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8. 16. 10:18ㆍ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신혜진, 2016 다독다독 기자단
[요약]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현황을 살펴보고, 시니어 대상 미디어리터러시가 왜 필요한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 살펴보았습니다.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가 친애하는 친구가 되는 방법
최근 종영한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황혼 청춘'들의 인생 찬가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살펴보면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제목이 피부로 와 닿을 것입니다.
본 드라마에서 우리는 노인의 이야기가 아닌 어른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그래서, 제목처럼 청춘과 어른이 ‘친애하는 친구’가 되는 관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작가는 젊은 세대가 실버 세대를 어른이 아니라, 그저 노인으로만 폄하하는 시각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왜곡된 시각을 드라마를 통해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디어 마이 프렌즈’라는 제목을 지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5년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평균 총 미디어 이용시간은 397.8분으로 약 6시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잠을 자고 일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것으로 미디어가 삶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미디어 이용시간이 증가하는 환경 속에서 시니어 인구 또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은 여가 중 많은 시간을 미디어를 소비하며 보내고 있습니다.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현재의 실버 세대에게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게 되었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사회와의 소통도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1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가 친애하는 친구가 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미디어’를 제시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우리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미디어’를 이용하여 세대 차이 및 갈등 극복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실버 세대와 젊은 세대가 더욱 친애하는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서는 현재 젊은 세대를 위해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실버 세대를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은평뉴타운 도서관 '시니어 미디어교실'
현재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인 서울시 은평뉴타운 도서관(미디어 도서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시니어 미디어교실, <멋들어진 인생>’에 직접 참여하여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 미디어교실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손석우 강사님의 지도 아래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며, 60세 이상 성인의 미디어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7월 27일 수업에 참여하여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시니어 미디어 교실의 모습
7월 27일 수요일 수업은 지난 수업시간에 진행했던 ‘신문 사진 읽기, 뉴스 타이틀 만들어보기’를 복습하며 시작했습니다. 이어진 첫 번째 수업은 ‘즐거운 미디어 체험하기’로 현재 유행하고 있는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AR)’을 이용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미디어를 체험하는 수업이었습니다. 증강현실을 통해서 태양계로 여행을 떠난 시니어 분들은 마치 진짜 여행을 간 관광객처럼 즐거워하셨습니다. 또한,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해봐야겠다고 말하는 시니어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 수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단순히 증강현실을 체험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강사님과 시니어 분들이 증강현실 기술의 유용한 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이 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AR 기술에 대한 시니어 분들의 이야기가 끝난 후, 손석우 강사님께서는 “미디어의 순기능은 보다 나은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고, 미디어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 유의할 수 있다. 따라서 미디어리터러시는 미디어를 읽고 쓰는 활동에 더하여 제대로 알고 사용하는 것”이라 강조하였습니다.
▲ 증강현실 체험에 집중하고 있는 시니어 분들
두 번째 수업은 ‘삼각대(트라이포드) 실습’이었습니다. 시니어 분들은 강사님을 따라서 삼각대를 직접 설치해보고, 카메라를 삼각대 위에 올려놓고 카메라를 다루어보며 촬영 기법인 ‘팬(Pan)과 틸트(Tilt)’를 배운 후 직접 이를 적용하여 촬영했습니다.
▲ 삼각대 실습의 모습
세 번째로 진행된 수업은 ‘인터뷰 실습’이었는데, 이 수업에는 저도 참여할 기회를 주셔서 시니어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 분마다 다양한 이유로 미디어 교실을 참여하게 되었고, 다들 이 수업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고, 수업을 듣는 것 자체를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실습의 모습
수업의 전체적인 커리큘럼은 다양하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단순히 스마트폰 촬영, 캠코더 촬영, 영상편집 등 장비 활용에만 치우쳐 있는 활동이 아니라, 시니어 NIE 수업을 통해서 다양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디어를 이해하는 활동이 진행되었고, 미디어 속 뉴스, 신문, 광고에 대한 이해, 뉴미디어 이해 등. 이를 다 배운 후 마지막으로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이해를 통해 커리큘럼을 정리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강사님께서는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하는 시니어 분들에게 반복적으로 ‘조급해하지 말아요~ 산책하듯이 따라오면 됩니다’라며 말씀해주셨고, 시니어 분들 또한 서로에게 ‘산책하듯이~ '라는 말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면서 수업을 열심히 듣고 있었습니다. 은평뉴타운 도서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시니어 미디어 교실은 단순 지식 습득이나, 미디어 활용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강사님의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를 밑바탕으로 시니어 계층에 적절한 강의가 진행되고, 활발한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수업이었습니다.
