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구글, 이용자별 적극적 눈높이 교육

2021. 1. 29. 18:00특집

페이스북의 ‘겟 디지털’ 프로젝트 화면. <사진 출처: 페이스북코리아>

 

 

페이스북·구글, 이용자별 적극적 눈높이 교육

 

해외 미디어 업계의 미디어교육 참여 현황

 

2020년, 예고도 없이 비대면 원격 교육이 갑자기 시작되면서

미디어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한 해였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와 해외의 미디어교육 현황을 긴급 점검해보고,

특히 미디어 업계의 교육 참여 정도를 비교해보는 자리를 준비했다.

 

글 황현정 (건국대 디지털커뮤니케이션센터 연구원)


 

 

페이스북 ‘겟 디지털’은 디지털 시민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안내하고,

안전하게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대면으로 예정되어 있던 회의가 비대면 온라인으로 이뤄진다는 안내 문자를 받았다. 코로나19가 변화시킨 일상의 모습 중 하나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ICT가 우리들의 일상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이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 됐고, 관공서와 같은 공공 영역과 은행, 음식 주문 같은 일상 영역에서 무인기기의 활용이 확대되면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이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영역에서 디지털 기기를 매개로 한 삶이 일상화되면서 디지털 기술을 다루는 능력도 세분화되고 복잡화됐다. 특히 정보 공유, 사회 참여, 보안, 윤리 같은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강조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민들의 디지털 기술의 활용 역량을 고도화하여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변화하는 사회 환경에 알맞은 디지털 역량을 함양하여 국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포용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관계부처 합동, 2020). 1) 또한 산업계에서도 ICT 사회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역량을 함양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디지털 포용 사회 위한 필수 역량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미디어를 통해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일상에서 접하는 등 미디어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환경에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강조되어 왔다. 이때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미디어 기기에 접근할 수 있는 차원을 넘어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미디어가 재현하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평가하며,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르네 홉스(2010) 2)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접근성(access), 분석과 평가(analysis and evaluation), 창조(creation), 성찰(reflection), 행동(action)이라는 다섯 가지 프레임워크 3)로 제시했다. EU(2018)에서도 이러한 프레임워크를 미디어 리터러시의 구성요소로 삼은 바 있다. 다양한 선행연구들의 공통점은 미디어를 통해 사회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역량을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역량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고, 지능정보 기술이 일상화되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필수 역량으로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다양한 정책도 제안되고 있다. 「국가정보화기본법」,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서는 미디어 관련 교육을 부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정부는 ‘제6차 국가정보화 기본 계획’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정규 교육과정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포함했다. 최근 정부는 전 국민이 디지털기술의 혜택을 고르게 누릴 수 있는 디지털 포용 국가를 목표로 하여 발표된 ‘디지털 포용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디지털 역량 수준 맞춤형 교육 체계를 수립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교육을 확대하며 디지털 역기능을 예방하기 위한 인터넷 윤리 교육을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한 2020년 8월에는 ‘디지털 미디어 소통 역량 강화 종합 계획’을 발표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인프라 확대, 디지털 미디어 제작 역량 강화, 미디어 정보 판별 역량 강화, 디지털 시민성 확산의 네 가지 전략을 설립하고 세부 과제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로 민관이 포함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협의체를 구성하고, 실시간 OTT 서비스 이용법, SNS 사용법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며, 사이버폭력 및 혐오표현과 같은 디지털 역기능을 예방하고 올바른 미디어 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정부부처와 산하 기관들이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미디어 분야와 문화예술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김여라, 2019). 4) 그러나 정부 위주 활동 외에도 최근에는 미디어 관련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를 함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사용자가 올바르게 미디어를 이용하거나 자사의 콘텐츠 혹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영의 발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사례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페이스북과 구글의 사례를 통해 미디어 업계에서 제공하고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특징을 살펴본다.

 

페이스북의 ‘겟 디지털’

세계적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인 페이스북은 그동안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18년에 페이스북은 청소년들이 디지털 미디어를 깊이 있게 이용하고, 올바르게 콘텐츠를 소비하며,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타인과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디지털 리터러시 라이브러리’를 제공한 바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 라이브러리’에서는 콘텐츠 공유, 공개 범위 및 보안 관리, 커뮤니티 참여 등 18개로 구성된 주제별로 디지털 소양을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무상 제공한다.

