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동생에게 언니가 주는 선물

2012. 2. 8. 10:39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사랑하는 사촌동생 민주야! 생각지도 못한 편지라 당황스럽지?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너에게 도움이 될 언니의 경험을 알려주려고 해. 지난 명절, 이모께서 “채현이는 신문도 읽네. 우리 민주도 중학교 가면 읽으려나…….”라고 말씀하신 거 기억하니? 언니가 너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바로 신문 읽기야. 너는 ‘신문’하면 어떤 생각이 드니? 언니도 초등학생 때 신문을 어른들만 읽는 작은 외계 글자들의 집합 정도로만 생각했어.

중학교 사회 수업 시간, 선생님께서 그 날의 사회 이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셨어. 모두가 모르겠다는 표정일 때, 한 친구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면서 선생님께 궁금한 점을 질문하였어. 선생님과 탁구하듯이 주고 받는 대화가 부러웠어. 쉬는 시간에 친구에게 그 이야기를 어떻게 아냐고 묻자 “오늘 아침 신문에 나왔던데?”라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어. 부러움과 질투심에 나는 집에 와서 평소 거들떠도 보지 않던 신문을 처음으로 펼쳤어. 

 



신문 스포츠면에는 김연아 선수의 세계 선수권 은메달 소식이 실려 있었어. 전날 지켜본 경기라 신문에 실린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경기에 대한 전문가의 시선은 어떤지 궁금해 읽다보니 어제의 감동과 아쉬움이 다시 살아났지. 기사를 읽고 나니 신기하게도 신문을 덮기가 너무 아쉬웠어. 더 재밌는 기사를 찾아 두세 가지 기사를 읽게 되었어. 처음에는 한 기사를 읽는 데 20분이나 걸렸는데 며칠 지나자 읽는 속도가 빨라졌어. 또한 스포츠나 스타일, 사람들면의 기사를 주로 읽던 것에 반해 사회나 국제면에도 눈길이 갔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직도 정치는 읽기 싫어!) 그래서 언니는 추천해. 흥미 없는 기사를 무리해서 읽으려고 하지 말고 관심 있는 내용을 한 가지씩 읽어봐. 그러면 어느 날 언니처럼 신문을 꼼꼼히 읽고 있는 네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게 될 꺼야!

민주야 신문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정말 무궁무진해. 언니가 느낀 몇 가지를 네게 얘기해 줄게. 첫 번째, 그날의 이슈와 상식 그리고 지식들을 알 수 있지. 며칠 전 이라크 사태의 뉴스를 보다가 아빠께 “북한에선 언제쯤 저런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까?” 질문했지만 만족스러운 답을 얻지 못했어. 그런데 그 답은 신문에 있었어.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결됐지. 신문은 그날의 최고 이슈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깊이 있게 다뤄주기 때문에 훨씬 이해하기 쉬워.

두 번째로 글쓰기의 좋은 예라 할 수 있어. 서론 본론 결론이 확실하고 표준어를 사용하며 단락도 매끄럽게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글 쓰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지.

세 번째로 객관적인 기사들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들이 쓰인 ‘사설’이 있어. 언니는 사설 읽기를 더 좋아하는데, 사설을 통해서 기사에서는 알 수 없었던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거든. 예를 들자면, 처음 무상 복지 기사를 읽었을 땐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삶의 질을 더 높여줄 정책이라 생각했는데, 사설을 읽고 나자 무상 복지가 실현하기에 복잡하고 어려운 정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하지만 사설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생각이므로 사설에 얽매이지 않고 네 나름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어. 

마지막으로 언니는 국제공무원이 되어 국제기구 유니세프(UNICEF)에서 일하고 싶어.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정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고 그에 따른 의견과 판단능력도 갖추어야 하지. 그래서 국제면의 기사를 스크랩하고 내 의견을 써봄으로써 여러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중이야.
꿈이 교사라고 했지? 신문을 읽다 보면 최근 교육 과정
에 대한 기사도 있고 좋은 선생님, 학교의 비리 그리고 공부 비법 등 기사들이 굉장히 많아. 너도 언니와 같이 스크랩하고 생각을 정리해봄으로써 나중에 선생님이 되었을 때 좋은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수 있겠지?

언니 편지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 이제 언니에게 신문은 훌륭한 선생님이자 친구야. 우리 함께 신문 열심히 읽어서 고등학생이 되면 골든벨도 울리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멋진 사람이 되자. 너도 너의 경험담을 나중에 채윤이에 알려주길 바래!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1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장려상 중등부 수상작 송채현 (서울고척중 2학년)님의 ‘너에게 주는 선물’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다독다독