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광고홍보학부 뉴스 활용 강좌

2017. 8. 3. 11:00수업 현장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전국 대학의 뉴스 활용 강좌를 지원하고 있다. 수업에 뉴스 읽기를 적극 도입한 홍익대학교 광고홍보학부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강좌의 수강생과 정지연 교수를 만나 그 후기를 들어봤다.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광고홍보학부 정지연 교수는 올해 초 학기 시작과 더불어 일간지 20종 구독을 신청했다. 학부 전공 선택 과목인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수업 자료로 쓰기 위해서였다.

 

이른 아침 잉크 냄새 짙게 밴 신문들이 배달되면 광고홍보학부 전 학년이 열람할 수 있는 공간에 신문을 비치했다. 그동안 모바일 뉴스를 힐끔거리는 것이 뉴스 읽기의 전부였던 학생들이 어느 순간부터 종이 신문을 넘기며 그날의 주요 이슈를 확인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모바일 대신 신문을 들다

대학생들이 의외로 신문을 안 읽어요. 대부분 모바일 포털 사이트에 뜨는 실시간 검색어 뉴스나 본인들이 관심 있는 뉴스를 클릭해서 보는 게 다죠그런데 지금은 학생들 스스로가 종이 신문을 찾아서 읽어요. 놀라운 변화예요.”


정지연 교수는 작년 말, 대학생들의 신문 읽기 확산에 기여하는 정규 강좌를 지원한다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사업 공고를 보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강의 계획안을 제출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위기 쟁점을 둘러싼 미디어의 위기 프레임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기 관리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적용하는 과목이다. 그만큼 심층적인 뉴스 읽기가 뒷받침되어야 효과적인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정지연 교수는 학생들이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시각이 길러졌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저희 수업은 뉴스를 읽지 않으면 참여할 수가 없어요. ‘오늘 특별한 이슈가 뭐가 있느냐는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하니까요. 학생들은 뉴스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자주 보도되는 기업이나 정부의 위기 사례는 수업 시간에 토론을 벌이죠.”

 

요즘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는 물론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많은 곳에서 뉴스가 쏟아진다. 그러나 온라인 중심의 휘발성 있는 소셜미디어 뉴스는 형식의 체계성이나 내용의 종합성 면에서 종이 신문을 따라가지 못한다.


일단 신문을 펼쳐놓으면 기사의 제목, 배치, 컬러, 사진의 크기 등이 한눈에 들어와요. 각 신문사가 추구하는 뉴스의 가치나 중요도도 확연히 드러나고요. 각각의 특징을 파악하거나 차이를 비교하면서 읽기가 쉬워요. 종이 신문을 보는 또 하나의 장점은 학생들이 실시간 검색어 등을 통해 본인이나 타인의 관심사를 좇아서 뉴스를 편파적으로 읽지 않게 된다는 거예요. 전체적으로 뉴스를 조망하는 시각을 기를 수 있죠.”


정지연 교수에 따르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e-NIE(온라인 뉴스 활용 교육 프로그램)도 학생들 사이에서 활용률이 높단다. 종이 신문 형식 그대로를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데다, 검색 기능까지 있어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이용한 e-NIE(온라인 뉴스활용 교육 프로그램)의 화면. ‘정상회담’ 등 키워드에 따른 언론사의 기사를 볼 수 있다.


신문은 사회를 이해하는 창

정지연 교수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매년 거르지 않고 해왔다. 그러나 올해만큼 뉴스에 비중을 둔 적은 없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과목 특성상 여러 위기 사례를 분석해요. 논문이나 교재, 책에서도 좋은 사례를 접할 수 있지만, 뉴스만큼 실질적이지는 않아요. 현재 진행 중인 사례만큼 피부에 와 닿는 것도 없으니까요. 학생들은 어제저녁에 보도된 뉴스 클립이나 수업 중간에 뜨는 속보 등을 보면서 위기관리 이론을 구체적으로 접목해요. 실시간 뉴스가 산지식이 되는 셈이죠.”


