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9. 6. 11: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요약] 슬로시티는 자연과 전통문화, 경제를 보호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어 세계적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한 슬로시티는 한국의 11곳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11곳의 슬로시티 중 다섯 곳을 소개해 드립니다.
외국인이 한국에 오면 가장 먼저 배운다는 '빨리 빨리'. 빠른 것에 익숙해진 우리는 인터넷 창이 느리면 껐다, 켰다를 반복하고 신호등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창밖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풍경, 여유로운 일상을 동경합니다. 우리 마음 속 숨은 욕구를 충족시킬 우리나라의 슬로시티를 소개합니다.
슬로시티는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치타슬로(cittaslow)'의 영어식 표현입니다.
자연과 전통문화, 경제를 보호하는 취지의 슬로시티는 1999년 이탈리아의 몇몇 작은 마을에서 시작되어 세계적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재 전남 신안 증도, 전남 완도 청산, 전남 담양 창평, 경남 하동 악양, 충남 예산 대흥·응봉, 경기 남양주 조안, 전북 전주 한옥마을, 경북 상주 함창·이안·공검, 경북 청송 부동·파천, 강원도 영월 김삿갓, 충북 제천 수산·박달재 총 11곳이 슬로시티로 지정됐습니다.
#염전, 갯벌, 해송 숲에서 즐기는 '느림의 미학', 슬로시티 신안 증도
▲ 영월 김삿갓유적지
신안 증도는 느리게 둘러보는 섬입니다. 슬로시티라는 슬로건과 어울리게 섬 안의 모든 것이 더디게 흘러갑니다. 해무가 걷힐 무렵 태평염전 길은 몽환적인 분위기에 휩싸입니다. 소금 창고들이 가지런히 늘어선 이곳 갯벌 염전은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증도가 세계슬로시티로 지정되는 데도 갯벌 염전이 중요한 원인이 됐습니다. 증도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승인된 곳입니다. 갯벌도립공원은 우전해변에서 화도까지 광활하게 연결됩니다. 물이 빠지면 짱뚱어, 농게, 칠게 등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짱뚱어다리 건너 만나는 우전해변을 운치 있게 거니는 방법은 소나무 10만여 그루가 늘어선 '한반도 해송 숲'을 택하는 것입니다. 솔숲을 거닐며 일몰의 증도해변과 만나는 시간은 느리게 걷기에 방점을 찍습니는다. 염생식물원, 화도노두길 등도 함께 둘러보면 좋습니다.
#물길이 만나고 돌담이 잇는 고택 마을, 슬로시티 담양 창평
▲ 담양 창평마을 돌담길
담양군 창평면은 고려 시대부터 존재하던 마을입니다. 조선 시대 정조 때는 2,400가구, 7,600명이 넘는 고을이었습니다. 1914년 조선총독부가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담양군에 편입되기까지, 일대에서는 담양과 견줄 정도로 컸습니다. 고씨 집안의 고택과 문화재로 지정된 옛 담장이 유구한 역사를 대변합니다. 창평면은 지난 2007년 신안 증도, 완도 청산도 등과 함께 아시아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되며 다시 주목받았습니다. 월봉천과 운암천, 유천 세 갈래 물길이 만나 삼지내(삼지천)마을로도 불리는데, 창평의 역사와 유산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자부심이 남다릅니다.
마을 여행은 이야기길 3개 코스를 따라 일대를 크게 둘러볼 수도 있고, 돌담 중심으로 알차게 탐험할 수도 있습니다. 쌀엿과 한과 등이 유명하며, 다채로운 슬로시티 체험 역시 장점입니다. 슬로시티방문자센터나 창평면사무소 앞 달팽이가게에서 자료를 얻은 뒤 출발해도 좋습니다. 다만 사람이 사는 만큼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자연의 속도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슬로시티 청송
▲청송 덕천마을 송소고택
푸른 솔의 고장 청송(靑松)은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지역 특색을 살린 산촌형 슬로시티입니다. 남보다 빨리 가기보다 자연의 속도에 맞춰 살면서 함께하는 즐거움을 찾습니다. 경관이 수려한 주왕산과 주산지, 선조의 생활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덕천마을과 중평마을, 전통문화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청송백자와 천연 염색, 전통 한지, 옹기까지 다양한 매력이 넘칩니다.
송소고택을 중심으로 한 덕천마을이 있는 파천면, 주왕산과 주산지가 있는 부동면이 지난 2011년 국제슬로시티로 지정됐습니다. 덕천마을에서는 고택 체험을 기본으로 민속놀이, 다듬이질, 천연 염색, 농사 체험이 가능합니다. 닥나무가 한지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전통 한지 체험, 재래식 수작업으로 빚는 청송백자와 청송옹기 체험도 가능합니다.
#청풍호를 바라보며 자리 잡은 슬로시티 제천 수산
▲ 백봉전망대에서 본 청풍호
제천 청풍호 동쪽에 자리한 수산면이 2012년 10월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습니다. 청풍호, 금수산, 자드락길 등 자연 풍광이 아름다운데다 산야초마을과 능강솟대문화공간 등 체험 공간이 다양해 힐링 도시의 면모를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슬로시티 수산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청풍호 자드락길 6코스 괴곡성벽길입니다. 들머리인 옥순봉쉼터에서 한 시간 정도 가면 백봉전망대에 닿는데, 이곳에서 바라보는 청풍호가 절경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산야초마을로 향합니다. 청풍호를 바라보는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마을로, 비누 만들기와 손수건 염색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솟대를 모아놓은 능강솟대문화공간과 금수산 의상대 아래 자리한 정방사도 느리게 사는 마을 수산면을 느끼기에 모자람이 없는 곳입니다.
#강바람 맞으며 느리게 느리게, 슬로시티 남양주 조안
▲ 조안 능내역
남양주시 조안면은 수도권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곳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의 수려한 자연, 다산 정약용 생가와 박물관 등 전통 유산, 깨끗한 물과 토양이 어우러져 생태 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슬로시티문화관은 조안면을 소개하는 곳으로, 슬로시티의 개념과 세계 슬로시티 인증 마을, 조안면의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는 국내 최초 유기농 테마파크입니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코코몽 캐릭터를 활용해 유기농 관련 각종 놀이 체험을 제공합니다. 정약용이 태어난 마현마을과 다산유적지,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능내역, 아름다운 물의 정원, 운길산 중턱에 자리한 수종사 등도 '느린 마을' 조안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입니다.
[참고기사]
넥스트 스토리, 우리는 슬로시티가 필요해 : 한국의 슬로시티는? , 2016.07.13.
뉴스1, 관광공사 추천 '느리게 여행하기 좋은' 가을여행지 11곳,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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