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대의 꿈 찾기, ‘미디어’만 있으면 만사형통

2021. 8. 4. 17:34수업 현장

디지털 세대의 꿈 찾기, ‘미디어’만 있으면 만사형통

중학교 진로 탐색 수업과 미디어 활용

현재 우리나라는 중학교 1학년을 자유학년제로 지정해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이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따라서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진로 교육이 다른 학년보다도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말할 수 있다.

미디어와 익숙하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들을 위해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 현장으로 안내한다.

노애경 (부산개성중 교사)

바야흐로 유튜브 키즈들이 교실에 앉아 있다.

그들의 일상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다 쉽게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갖고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수업을 설계했다.

현재 중학교 1학년인 2008년생들은 책 대신 유튜브를 통해 정보를 얻고,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과제를 해결하며, 온라인 게임 채널에서 친구들과 만난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근본적이고도 교육 철학적인 고민이 먼저 필요했다. 즉,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진로 수업은 어떤 의미가 있으며, 수업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어떤 매체를 활용해야 할까?’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진 뒤, 필자는 결코 짧지 않았던 20여 년의 교육 경험 속에서 다음과 같은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렸다. ‘중학교 학생들에게 있어 진로 수업은 나를 알아가고, 나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알게 됐을 때 자신에게 적합한 진로를 선택할 줄 알게 되고, 그 진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줄 알게 되며,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유튜브 키즈’의 진로 수업

자기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흥미, 적성, 가치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디어는 그러한 자신의 다양한 특성을 발견하기 위해 필요한 효과적인 진로 수업 매체로서 효율성과, 장점,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

바야흐로 유튜브 키즈들이 교실에 앉아 있다. 그들의 일상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아이들은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다 쉽게 알게 될 것이다. 이런 믿음을 갖고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수업을 설계했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언택트 수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현 교육 현장에서 미디어를 활용하지 않는 수업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2005년에 창립된 유튜브가 키운 아이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2008년생에게 과연 미디어란 어떤 의미인지, 그들이 지금까지 성장해오는 데 미디어가 끼친 영향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꼭 필요한 단계로서, 미디어에 대해 생각해보는 활동으로 설계된 수업이 바로 ‘오늘의 나를 만든 미디어(오나미)’ 진로 탐색 활동이다1). 아이들에게 사진이나 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다양한 앱(예를 들면 ‘미리캔버스’, ‘글그램’, ‘InShot’ 등)을 활용하여 세 가지 주제로 이미지 편집을 해보도록 제시했는데,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나에게 미디어란?
2.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미디어는?
3. 어른이 되어 직업을 갖게 되고 사회생활을 하게 됐을 때 꼭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미디어는?
(미디어의 콘텐츠나 주제를 반드시 밝히도록 함)


 

 

 

오늘의 나를 만든 미디어

가장 먼저 아이들과 ‘미디어’의 정확한 의미를 학습했는데, 아이들은 ‘미디어’를 단순히 소리 파일이나 영상 파일을 일컫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다소 놀라웠다. 자신이 왜 미디어를 소비하는지, 스스로 그 목적이나 의도를 잘 모르고 있음이 드러난 대목이었다. 그래서 미디어란 ‘사실이나 정보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다양한 매개체’를 일컫는 것이며, 미디어에는 책, 신문, 인터넷 사이트, 소셜 미디어, 유튜브 등 다양한 유형이 있음을 확실히 학습하고 이해하고 난 뒤, 미디어를 활용한 진로 탐색 활동 수업을 진행했다.

 

앞에 제시한 세 가지 주제로 이미지를 모두 편집한 뒤 완성 작품을 ‘패들렛’2)에 올려서 모두 함께 공유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학급 전원의 작품이 모두 업로드된 ‘패들렛’ 화면을 교실 TV에 띄워 놓고 한 명씩 앞으로 나와서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다. 학생들은 친구의 발표를 들으며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자유롭게 질문하고, 발표자는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미디어’가 자신의 성장에 끼친 영향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수업을 설계했다. 다음은 ‘오늘의 나를 만든 미디어’ 활동 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 전시돼 있는 패들렛 전체 화면의 모습이다.

 

‘오늘의 나를 만든 미디어’ 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작품.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나에게 미디어란?’이란 주제로 진행된 활동은 학생들이 미디어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아무 생각 없이 미디어를 소비하기에 바빴던 아이들이 미디어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미리캔버스’ 앱을 활용해 ‘나에게 미디어란?’을 주제로 만든 작품. <사진 출처: 필자 제공> ​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만들고 싶은 미디어는 주로 자신의 장래 직업과 관련된 유튜브 채널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학생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소개하고 홍보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서의 유튜브를 상상하면서, 유튜브 섬네일을 멋지게 제작하여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다. 또 다른 친구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다양한 직업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진로 교육의 긍정적인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었다.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미디어’(이○○ 학생) / ‘수의사가 되어 내가 만들고 싶은 유튜브 섬네일’(구○○ 학생 )/ ‘어른이 되어 내가 만들고 싶은 유튜브 섬네일’(마○○ 학생) <사진 출처: 필자 제공> ​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미래에 만들고 싶은 미디어의 콘텐츠와 역할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도 매우 유용했다. 학생들은 발표자에게 그 미디어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다시 발표자는 친구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내용에 대해 고민하며 보다 정교하게 자신의 생각을 다듬을 수 있었다. 이렇듯 학생들 상호 간의 피드백 시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멘토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래 교사가 되는 과정에 미디어가 길잡이가 되어주는 것이다.

