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55억원 투자,지역·기관별 중복 업무 조정 예정

2021. 10. 28. 19:39웹진<미디어리터러시>


현재 영국에서는 온라인 안전과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을 목표로 170여개 활동이 추진되고 있다. 이 활동은 주로 아동(전체 활동 중 38%)과 부모(전체 활동 중 19%)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자선 단체와 재단(전체 기관 중 32%), 미디어 기업(전체 기관 중 19%), 공공 기관 등이 수행하고 있다. 이들이 수행하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은 다채로운 내용과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통해 온라인 이용자의 관심을 유발하는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수행 기관 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나 비협조적 태도, 내용적 부조화 등으로 인해 오히려 온라인 이용자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증진하는 데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영국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 현상이 가속화되고 국민의 인터넷 의존도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기존 미디어 리터러시 환경의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이에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Department for Digital, Culture, Media & Sport, 이하 DCMS)는 교육부, 내무부 및 그 밖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긴밀한 공조하에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Online Media Literacy Strategy)’을 수립해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영국 정부가 최초로 제시한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실행 계획으로,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의 핵심 목표는 170여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을 수행 중인 기관들의 업무 범위를 조정해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다양한 활동의 조정을 도모하며,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의 주요 공백을 검토하는 등 향후 3년간 다양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에서 제시한 미디어 리터러시 체계의 5대 원칙 및 6대 과제와 11개 이행 전략, 그리고 세부 실행 방안을 중심으로 이 전략의 주요 내용을 살피고 국내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에 대한 함의와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미디어 리터러시 체계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은 온라인 환경과 관련된 광범위한 주제와 이슈를 포함한다. 이와 관련해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에서는 먼저 온라인 이용자(이하 ‘이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에 필요한 핵심 기술과 지식을 5가지 원칙으로 규정하고, 이를 ‘미디어 리터러시 지식 및 기술 체계(Media Literacy Knowledge and Skills Framework)’로 제시했다. 이 체계에는 이용자의 미디어 사용 능력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이 취할 수 있는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원칙1: 이용자는 온라인상에서 개인정보를 공유하는 위험과 해당 정보가 다른 사람에 의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이해하고, 온라인에서 자신의 사생활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원칙2: 이용자는 온라인 환경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원칙3: 이용자는 온라인 콘텐츠가 생성되는 방법을 이해하고, 자신이 소비하는 콘텐츠를 비판적으로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원칙4: 이용자는 온라인 활동의 결과가 오프라인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온라인에서 상호작용해야 한다.
원칙5: 이용자는 온라인 관계(online engagement)에 참여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온라인 환경을 긍정적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동시에 온라인상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형성에 수반되는 위험을 이해해야 한다.


■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을 위한 과제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은 모든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 부문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 문제점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핵심 과제를 제시한다.

과제1: 평가.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건전한 평가 데이터의 부족
과제2: 재정.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을 수행하는 많은 단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장기적·안정적 자금 부족
과제3: 대상에 대한 접근 곤란성. 전통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 참여에 소극적이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다가가기 어려운 대상에 대한 접근
과제4: 취약한 이용자. 취약한 이용자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지원 정책의 공백과 취약한 이용자 지원 인력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부족
과제5: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와 허위정보(disinformation)에 대한 이용자의 회복력 구축. 잘못된 정보 또는 허위정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도구로 미디어 리터러시 활용
과제6: 조정.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 간의 조정 부족


■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
영국 정부는 향후 3년간 온라인 안전과 이용자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향상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전략적 우선순위(Strategic Sector Priorities) 11개를 설정했다.

전략1: 온라인 플랫폼은 설계 선택을 통해 이용자에게 온라인으로, 또 직접 개인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홍보하기 위해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가능한 한 플랫폼은 미디어 리터러시 활동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의 투명성을 유지해야 한다.
전략2: 온라인 플랫폼은 모든 이용자, 특히 ‘접근하기 어려운’ 이용자나 취약한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3: 이 부문 내 모든 이용자 그룹, 특히 현재 미디어 리터러시를 위한 자원과 지원에 격차가 있는 그룹을 옹호해야 한다.
전략4: 수행 기관은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의 일부로 선거에 대한 지식 제공을 포함하여 정치 리터러시를 촉진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여기에는 권력에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이용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민주적 토론에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양질의 저널리즘 역할에 대한 이해도 포함된다.
전략5: 미디어 리터러시 효율성에 대한 연구가 현실에서 구현되도록 연구자와 수행 기관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전략6: 연구자들은 이머징(emerging) 기술과 기술의 미래가 미디어 리터러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여기에는 기술 발전에 의해 미디어 리터러시의 새로운 필요 영역이 창출되는 방식과 함께 증진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도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이용자의 장기적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구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전략7: 미디어 리터러시를 담당하는 단체 및 공공 서비스 종사자를 교육하여 강력한 사회적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창출하고, 이용자의 온라인 안전 관리를 지원하는 인력을 돕는다.
전략8: 미디어 리터러시 부문 전반에 걸쳐 조정과 공조를 강화하여 중복을 줄이고 주요 과제를 공동으로 해결한다.
전략9: 특정 이용자 그룹과 과도한 온라인 괴롭힘을 경험하는 이용자에 대한 관련 규정의 공백을 해소하여 포용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환경을 조성한다.
전략10: 잘못된 정보와 허위정보에 이용자가 취약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이를 정보 리터러시 증진 활동에 포함한다.
전략11: 잘못된 정보와 허위정보를 다루는 것 이상으로 설계에 관여함으로써 광범위한 리터러시 증진 활동의 효과에 대한 증거 기반을 구축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활용을 촉진한다.