이렇듯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강의 구심점에는 뉴스가 있다. 뉴스 중에서도 학생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매체는 다름 아닌 신문이다.


모바일 뉴스만 볼 때와 비교하면 신문을 읽는 지금,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가 훨씬 높아졌어요. 토론에서도 한층 적극성을 띠고요. 학기 말 발표 시간에는 학생 대부분이 신문에서 이슈를 찾았어요. 사드 배치, 휴대폰 배터리 폭발, 건강식품 유해성 논란 등 각종 사회 현상을 신문 보도와 연계해서 미디어 프레임을 분석하고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관련 쟁점을 이해했죠.”


광고홍보, 특히 홍보 전공자에게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문제가 사회 이슈로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조직체의 위기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려면 뉴스에 보도되는 의제 흐름을 잘 파악해야 한다. 또한 홍보 실무자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실제 상황에 잘 적용해야 하는데, 이런 실무 능력을 종합적으로 배양하기에 적합한 도구가 바로 신문이다.


사회과학 전공자에게 뉴스 읽기는 절대적이에요. 사회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소통 역량을 효과적으로 향상할 수 있죠. 한 학기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저희 학생들도 신문을 읽으면서 사회를 보는 시각이 넓어졌어요. 정치와 경제 이슈를 싫어하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해당 이슈를 다루는가 하면, 본인이 관심 있는 면만 단편적으로 들여다보던 학생들도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에서 많이 벗어났어요.”


정지연 교수는 이 밖에도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수업의 뉴스 읽기를 통해 종합 사고력, 분석력, 비판력, 문제 해결력, 소통력 등이 길러졌다고 판단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대학 뉴스 활용 강좌가 얼마나 큰 효과가 있는지 이 자리를 빌려서 말씀드리고 싶어요. 뉴스를 정확하게 읽으면, 사회를 올바르게 인식하게 되고, 더 나아가 균형 잡힌 민주시민으로 자랄 수 있어요. 뉴스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언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관련 사업이 앞으로도 지속되길 바라요.”


‘뉴스 활용 강좌’를 들으면서 느낀점과 자신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왼쪽 상단부터 송진우, 장다은, 김정수, 김다영, 김민경, 박정현, 백재형)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학생의 한마디 <뉴스 활용 강좌! 이런 점이 좋았어요>

<박정현> 단순히 신문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 간에 여러 관점과 의견을 교환하는 공론의 장을 연 점이 인상에 남아요. 대학생을 위한 더 많은 뉴스 활용 수업과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좋겠어요.


<김다영종이 신문을 접한 후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예전에는 흥미 위주의 기사를 봤다면 요즘은 사회, 정치, 경제 뉴스에도 눈길이 간다는 거예요. 그리고 모바일로만 뉴스를 보는 게 싫어져요.


<송진우여러 신문의 뉴스를 읽는 건 논술 수업을 받는 것과 효과가 비슷한 것 같아요. 신문이기 때문에 모바일보다 내용을 집중해서 읽을 수 있고, 비판적인 시각과 다각적인 사고력 기르기에도 유용해요.


<김정수신문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20개 신문의 1면을 장식한 톱 뉴스들이 신문마다 다른 시각으로 표현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어요.


<백재형> 신문사마다 사설 논조가 다른데 왜 그런지, 밑바닥에 깔린 이해관계를 되짚어 보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었어요. 또한 e-NIE는 편리한 기능이 많아서 과제할 때 큰 도움이 됐습니다.


<김민경> 종이 신문의 깊은 맛에 중독돼서 더 이상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단 인터넷 기사는 안 읽게 돼요. 어젠다 세팅을 위해 흘리는 가짜 뉴스도 기피 대상 1호가 됐고요. 이런 게 학습의 힘이겠죠?


<장다은신문사별로 같은 뉴스를 어떻게 다루는지 차이를 알게 된 점이 가장 큰 소득이에요. 신문은 모바일 뉴스보다 깊은 내용을 다루고, 하나하나 곱씹으며 볼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모바일보다는 신문으로 읽을 때 눈도 덜 피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