 

이 외에도 청소년들이 건강한 소셜 미디어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안 방법, 미디어 소양 관련 원칙 등을 제공하는 청소년 대상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포털에서 제공되는 원칙은 청소년 전문 상담가, 크리에이터, 예술가 등과의 협력을 통해서 도출됐다. 흥미로운 점은 제공되는 원칙들이 딱딱한 지침이 아닌 ‘낯선 사람들이 여러분의 공간에 오지 못하게 하세요’, ‘비밀번호를 공유하지 마세요’ 등 청소년에게 실질적이고 유용한 원칙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친근하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또한 부모가 청소년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현명하게 지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모님을 위한 포털’도 운영 중에 있다. 부모가 자녀의 소셜 미디어 이용에 어떻게 관여해야 하는지, 어떤 원칙을 가지고 대화해야 하는지 등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팁을 제공하고 있으며, 온라인 보안 및 안전 전문가가 제공하는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청소년, 부모 등 대상별로 나눠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 프로그램을 펼쳐왔던 페이스북은 2020년부터 다양한 대상을 포괄할 수 있는 ‘겟 디지털(Get digital)’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겟 디지털’은 건강한 디지털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역량 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시민이 갖추어야 할 덕목을 안내하고, 안전하게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과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 건강한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의 자문과 여러 단체의 협력을 통해서 다양한 교육과 리소스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역량 강화 방법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 필요한 미디어 리터러시를 단계적으로 접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첫째, 디지털 환경에서 기기나 기술의 기본적 사용법 등 ‘디지털 기초’ 역량을 함양하기 위한 다양한 지침을 제공한다. 둘째, ‘디지털 웰니스’로 물리적·정서적으로 건강한 온라인 활동을 수행하기 위한 팁을 제공한다. 셋째, 포용적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디지털 참여’ 팁을 제시한다. 넷째, 소셜 미디어와 기술을 긍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역량 강화’ 팁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직업에 대비하여 디지털 스킬을 개발하는 ‘디지털 기회’와 관련된 팁을 보여준다.

 

해당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청소년, 부모, 교육자별로 차별적인 팁과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이라면 실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청소년 리더들의 프로젝트와 역량별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 제안 사항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부모나 보호자들은 온라인과 관련해 자녀와 커뮤니케이션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는 팁과 실제 대화 예시를 제공받는다. 교육 종사자들은 실제 교육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업 자료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페이스북은 단순한 지침을 나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청소년과 부모, 교육자가 실생활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가이드라인과 함께 해결을 위한 팁을 제공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레슨을 무료로 개방하고, 실제 각 역량과 관계있는 인물들을 통해서 팁과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도모하고 있다.

 

구글, 실용 정보 제공에 초점

구글코리아는 자선 활동과 사회 혁신을 담당하고 있는 구글닷오알지(google.org)를 통해 2017년부터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등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16년부터 이 협회가 진행해오던 리터러시 프로그램에 구글닷오알지가 2017년에 5억 원, 2019년에는 10억 원을 추가 후원하면서 해당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청소년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이 프로그램은 AI를 활용한 이미지 제작,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4차산업 혁명 시대의 기술뿐 아니라 비판적인 디지털 콘텐츠 읽기, 디지털 소양과 디지털 시민의식을 키우기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글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비 인터넷 어썸(Be internet awesome)’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현명한 인터넷 사용을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가 디지털 시민의식을 갖추고 허위정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인터넷을 자신감 있게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구글코리아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자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기기 사용법,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진로 지도를 할 수 있는 방법 등 실용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방법을 알려주는 프로젝트도 제공한다.

 

구글코리아가 후원하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의 ‘디지털&미디어 리터러시 캠퍼스’. <사진 출처: 구글코리아 블로그>

 

온 사회가 다함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미디어 리터러시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이 아니다. 미디어 이용자가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갖추고, 미디어 기기를 올바른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의 정책적 노력, 비영리 단체의 활동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는 미디어 기업이 적극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진행하고, 올바른 미디어 사용법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북과 구글의 사례를 통해서 기업이 주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방향 및 실용적인 지침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교육 내용과 지원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의 일상화, 다양한 지능정보 기술의 발달 등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있는 우리들의 역량은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사회를 이해하고,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고, 디지털 시민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의 함양이 필수적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삶의 전반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 민관이 모두 협력할 필요가 있다. 사회가 모두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이뤄질 때 우리는 더 긍정적이고 올바른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1) 관계부처 합동(2020), “디지털 포용 추진 계획-다 함께 누리는 디지털 포용 세상”.

2) 르네 홉스(2010). Digital and Media Literacy: A plan of Action.

3) ∙접근성(access): 미디어와 기술을 익숙하게 찾고 사용하며, 다른 사람들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능력

∙분석과 평가(analysis and evaluation): 잠재적인 영향을 고려하여 미디어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정보의 품질, 진실성, 신뢰성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

∙창조(creation):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작의 목적/청중/구성된 기술에 대해서 이해하고 표현하는 능력

∙성찰(reflection): 사회적 책임감과 윤리적 원칙에 적용하고, 미디어 생활에 대한 인식을 키우기 위해 소통하고 관리하는 능력

∙행동(action): 미디어를 통해 시민권을 행사하고 참여하는 능력

4) 김여라(2019),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 리터러시 해외 사례 및 시사점」, 《NARS 현안분석》, 국회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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