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미디어로 소통하라!

2016. 6. 10. 11:00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신혜진,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장미축제'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개화기가 다가와 전국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장미꽃 축제가 가장 먼저 떠올랐으리라 예상합니다지난 527일 장미축제에 다녀왔는데요! 제가 다녀온 장미축제는 여러분이 떠올린 장미꽃 축제가 아니라 '애인 디어축제'입니다


2016 장애인 미디어축제는 장애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미디어로 함께 소통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장애인을 위한 미디어 접근권 보장의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이 행사에는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는 분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다양한 체험이 가득! 장미 마당


장애인 미디어축제에 도착하여 '장미 마당'에서 다양한 미디어 체험과 장애 체험 그리고 장애인 방송체험을 해보았습니다. 장애인 방송체험으로 '방송과 인터넷이 융합된 스마트 수화방송', '청각장애인을 위한 움직이는 자막 방송', '실시간 화면해설 및 한글자막 제작 체험'을 해보았는데요. 스마트 수화방송과 움직이는 자막방송은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과 비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이 상충하는 부분을 해결해주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송과 인터넷이 융합된 스마트 수화방송 : 방송망을 통해 방송영상을 송출하고 인터넷망을 통해 수화 영상을 별도로 전송하여 수신기에서 두 영상을 수신하여 동시에 표시하는 방송․ 인터넷 융합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현행 수화방송의 수화화면의 크기가 작아 이해하기 곤란하고, 비장애인 시청자의 경우 수화화면이 방송화면을 가려 TV 시청이 불편하지만, 스마트 수화방송은 수화화면의 생성․ 제거, 크기․위치 조정이 가능합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움직이는 자막 방송 : 청각장애인을 위한 폐쇄자막[각주:1]이 오픈자막[각주:2]과 겹치지 않도록 위치를 이동해서 표시하는 서비스입니다. 움직이는 자막방송은 청각장애인도 오픈자막을 보면서 폐쇄자막을 통해 방송 내용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시간 자막 제작 체험에서 사용한 키보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키보드와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요. '속기사[각주:3]'들이 사용하는 키보드라고 합니다. 한글의 특성상 모음이 함께 쳐지지 않으면 아예 글자가 기록되지 않아서 오타가 써질 확률이 없기에 빠르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특정 자음을 함께 누르면 원래 기록해두었던 단어나 문장이 나올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었습니다. 이러한 키보드를 가지고 실시간으로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막 제작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 모바일 기반 배리어프리 영화 자막 플랫폼 체험


'모바일 기반 배리어프리 영화 [각주:4]자막 플랫폼 체험'에서는 영화 <미쓰와이프>를 모바일에서 어떤 식으로 볼 수 있는지 체험했습니다. 상영관, TV 등의 환경에서 재생되는 영화를 플랫폼 앱을 통해서 동기화하면 시각장애인은 화면해설로 청각장애인과 외국인은 다국어자막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미디어 아트 '소리가 보인다'


미디어아트 '소리가 보인다'는 소리를 시각으로 전달합니다. 현장 소리가 바로 시각 이미지로 어떻게 바뀌는지 체험해보았는데요. 소리마다 화면에 비추어지는 모양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화면의 이미지를 토대로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유추한다고 합니다. 각 악기의 다른 소리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화면에 보였고, 둔탁한 소리가 나면 모양들이 번쩍거렸습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목소리, 박수 소리, 타악기, 실로폰 등 소리가 시각이미지로 변환되었을 때, 소리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생동감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더하여 청각장애인들이 글을 통해서 어떠한 소리에 대한 정보를 얻더라도 소리를 느끼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텐데 시각이미지로 그 한계를 극복 가능한 방법으로 보였습니다. 



#장미극장에서 만나는 '배리어프리 영화'




장미극장에서 <오빠 생각>이라는 영화를 '배리어프리 영화'로 상영하고 있었습니다. 입장 전 안대를 받아서 화면해설영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안대를 벗고 자막으로도 영화를 즐겼는데요. '배리어프리 영화'란,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영화를 말합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영화에서 어떤 상황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이해하고 장면을 상상할 수 있도록, '화면해설'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또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 어떠한 분위기의 음악이 흐르고 있는지배경 효과음은 어떤지 아주 자세하게 묘사된 자막이 제공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비장애인으로서 영화를 볼 때 어려움을 느껴보지 못했는데 배리어프리영화를 보며 장애인들이 영화를 볼 때 따르는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겐 당연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어떻게 미디어로 소통하는지 공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더 많은 장애인이 어려움 없이 보고 싶은 영화를 즐길 수 있길, 장애인 비장애인 모두에게 배리어프리영화가 익숙해지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1. 폐쇄자막 : 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서비스로, 시청을 원하는 경우 켜고 끌 수 있습니다. 보통 화면 하단에 위치해서 때때로 오픈자막과 겹치는 바람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
  2. 오픈자막 : 방송 프로그램과 함께 제작되어 방영되는 자막으로, 모든 시청자에게 동일하게 보이는 자막입니다. 음악 프로그램의 노래 가사, 예능 프로그램의 컴퓨터 그래픽 자막 등이 있습니다. [본문으로]
  3. 속기사 : 기호(속기문자)를 써서 회의나 좌담회 등의 구술 내용을 받아 적는 사람. [본문으로]
  4. 배리어프리영화 : 영화를 보기 힘든 장애인과 영화 간의 장벽을 허물게끔 만들어진 영화로 '자막과 화면해설'을 제공하는 영화를 말합니다. 이를 통해 시․청각 장애인은 소리로, 자막으로 영화를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