■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실행 방안
영국 정부는 상술한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8가지 실행 방안(action plan)을 수립했다. 2021년부터 개시되는 실행 방안은 (1)미디어 리터러시 태스크포스 발족, (2)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포털 운영, (3)강사 프로그램의 양성, (4)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활용, (5)영국 미디어 리터러시 포럼 운영, (6)미디어 리터러시 소통 캠페인 실시, (7)사서 교육, (8)청소년 활동가(Youth Workers) 교육 등을 담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태스크포스 발족: 영국 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환경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 요구에 부응하여 새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태스크포스를 조직할 예정이다. 태스크포스는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에 명시된 과제를 고려·조정·해결하기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 부문의 주요 이해관계자로 구성된다. 특히, 태스크포스는 단순히 정보 공유를 위한 플랫폼이 아니라 장벽을 제거하고 과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포털 운영: 영국 정부는 이용자에게 핵심 기술과 지식을 제공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자원이 풍부하다고 판단하고, 이용자가 이러한 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포털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포털은 이용자와 수행 기관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온라인 안전 정보 및 기존 미디어 리터러시 자원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것이다.
강사 프로그램의 양성: 영국 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 수립 과정에서 두 가지 정책적 공백을 확인했다. 장애인 이용자에 대한 제한된 미디어 리터러시 자원 및 지원 활동,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자신감 부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는 교사와 장애아동 교사를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을 후원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교사는 자신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학생들의 미디어 리터러시 능력 개발을 지원할 수 있다. 또한 가정에서도 미디어 리터러시로 아이들을 돕고, 아이들의 온라인 일탈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조기에 관여할 자신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활용: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는 일반적으로 전통 교육 채널을 통해서는 접근하기 어려운 많은 청중을 모을 수 있다. 영국 정부는 인플루언서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촉진할 수 있는 미개발된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이들의 팔로어를 중심으로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자 인플루언서와 협업을 추진한다.
영국 미디어 리터러시 포럼 운영: 현재 영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은 지역별로 다르다. 따라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정부는 각각 독자적인 미디어 리터러시 정책과 실행 방안을 수립·추진 중이다. 영국 정부는 영국 미디어 리터러시 포럼(UK Media Literacy Forum)을 구성해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 간 관련 정책을 조정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하며, 향후 협업 가능 영역을 파악하고자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소통 캠페인 실시: 영국 정부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 온라인 안전의 중요성과 편익에 대한 이해를 높여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증진시킬 수 있음을 인식하고, 민간단체와 협력해 미디어 리터러시 소통 캠페인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을 안전하게 이용하고 인터넷이 제공하는 혜택은 최대한 활용하도록 장려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영국 정부는 이 캠페인을 통해 특정 이용자 그룹의 문제나 특정 사안을 해결하고, 관련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사서 교육: 영국 도서관은 이미 대중에게 기술을 활용하고 온라인 환경을 탐색할 수 있도록 훈련과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도서관이 온라인 안전 문제에 대한 도움과 지원을 제공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허브’로 적합하다고 판단,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라이브러리 커넥티드(Libraries Connected)’는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의 공공 도서관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도서관 직원을 위한 훈련을 제공하고 있으며, 직원용 정보 리터러시 교육 모듈을 개발해 배포할 예정이다.
청소년 활동가 교육: 영국 정부는 청소년 활동가들이 청년 및 취약 계층과 신뢰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청소년의 온라인 안전을 관리하고 온라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탈 행동 방지를 위해 조기 개입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인식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국립청소년원(National Youth Agency)은 청소년 활동가를 위한 국가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직업 기준을 설정하며, 전문성 개발을 위한 인증제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영국 정부는 국립청소년원에 위의 교육과정에 포함될 미디어 리터러시 모듈 개발 과제를 위탁했다.
온라인 미디어 리터러시 실행 방안의 이행을 위한 초기 재정 지원은 340만 파운드(약 55억 원) 규모로 예정돼 있다. 영국 정부는 3년간 매년 향후 실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한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고, 계획 대비 평가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분기별 중간보고도 계획 중이다. 영국 정부는 전술한 실행 방안이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수행 기관의 활동을 조정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더 높은 품질의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실행 방안을 통해 미디어 리터러시 부문에 필요한 새로운 연구와 트렌드 및 요구에 역동적이고 기민하게 대응하여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더 나은 디지털 시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영국을 온라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 조정과 공조 필수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전환 속도,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얽히는 속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우리의 일상을 인터넷과 급격하게 통합시키는 촉매제가 됐다. 현재 우리는 인터넷을 사용하여 사랑하는 사람들과 연결되고, 근무하고, 공부하며, 쇼핑하고,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고, 사회화되고 있다. 날마다 온라인 세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환경은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우리 모두를 위해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만드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자 시급한 현안이다.

우리나라에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플랫폼, 시민·사회단체, 미디어 기업, 학계, 정부, 공공 기관 등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단체와 기관이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미디어 리터러시 수행 기관의 역할과 활동을 조정하고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할 때다. 각 이해관계자 그룹은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각자의 역할과 관점이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미디어 리터러시 향상이라는 공동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고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의 지혜와 자원을 모으고 이들의 활동이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품질로 전달될 수 있도록 구심점의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미디어 리터러시 증진 활동을 수행하는 기관에 대한 지원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는 과정에서 기존 미디어 리터러시의 개념과 문제점을 파악하여 효과적인 전략을 고안하고, 실효성 있는 실행 계획이 개발되길 기대한다. 정부의 지원 정책을 통해 다양한 기관이 협력하여 여러 사회 집단에 적합한 질 높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제공하게 된다면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가 더 나은 디지털 시민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도 가장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가진 모범 국가라고 자부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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