를 사면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가치는 그 무언가가 고객에게 “주관적”으로 부여하는 역할과 영향력입니다. 만일 저라면 같은 음식이라도 비싼 곳에서 위생적으로 만든 요리가 더 가치가 있고, 같은 펜이라도 쓸 때 걸림 없이 술술 써지는 데다가 예쁜 펜이 더 가치가 있으며, 같은 전화기라도 보기 좋은 게 좋습니다. 그런데 당신이라면 또 다른 기준으로 가치를 평가할 수 있겠죠? 


중요한 것은 가치입니다. 기능은 당연한 거고요. 왜냐면 기능은 써 봐야 알지만, 가치는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에 미리 떠올리는 “이미지”와 깊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고객이 상품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떠올리게 해 줘야 합니다.


“기능과 가치를 구체적으로 정할 것.”


그게 진정한 마케팅의 시작이지요. 참고로 제 경우에 제 글의 가치는 “읽는 사람이 다 읽고 난 뒤에 과거와는 다른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프로파일링’! 오늘부터, 인간관찰을 시작하자!


자, 가치가 중요한 것은 이제 다 아셨을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가치를 구체적으로 명확히 정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구체적이라는 말만큼 추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은 또 없을 겁니다. 구체란 정보량이 많다는 뜻으로, 쉽게 말하면 “오감으로 떠올릴 수 있는가” 입니다.


탐정이 된 기분으로 미래의 고객을 “프로파일링” 해 보자!


“무엇을 팔 것인가”를 정하고,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누구에게 팔 것인가”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 무엇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일까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리오 메구루는 <잘 팔리는 공식>에서 이 과정을 ‘페르소나 마케팅’이라고 불렀습니다. 똑같은 과정을 제 졸저 <스토리 트레이닝> 이론편, 실전편에서도 ‘캐릭터 프로파일링’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했습니다. 소설을 쓰는 과정과 마케팅은 사실 똑같은 과정입니다. 고객이나 독자에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머릿속에 만들고, 오감으로 느끼게 하는 것”이 공통적이기 때문입니다. 


프로파일링이란 원래 “윤곽을 그리다”라는 뜻입니다. 이 물건을 사는 사람은 어디서 살고,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자라왔고, 얼마나 돈이 있고 등등을 마치 소설가가 된 것처럼 상세하게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직장 내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무엇을 누구에게 파는지”를 명확히 떠올릴 수 있게 되면 해야 할 일도 확실하게 결정됩니다. 고객이 물건을 어떻게 사는 것까지 프로파일링하면, 짜잔! 마케팅을 위한 구조가 완성되었습니다! 


프로파일링을 하는 데에 필요한 요령은 <잘 팔리는 공식>이나 졸저에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팅하는 사람 자신이 “사람이 실제로 물건을 어떻게 사는가” 구체적인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오늘부터 어딜 가든 인간관찰을 시작해 보세요. 저 사람은 어떻게 자랐고, 어떤 물건을 사는지를 상상해 보세요. 좋은 두뇌 체조도 될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업무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