#시니어 분들과의 인터뷰
시니어 계층을 대상으로 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성과는 세 번째로 진행되었던 인터뷰 실습을 통해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 분들의 미디어 활용 현황 및 가장 다루기 어려운 미디어는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시니어 분들은 일상생활에서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나, ‘스마트폰’ 활용에서는 막막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다들 다양한 동기로 시니어 미디어 교실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께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참여하셨다는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이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시니어 분들께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원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노인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생각’을 하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분, 부족한 부분을 배움으로써 채워나가기 위해 참여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시니어 분들께서 말씀해주신 미디어 교육 이후, 삶의 변화 이야기들은 저에게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생각보다 더욱 와 닿게 해주었습니다. 시니어 분들은 수업을 통해 만든 영상을 주변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하며 지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는 기회가 늘어나니 배움에 가속도가 붙고,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지금의 시간이 젊었을 때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떠한 소재로 영상을 만들지 고민하는 일이 늘었다는 답변으로 시니어 분들의 배움에 대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하여 ‘멋들어진 인생’이라는 수업의 제목처럼 수업을 들으며 다시 한 번 삶을 되돌아보며 멋진 인생을 찾을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운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니어 분들에게 ‘미디어’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대부분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 공기와 같은 존재’라는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손석우 강사님 인터뷰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의 성과를 알아보고자 진행한 손석우 강사님과의 인터뷰에서는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손석우 강사님께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니어 미디어 교실의 교육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고, 그 중 ‘멀티미디어 스토리텔링’ 과정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셨습니다. 이는 교육 과정에서 배운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수업이라며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셨습니다.
강사님이 생각하는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는 “시니어 분들에게 미디어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미디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디어에 대해 겁내지 않도록 한다면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할 수 있다.”며 ‘접근과 이해의 과정’을 중요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시니어와 미디어 사이의 멀어진 거리를 가깝게 해주는 것이 시니어 미디어 교육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일례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만드는 수업을 했을 때 어렵게만 생각했던 스마트폰을 배워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이해가 바탕이 되니 한 시니어 분께서 분명 배운 것은 ‘뉴스 만들기’였는데 배운 것을 활용해서 ‘홍보영상’을 만들어 오셨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젊은 세대와 실버 세대와의 소통에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해주셨습니다. 수업 당일 준비했던 증강현실을 통해서 태양계로 여행을 가는 것은 한 시니어 분의 연락을 받고 난 후 떠오른 아이디어라고 하셨습니다. 시니어 분은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위해서 미디어를 통해서 함께 보고 공부할 수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을지 여쭤보았고, 강사님은 이에 대한 답으로 증강현실을 통해서 태양계 여행을 다녀오는 법을 알려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바탕으로 돌아가서 아이들과 함께 태양계 여행을 다녀온다면 그것이 젊은 세대와 실버 세대와의 소통이 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시니어 대상에게 미디어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의 분위기가 소통보다는 혼자 하는 것을 즐기는 방향으로 흘러감에 따라 시니어 분들은 소통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졌다고 하셨습니다. 이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그분들에게 새로운 소통방법을 마련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습니다. 즉, 미디어리터러시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우기 때문이 아니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 때문에 시니어 분들에게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결론
나이와 상관없이 인간은 기본적으로 소통하기를 원합니다.
실버 세대들 또한 끊임없이 소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과 특히,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대하여 고민한다는 사실을 취재를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 고민을 듣고 나니 젊은 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실버 세대들과의 미디어를 통한 소통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을 해 본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저의 솔직한 답은 고민보다는 단순히 그들은 미디어 습득력이 낮지 않을까? 하는 편견으로 접근했다는 반성이었습니다. 취재를 통해서 습득력이 문제가 아니라 이러한 편견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는 사실을 크게 깨달았습니다.
시니어들이 미디어에 대해 겁내지 않고 익숙하게 접근하여 소통할 수 있도록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매우 중요함을 그 분들의 곁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어 실버 세대들이 세상과 소통하고, 젊은 세대들과 친애하는 친구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그들은 보다 ‘멋들어진 인생’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참고 자료]
김양은 외 2인, 『실버세대를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재 '뉴스로 전하는 세상, 세상이 전하는 뉴스' (지도서)』, 한국언론진흥재단, 2016.
- 김양은 외 2인, 『실버세대를 위한 뉴스 리터러시 교재 '뉴스로 전하는 세상, 세상이 전하는 뉴스' (지도서)』, 한국언론진흥재단, 2016. p.10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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