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17. 14:3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요약] 지난 해 11월 '2015 불량학칙 공모전'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선택권을 무시하는 규정이 눈에 띄었습니다. 교사와 학생 간의 불필요한 갈등관계가 발생한다."며 "학생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학칙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최근 한 재수학원의 규정이 인터넷에서 화제였습니다. 해당 학원의 규정은 ‘학원 내/외 남녀 대화', ‘쪽지 전달 및 카톡연락’, ‘남녀간 질의응답’, ‘강의실 내 임의 남녀착석’ 등을 금지하면서, 위반 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남학생의 경우 스포츠 머리, 여학생은 귀 언저리 단발을 할 경우, 코피가 난 증거물을 가져올 때 상점(賞點)을 부여한다는 규정도 있었습니다. 대입을 위해 선택한 재수학원에서 학생들은 기본적인 권리를 잃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입시경쟁 속 포기되는 학생의 인권
학생 인권보호를 위한 시민단체들의 모임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와 전국 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해 11월 '2015 불량학칙 공모전'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국에서 총 107개의 자유·권리제한, 차별, 단속·처벌, 학칙제·개정시 학생참여 배제와 관련된 사례가 접수되었습니다.
경기 평택의 P 고등학교는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이 3번 이상 적발될 경우 강제 귀가 조치 후 한 학기 내내 야간 자율 학습에 참여할 수 없는 규정이 있었습니다. 충북의 J 중학교는 교복에 외투를 입으면 벌점을 주고 교장이 허락할 경우에만 교복 외 기타 복장을 착용할 수 있는 규칙이 있었습니다.
고3 독서 금지, 도서관 대출기록 확인되면 체벌
고3의 경우 조금 더 불합리한 학칙들이 많았습니다. 울산의 H 고등학교는 고3 학생에 한해 점심시간에 운동과 독서를 금지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 책 대출 목록을 확인해 3학년의 대출기록이 확인되면 '앞으로 나란히', '엎드려뻗쳐', '엉덩이 맞기' 등 체벌이 잇따른다고 한 학생은 말했습니다. 경남 김해 D 고등학교는 고3에게 운동장에서 공놀이 금지령을 내렸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취미활동과 휴식마저 학교가 규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체능 수업이 자습으로 대체되는 폐해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비수능 과목이라는 이유로 예·체능 과목을 1~2학년에 몰아넣고 고3 수업에는 아예 배제하여 수업을 듣는 기회마저 박탈한 학교도 존재했습니다.
입시경쟁과 대학진학이라는 명목 아래에 학생들의 기본적인 자유와 선택권이 없어진 것입니다.
학생이 모르는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교칙
지난 2012년 경기도·광주광역시·서울특별시·전라북도에 '학생인권조례'가 공포되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재학생 1,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인권조례' 인지도 조사 결과 '잘 모른다'는 대답이 56.9%에 달했습니다. 학교에서 조례에 대해 안내를 받은 적 없다는 응답 역시 81%를 차지했습니다. 학교 안의 교칙 개정 절차에 대한 응답 중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 1한다'는 대답은 9.3%에 불과했습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공감하는 규정 필요
'동의'와 '합의'가 배제된 이러한 규제들을 학생들이 과연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를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규정을 강요하는 과정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불필요한 갈등관계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교육에 마이너스가 되는 장애요인이 된다."라고 하며 "학생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학칙을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권은 '사람이 개인 또는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뜻합니다. 신분·나이·성별·국적 등과 상관없이 모두에게 해당하며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보호하고 증진해야 합니다. 학생 인권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의 인권을 어른들이 2재단해서는 안됩니다.
활용 기사 : 머니투데이, 점심시간 운동금지·야자시간 화장실금지…불량학칙 공모전 보니 2015.1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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