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국회세미나

2018. 6. 14. 15:30포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지난 5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와 공동으로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추진위가 2017년 2월 공식 출범한 이후 1년여 동안 내외부의 토론을 진행하고 유관부처‧기관과 소통해 마련한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공식 발표했다. 



편집부


지난 5월 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한 미디어교육지원법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와 유은혜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는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이하 미디어교육법안)’에서 말하는 미디어교육의 목표는 모든 국민이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조적·능동적으로 활용하며, 미디어를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이 법안의 주 내용은 미디어교육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고 유관부처 간 협력을 통해 정책을 수립, 추진하는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법안을 발표하고 법률 제정을 위한 토론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유 의원은 세미나 시작을 알리며 “최근 가짜 뉴스 등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악용되고 있는 사례가 있다.”며 “미디어교육법안을 제정함으로써 이를 바로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법률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발표가 진행됐다. 미디어교육법안에 대한 발표는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와 건국대학교 KU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양은 교수가 맡았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미디어교육법안의 제정으로 ‘미디어를 악용하는 사례’를 바로잡을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


법률 제정을 위한 논의 경과와 의미

허경 이사는 “오래전부터 미디어교육이 진행됐지만, 정치적인 배제로 인해 활발하게 이뤄지진 못했다.”고 말하며 미디어교육법 제정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미디어교육의 역사는 비교적 길지만 미디어교육 관련 정책영역과 정부 행정부처들이 복잡하게 편제되어 있고 법체계도 완비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가짜 뉴스 사례가 떠오르는 등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졌다. 미디어교육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허 이사는 “이러한 시점에서 추진위 활동을 통해 다양한 영역의 민간주체 간 논의가 복원된 것은 큰 의미”라고 밝혔다. 논의 과정에서 참여 민간주체 간 인식의 차이, 이해관계의 차이가 확인되었고 합의를 도출할 수 있었다는 것 역시 의미 있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추진위 활동에 많은 의미가 있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허 이사는 이에 대해 “미디어교육 관련 논의영역, 주체와 네트워킹 확장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부처 및 산하기관과의 소통 및 협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미디어교육 정책과 연관된 미디어·문화·교육 정책의제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디어교육 참여 당사자의 의견수렴을 통해 세부 정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활동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내용

이어 건국대학교 김양은 교수가 미디어교육법안의 취지와 내용에 대해 발표했다.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법률은 미디어교육에 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의 책임을 정하고 미디어교육의 방향과 그 추진에 필요한 기본적인 사항을 규정한다. 이로써 미디어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국가 민주주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 법에서 미디어교육은 미디어와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와 내용물에 대한 접근능력, 비판적 이해능력, 창의적 활용능력, 민주적 소통능력의 증진으로 국민의 시민의식을 함양하고, 미디어를 통한 사회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모든 형태의 교육으로 정의된다. 김 교수는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시민의식과 미디어를 통한 사회참여능력을 얻기 위한 모든 형태의 교육을 미디어교육에 포함한 것”이라며 “이로써 기존 특정 매체, 특정 목적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미디어교육을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화할 수 있도록 개념적으로 확장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해 참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법률'의 이해를 돕기 위해 발표가 진행됐다. 전국미디어센터협의회 허경 이사(좌), 건국대학교 KU커뮤니케이션연구소 김양은 교수(우)


미디어교육 활성화 법이 필요한 이유

법률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토론이 이어졌다.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노영란 사무국장은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민주주의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미디어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미디어교육이 필요에 의해 산발적으로 진행되는 것보다 미디어교육의 방향을 정립하고 그에 맞는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한 법 제정 논의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발의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제대로 끌어내지 못해 법 제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노 사무국장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교육 주체들이 모여 추진위를 출범시켰고, 법안 논의를 오랫동안 진행해 왔다.”며 “미디어교육 활성화법이 실효성 있는 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민간단체 미디어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

언론인권센터 김현옥 미디어이용자권익본부장은 “민간단체의 미디어교육 기반만으로는 교육 기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든 국민은 성별, 인종, 지역,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미디어교육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미디어교육법 제정이 그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피력한 뒤, 민간단체 미디어교육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째로 각 부처 간 그리고 현장에서 뛰고 있는 민간단체와의 소통 없이 이뤄지는 미디어교육은 그동안 수많은 문제를 낳아왔다. 교육내용이나 대상이 특정의 한 부분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었으며, 정권에 따라 미디어교육이 확대·축소되는 등 일관성 없는 미디어교육이 실시됐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한국이 적지 않은 미디어교육 역사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교육 목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한 이유”라고 말했다. 미디어교육에 있어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우선시 돼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한 충분한 소통이 있어야 균형 잡힌 미디어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디어교육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할 공공기관이 지역 민간미디어교육단체와 연계 없이 센터 설립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 지역 민간 미디어교육단체의 미디어교육 환경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본부장은 “미디어교육이 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관련 단체들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언론인권센터 김현옥 미디어이용자권익본부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민간단체와 소통 없이 이루어지는 미디어교육은 교육의 쏠림 현상을 일으키며, 

민간단체 미디어교육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미디어교육 교사의 ‘기획할 권리’ 보장

문화콘텐츠그룹 ‘잇다’의 이순학 대표는 미디어교사들의 교권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는 “공공기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미디어교육 현장은 미디어교육 교사의 ‘기획권리’가 박탈되는 교육 획일성 문제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특히 시청자미디어센터의 사례를 살펴보면 ‘교육기획권’은 대부분 운영 스태프가 지니고 있으며, 교사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커리큘럼의 개선이나 보완해야 할 교육단계별 과정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통로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는 양질의 교사 인력의 외부 유출로 이어진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미디어교육 교사 중 다수는 기획할 권리를 찾아 문화예술교육으로 유출된다. 문화예술교육 현장은 교사의 교육기획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특히 연간교육의 기획권이 보장돼 있다. 이 대표는 “교육시장에도 트렌드가 있다.”며 “교사들의 근속연수가 높아질수록 새로운 교육을 갈망하고 연구하고자 하는 열망은 높아진다.”고 전했다. 교육서비스의 경쟁력은 단순한 보급이 아니라 수요자와 호흡하는 열린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는 “미디어교육 교사의 기획할 권리를 보장하는 방법은 시행기관과 미디어교육 교사들의 위계 구조를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협업’과 ‘소통’이었다. 법안을 논의하는 것부터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에서도 ‘소통’은 빠지지 않았다. 유은혜 의원 역시 “오늘 세미나는 미디어교육법안에 대해 더 많은 의견을 듣는 자리”라며 “토론을 통해 주시는 말씀을 경청하고 미디어교육법 제정안에 충실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교육법안이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막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법안을 통해 미디어교육에 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책임을 밝히고, 미디어교육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할 주체 간의 지속적인 소통과 협업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지난 5월 17일 유은혜 의원 등 12인의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이 ‘미디어교육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그리고 5월 29일부터 6월 12일까지 입법 예고해 국민의 의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