 

 

 

동아리 시간에도 미디어 활용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의 ‘미디어 꿈 찾기’ 프로젝트 사업의 도움으로 진로 탐색 동아리 수업도 진행할 수 있었다. 이 수업은 강민영 미디어교육 강사와 함께 코티칭으로 총 3시간에 걸쳐 수업을 실시했다. 1차시는 미디어의 정의, 미디어의 중요성, 미디어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제로 강민영 강사가 진행했다.

‘미디어 꿈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강민영 미디어교육 강사의 1차시 수업 장면.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미디어와 뉴스, 카드 뉴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끝난 후 2, 3차시에는 ‘미리캔버스’ 앱을 활용해 ‘자신의 미래 직업 카드 뉴스 만들기’ 활동을 진행했다. ‘미리캔버스’ 앱은 다양한 무료 템플릿을 이용해 각종 홍보물이나 팸플릿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앱이다. 이 앱을 처음 사용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필자는 아이들의 ‘미리캔버스’ 사용을 도와주며 함께 뉴스 자료도 검색해 주는 등 보조 교사의 역할을 담당했다. ‘미래 직업 카드 뉴스’에 들어갈 내용으로는 자신의 미래 직업이 하는 일, 그 직업을 갖기 위한 준비 과정, 직업 현황 등을 담도록 했으며, 그 밖에 해당 직업에 대하여 알고 싶은 내용을 바탕으로 카드 뉴스를 제작하도록 했다.

미래 직업 카드 뉴스 ‘경찰에 대해 알려 줄게’(조○○ 학생). <사진 출처: 필자 제공>

 

미래 직업 카드 뉴스 ‘서핑 강사를 소개할게’(이○○ 학생). <사진 출처: 필자 제공> ​

 

 

아이들은 자신의 미래 직업 카드 뉴스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인터넷 뉴스 기사, 유튜브 채널, 소셜 미디어, 인터넷 백과사전, 직업을 소개하는 커리어넷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다. 그 과정에서 유익한 정보를 찾아보고, 특히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선택적으로 정리하고 편집하는 등 주체적으로 미래 직업을 탐구해볼 수 있었다. 미디어가 학생들의 진로 탐색의 중요한 매개체로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무엇보다도 이 수업이 진로 수업으로서 의미가 있었던 점은 친구들의 미래 직업 카드 뉴스를 살펴보면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다양한 직업 세계를 알게 됐다는 점이다(프로젝트 수업이 끝난 뒤 진로 수업 시간에 학생들은 친구들 앞에서 자신이 만든 미래 직업 카드 뉴스를 발표했다). 서핑 강사, 트위치 스트리머, 약제부 직원, 생명공학자, 우주 탐사원, 미디어 영상 편집자 등등 친구들의 다양한 직업 카드 뉴스를 보면서 아이들은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진로 수업 시간에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직업 카드 뉴스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필자 제공> ​

 

 

상호 피드백과 성찰 시간은 필수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이 아이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적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는 수업을 진행하는 미디어에 대한 교사의 교육 철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디어는 교육 활동의 매개체이자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는 것이지 교육 활동의 목적이 될 수 없다. 마치 우리의 일상에서도 미디어는 목적이 아니고,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고 편리하며, 유익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점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수업 시간에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교사들 중에는 가끔 미디어 활용 방법 그 자체가 수업의 주요 내용이 되어 수업의 방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미디어 활용 수업 현장에서 수업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미디어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활용 활동 뒤에 반드시 그 활동에 대한 학생들 사이의 상호 피드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번 한국언론진흥재단 부산지사의 ‘미디어 꿈 찾기’ 프로젝트 수업과, 필자가 직접 진행한 ‘오나미’ 수업 후에 발견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아이들이 미디어를 스스로 제작하고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지만, 아이들이 직접 제작한 미디어를 서로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에서 더 많이 성장하고 진로에 대한 사고도 더욱 성숙해진다는 점이다.

중학교 진로 교육의 목표, 더 나아가 중학교 교육과정의 진정한 목표는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세상을 알아가며, 자신과 세상을 연결하여 그 속에서 더욱더 건강하고 성숙한 자아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강한 주체로 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목표일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아이들 일상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를 수업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1) 이 수업은 2021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국어교사모임이 함께 편찬한 《2021 봄 국어과 자료집》에 소개된 온라인 국어과 수업 사례를 진로 수업에 맞게 재설계했음을 밝힌다.

2) 하나의 작업 공간 안에서 여러 명이 작품을 공유하며 한눈에 여러 사람의 작품을 볼 수 있도록 전시할 수 있는 앱으로 온라인 수업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본 원고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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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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